줄거리 요약
뉴저지의 한적한 도로 위, 장갑차 한 대가 천천히 주행한다. 운전석에는 은퇴를 앞둔 베테랑 운전원 러셀 피어스(에디 머피)가 앉아 있고, 옆자리는 신입 운전원 트래비스 스톨리(피트 데이비슨)가 채우고 있다. 러셀은 오랜 세월 위험한 돈 수송 업무를 맡아오며 이제 마지막 몇 주만 버티면 평화로운 은퇴를 맞이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젖어 있다.
그는 아내와 함께 조용한 B&B를 열 계획을 세우며, 더 이상 큰 모험이나 위협을 감당할 생각이 없다. 반면 트래비스는 정반대의 인물이다. 젊고 다혈질에다 충동적인 성향을 지닌 그는, 단조로운 업무에 지루함을 느끼며 종종 말썽을 부리곤 한다. 이들의 평범한 하루는 한 통의 전화로 균열을 맞는다.
회사 지시로 예정에 없던 추가 수거 임무를 맡게 된 두 사람은 뉴저지 외곽의 낡은 카지노로 향하게 된다. 그곳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거액의 현금과, 그 돈을 노리는 범죄단이었다. 범죄단의 중심에는 교활하고 매혹적인 여성 조이(케케 팔머)가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조이는 과거 트래비스와 우연히 만난 적이 있는 인물로, 그와의 하룻밤을 계기로 은밀한 계획을 세운 상태였다.
트래비스는 조이의 진짜 의도를 모른 채 다시 그녀를 만나게 되고, 순간적인 설렘과 함께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함정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현금 수거가 진행되는 사이, 범죄단은 치밀하게 준비한 강도 작전을 실행에 옮긴다. 정전이 일어나고, 보안 시스템은 무력화되며, 러셀과 트래비스가 탄 장갑차는 그대로 범죄단의 표적이 된다.
순식간에 벌어진 무장 습격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탓하며 언쟁을 벌이지만, 곧 자신들이 생존을 위해 협력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트래비스는 조이가 이 작전의 핵심 설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배신감과 혼란에 빠지고, 러셀은 노련한 감각으로 상황을 통제하려 애쓰지만 계속해서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이 터진다.
영화의 중반부는 카지노 지하와 도심 도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치열한 추격전으로 이어진다. 범죄단은 장갑차를 탈취해 도주하려 하고, 러셀과 트래비스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맞선다. 장갑차 내부에서 벌어지는 밀폐된 공간의 격투, 도심을 가르는 카체이스, 그리고 폭발과 다이 팩(현금 훼손용 염료 폭탄)이 터지는 시각적 클라이맥스가 연이어 관객의 긴장을 끌어올린다.
이 와중에도 두 주인공의 케미스트리가 코미디적 요소를 제공한다. 경험과 연륜으로 안정감을 찾는 러셀과, 미숙하지만 빠른 순발력을 발휘하는 트래비스의 대비가 서사의 리듬을 만든다.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한층 더 혼란스러워진다. 범죄단 내부에서도 배신과 갈등이 일어나고, 조에는 계획과 달리 예기치 못한 감정을 드러내며 트래비스에게 미묘한 태도를 보인다.
러셀은 이 모든 혼돈 속에서 마지막까지 생존과 사명감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는 단순히 돈을 지키는 임무를 넘어, 자신과 가족의 미래를 지키고 싶은 마음으로 끝까지 버티려 한다. 마침내 경찰과 범죄단, 그리고 러셀과 트래비스가 얽힌 최종 대치가 벌어진다. 염료 폭탄이 터지고 돈다발이 허공에 흩날리는 장면은 영화의 상징적 순간이자 카타르시스를 준다.
러셀과 트래비스는 간신히 목숨을 건져내지만, 그들의 삶은 더 이상 예전과 같을 수 없게 된다. 영화는 조이의 운명과 두 주인공의 미래를 명확히 결론짓지 않은 채, 혼돈 속에서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인간의 모습을 남기며 막을 내린다.
주요 인물 소개
러셀 피어스 (Russell Pierce) - 에디 머피 (Eddie Murphy)
러셀은 베테랑 장갑차 운전원으로, 뉴저지 현금 수송 업무를 25년간 담당해 온 노련한 인물입니다. 그는 결혼 25주년 기념일을 앞둔 상황에서, 조용히 은퇴하고 아내와 함께 작은 B&B를 차리기를 꿈꾸며 하루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번번이 사건에 휘말리지만, 그는 침착함과 세월의 지혜를 바탕으로 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중심을 잡아나갑니다.
트래비스 스톨리 (Travis Stolly) - 피트 데이비슨 (Pete Davidson)
트래비스는 수학에 소질이 있지만 경찰이 되지 못한 불운한 신입입니다. 성실하지만 쉽게 당황하고, 종종 충동적인 행동을 합니다. 그는 과거 조이(Zoe)와 하룻밤을 보낸 적이 있으며, 이번 사건에서 그녀와 얽히며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피트 데이비슨은 이 캐릭터를 통해 애매한 열정과 코믹함을 동시에 표현합니다.
조이 (Zoe) - 케케 팔머 (Keke Palmer)
조이는 매력적이면서도 교활한 여성으로, 단순한 우연 속 인물이 아닌 강도단의 설계자이자 머리입니다. 트래비스와의 과거 관계를 이용해 작전을 유도하고, 카지노를 목표로 한 치밀한 도둑질을 기획합니다. 팔머는 강력한 존재감과 감정의 흔들림을 동시에 소화해내며, 반전과 긴장을 유발하는 핵심 캐릭터를 맡았습니다.
네이탈리 피어스 (Natalie Pierce) - 에바 롱고리아 (Eva Longoria)
네이탈리는 러셀의 아내이자, 영화 전개에 후반부 깜짝 등장하며 중요한 기여를 합니다. 결혼기념일 준비 중 남편의 이상한 행동에 대해 의심을 품고 직접 사건 현장에 들어와 혼란에 휘말립니다. 클라이맥스에서는 남편과 트래비스, 조이까지 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클락 (Clark) - 앤드류 다이스 클레이 (Andrew Dice Clay)
클락은 러셀과 트래비스에게 이날의 경로를 지시한 성격 급한 매니저입니다. 그는 CG적인 배역이지만, 중간 크레딧 후반부에 반전을 암시하는 역할로 등장해, 사건의 배후를 암시하는 인물로서 의미를 부여받습니다.
배너 (Banner) - 잭 케시 (Jack Kesy)
조이의 조직에서 활동하는 마스크 낀 추격자입니다. 그는 과도한 폭력성과 예측불가능한 성향을 가진 인물로, 한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팀을 배신하고 극단적 행동을 하며 위기를 증폭시킵니다.
초프 숍 (Chop Shop) - 마쇼언 린치 (Marshawn Lynch)
조직의 또 다른 멤버로, 냉정하고 위압적인 체격과 분위기를 가진 인물입니다. 영화 내에서는 시각적인 존재감을 통해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데 사용됩니다.
총평
영화 《픽업》은 팀 스토리 감독이 연출하고 에디 머피, 피트 데이비슨, 케케 팔머 등 인기 배우들이 출연한 액션 코미디로, 2025년 8월 6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었다. 표면적으로는 전형적인 강도물의 틀을 갖추고 있지만,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노련한 베테랑 운전원과 충동적인 신입 운전원의 대조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한 서사 전개다.
은퇴를 앞둔 러셀 피어스는 평생 현금 수송 업무에 종사해 온 안정적인 인물이고, 트래비스 스톨리는 예측 불가능하고 다혈질적인 청년으로 설정된다. 이 두 사람이 하루아침에 범죄 조직의 강도 사건에 휘말리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영화의 초반부는 러셀과 트래비스가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며 갈등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묘사한다.
러셀은 조용하고 신중하며 안전을 중시하지만, 트래비스는 상황을 가볍게 보고 무모한 선택을 하곤 한다. 이 대비는 단순한 성격 차이의 코미디로 끝나지 않고, 두 사람이 위기 속에서 점차 협력하게 되는 여정으로 확장된다. 그러나 이 여정이 관객에게 충분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는지는 의문이다.
평론가들의 지적처럼 캐릭터 간 유대가 깊이 있게 그려지지 않아 감정적 몰입도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영화의 핵심 갈등은 케케 팔머가 연기한 조이라는 인물을 통해 발생한다. 조이는 트래비스와 과거에 인연이 있었던 인물로, 이를 교묘히 이용해 범죄 계획을 진행한다.
팔머는 매혹적이면서도 위험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긴장감을 불어넣으려 했으나, 서사 구조가 단순하고 동기의 설득력이 약해 인물의 매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에바 롱고리아가 연기한 러셀의 아내 네이탈리는 영화 후반부에 등장해 사건 해결의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지만, 분량이 적어 캐릭터의 잠재력이 다 드러나지 못했다.
연출 면에서 팀 스토리 감독은 특유의 빠른 템포와 가벼운 유머를 시도했으나, 전반적으로 전개가 진부하고 예측 가능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액션 장면은 도심 추격전과 장갑차 내부의 근접 전투, 그리고 염료 폭탄이 터지며 돈다발이 흩날리는 장면 등 시각적으로는 인상적인 순간들이 있었지만, 긴장감과 서스펜스가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곧바로 소모되는 인상이 강했다.
또한 러닝타임 94분이라는 짧은 상영 시간은 오락물로서의 속도감을 살리면서도 캐릭터의 감정선을 충분히 구축하지 못하는 한계로 작용했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에디 머피는 특유의 익살스러움과 노련함을 섞어 러셀을 표현했지만, 한편으로는 예전만큼의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피트 데이비슨은 허당스럽고 충동적인 트래비스를 나름대로 소화했으나, 머피와의 호흡에서 코미디적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데는 실패했다는 의견이 많다. 두 배우의 조합은 영화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로 기대되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케케 팔머 역시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보여주려 했으나, 각본의 제약으로 입체적 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평론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로튼토마토에서 34%라는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고, 메타크리틱에서도 30점대 후반의 점수를 받으며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로저 이버트 사이트의 크리스티 레미어는 이 영화를 “올해 최악의 코미디 중 하나”라고 평하며 배우들의 재능이 철저히 낭비되었다고 지적했다.
더 가디언은 “노빗보다 형편없다”라는 강한 표현을 쓰며 머피의 커리어에서 최악의 영화 중 하나라고 혹평했다. 데일리 비스트 또한 머피의 코미디 경력의 최저점이라 언급하며 플롯의 허술함과 유머의 무기력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관객은 이 영화를 “머리를 비우고 보기 좋은 단기 오락물”로 평가했다. 전형적이고 단순한 전개이지만 짧은 러닝타임과 몇몇 웃음을 주는 순간들 덕분에 가벼운 스트리밍 감상용으로는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깊이 있는 서사, 강한 코미디, 배우들의 완벽한 시너지를 기대한 이들에게는 실망감을 안긴 작품으로 남았다.
결론적으로 《픽업》은 화려한 캐스팅과 흥미로운 설정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각본과 불균형한 연출로 인해 평단과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작품이다. 한때 코미디의 제왕으로 불린 에디 머피와 젊은 코미디 스타 피트 데이비드슨의 만남은 잠재력만큼의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이 영화는 잠깐의 오락을 제공하는 소품적 코미디 액션으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