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요약
브라이언(케빈 제임스)은 회계사로 일하고 있었지만 어느 날 부당한 회계 조작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하면서 자신의 삶의 판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아내 에밀리(사라 초크)가 직장에 복귀하면서 브라이언은 집에서 의붓아들 루카스(벤자민 파작)를 돌보는 ‘전업 아빠’ 역할을 맡게 됩니다.
루카스는 또래 아이들처럼 스포츠에 열중하는 대신 SNS에 춤 영상을 올리는 것을 좋아하고, 이는 브라이언에게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브라이언은 “남자 아이라면 운동으로 친구 사귀고 활발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고, 루카스의 모습이 그 틀에 맞지 않음을 보며 스스로도 혼란을 겪습니다.
그런 가운데 브라이언은 동네에서 만난 또 다른 ‘아빠-아이’ 조합, 제프(앨런 리치슨)와 그의 아들 CJ(뱅크스 피어스)과 ‘플레이데이트’ 날짜를 잡습니다. 브라이언은 따뜻하고 평범하게 아이들이 놀고 아빠들이 수다 떨기를 기대하지만, 제프는 에너지가 넘치고 체력도 좋으며, 아들 CJ도 운동신경이 탁월합니다. 브라이언은 자신과 루카스가 이들과 어울리기엔 너무 다른 세상에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그러던 중, 이 ‘단순한 놀이 데이트’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환됩니다. 제프와 CJ, 루카스, 브라이언 네 명이 함께 놀던 중 갑작스럽게 검은색 SUV들과 무장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이들을 뒤쫓기 시작합니다. 브라이언은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아이를 지키려는 아빠로서 고난에 휩싸입니다.
조금씩 드러나는 것은 제프가 단순한 즐거운 아빠가 아님을 암시하는 과거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전직 군인 출신이며, CJ 역시 겉보기엔 평범해 보이지만 복제된 존재(클론)라는 충격적인 진실이 뒤에 숨어 있습니다. CJ란 이름이 사실 “Clone of Jeff”의 약자임이 밝혀지고, 그를 둘러싼 거대 조직과 클론 군대 건설 계획의 실체도 서서히 드러납니다.
브라이언은 이 와중에 제프를 신뢰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면서도 아버지로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루카스를 ‘정상적인’ 남자아이로 키워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지만, 제프와 CJ의 사태를 겪으며 아빠와 아이 사이의 진정한 유대는 스포츠 실력이나 외적 이미지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태도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는 루카스와 브라이언 사이의 관계 변화로 이어집니다.
클라이맥스에 이르러서는 브라이언과 제프, 두 아들과 함께 클론 제작 시설로 돌진하고, CJ와 제프, 브라이언이 조직과 맞서 싸우는 탈출과 추격이 이어집니다. 브라이언은 자신의 평범함을 무기로 바꾸어 위기를 극복하고, 제프는 아버지이자 보호자로서 진정으로 성장합니다. 최종적으로 루카스-CJ-브라이언-제프 네 사람은 혈연이 아닌 ‘함께 견뎌온 가족’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주요 인물 소개
브라이언 제닝스 (Brian Jennings) – 케빈 제임스 (Kevin James)
브라이언 제닝스는 한때 회계사로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있었지만, 부당한 회계조작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직장을 잃게 되면서 삶이 크게 바뀝니다. 브라이언이 루카스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또 다른 아빠-아이 조합 ‘플레이데이트(놀이 약속)’를 제안하는데, 그 만남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엄청난 액션과 추격으로 이어집니다. 이 인물은 이야기의 중심축으로서 “평범한 아빠가 위기 속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프 이먼 (Jeff Eamon) – 앨런 리치슨 (Alan Ritchson)
제프는 브라이언이 초대하게 된 또 다른 아빠로, 표면적으로는 활기차고 체력 좋은 남성적인 이미지의 아빠입니다. 그의 아들 CJ와 함께 스포츠 활동에 능하며, 브라이언에게 있어선 비교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제프의 과거가 평범하지 않다는 암시가 드러나며, 그는 단순한 ‘스포츠 아빠’가 아니라 비밀스러운 군사적 배경을 가진 인물임이 밝혀집니다.
에밀리 제닝스 (Emily Jennings) – 사라 초크 (Sarah Chalke)
에밀리는 브라이언의 아내이자 루카스의 어머니 역할을 하는 인물입니다. 브라이언이 직장을 잃고 집에 있게 되면서, 그녀는 직장에 복귀하고 가족의 새로운 균형이 형성되죠. 극 중에서는 비교적 조용하고 배경적인 인물처럼 보이지만, 브라이언과 루카스의 관계 변화 및 브라이언이 아빠로서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루카스 (Lucas) – 벤자민 파작 (Benjamin Pajak)
루카스는 브라이언이 돌보게 된 스텝아들로, ‘스포츠보다는 춤 영상을 SNS에 올리는 것’이 취미인 아이입니다. 이러한 성향 때문에 또래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기도 하고, 브라이언은 자신이 갖고 있던 ‘남자아이니까 스포츠 해야 한다’는 강박과 마주하게 됩니다. 루카스는 극 중에서 브라이언이 변화해 가는 계기를 제공하는 인물입니다. 브라이언이 루카스를 이해하고 진정한 관계를 맺어 가는 과정이 이 영화의 중심 메시지 중 하나인 ‘아빠 됨’과 ‘아이의 개성 존중’의 재정의로 이어집니다.
CJ – 뱅크스 피어스 (Banks Pierce)
CJ는 제프의 아들로 등장하며, 겉보기엔 운동신경이 뛰어나고 활발한 아이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그의 정체와 제프와의 관계가 단순한 아빠-아들 관계만은 아님이 드러납니다. CJ가 클론(복제인간)이라는 설정이 암시되며, 이야기 속 비밀과 연결된 인물로서 기능합니다.
사이먼 매독스 (Simon Maddox) – 알란 터딕 (Alan Tudyk)
사이먼 매독스는 이 영화에서 주요 악역으로 등장하는 인물 중 하나입니다. 그는 제프와 CJ가 숨기고 있던 비밀 조직 혹은 클론 제작과 관련된 사업의 배후로서 기능하며, 브라이언과 제프가 이 위기에 휘말리는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합니다.
레슬리 (Leslie) – 아일라 피셔 (Isla Fisher)
레슬리는 제프의 가족 및 엄마 그룹(영화 속에서는 ‘엄마 마피아’라 불리는 그룹) 리더로 나타납니다. 표면적으로는 아이들 놀이모임을 즐기는 평범한 엄마이지만, 내막에서는 가족 및 아빠 그룹과 다른 차원의 긴장을 가진 인물입니다.
총평
영화 《플레이데이트》는 전업 아빠 브라이언이 스텝아들 루카스와 함께 새로운 일상에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시작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단순한 가족 코미디의 궤도를 벗어나 예측하지 못한 액션과 음모 속으로 빠져드는 독특한 구조를 지닌 작품이다.
영화의 초반은 비교적 평온하고 일상적인 톤으로 진행되며, 중장년층 전업 아빠가 아이의 취향과 개성을 이해하지 못해 어색하게 대하는 모습이 중심을 이룬다.
브라이언이 ‘남자아이면 스포츠를 좋아해야 한다’는 구식 고정관념을 떨쳐내지 못한 채 SNS 댄스를 즐기는 아들 루카스를 받아들이지 못해 갈등하는 상황은 관객에게 익숙한 가족 드라마적 장면을 제공한다.
그러나 제프와 CJ 부자가 등장하는 순간 영화는 점차 방향을 바꾼다. 제프는 브라이언과 대비되는 과도하게 남성적인 아빠이자, 말 한마디 한마디가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인물로 묘사된다.
이 대비 자체가 코미디를 일으키는 장치로 활용되지만, 영화는 단순한 캐릭터 코미디 선에서 머물지 않고 두 아빠가 함께하게 되는 '플레이데이트'를 통해 예상치 못한 사건 속으로 뛰어든다.
그 과정에서 제프가 사실 단순한 아빠가 아니라 군사적 배경을 가진 인물이라는 설정이 드러나고, 그의 아들 CJ 역시 평범한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서사는 급격히 액션 스릴러로 이동한다.
처음에는 가벼운 가족 코미디처럼 보였던 영화가 갑자기 총격전과 추격전, 범죄조직의 음모가 난무하는 세계로 변모하는 이 급격한 톤 변화는 영화의 개성으로 볼 수도 있지만, 많은 평론가들이 지적했듯 톤의 일관성이 무너지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관객들이 가장 크게 반응한 부분은 이 '장르 전환'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점이다. 브라이언과 루카스의 관계 개선이라는 주제가 본래 영화의 중심축임에도, 중후반부 이후 영화는 거의 제프의 과거와 CJ의 비밀, 그리고 클론과 정치적 음모 같은 다소 튀는 설정에 집중하면서 가족 드라마적 감수성이 희미해진다.
그 과정에서 브라이언의 성장은 이야기 속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에도, 과도한 액션과 음모에 가려져 깊이 있게 다뤄지지 못한다. 영화가 던지려 했던 ‘아버지란 무엇인가’, ‘아이의 개성을 존중하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같은 질문도 충분히 숙성되기 전에 액션의 소음 속에서 휘발되는 순간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이 완전히 실패한 것은 아니다. 배우들의 조합은 의외의 시너지를 보여 준다. 케빈 제임스는 불안하고 소심한 전업 아빠의 정서를 능숙하게 표현하며, 앨런 리치슨은 특유의 압도적인 피지컬과 에너지로 과장된 액션 코미디를 이끌어 간다.
이 두 배우의 조합은 영화가 의도한 ‘두 아빠의 극단적 대비’를 효과적으로 구현하며, 액션 장면에서도 어느 정도의 재미를 만들어낸다. 또한 아이 역할을 맡은 두 아역 배우 역시 각자의 개성을 뚜렷하게 표현하면서, 두 가정의 대비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다만 영화가 담아내려는 메시지가 얼마나 설득력을 갖느냐는 또 다른 문제이다. 현대적 가족 구조, 스텝패런트 관계, 아이들의 취향 존중 같은 소재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영화는 이를 깊이 있게 탐구하지 못하고 종종 구식 유머나 성역할 고정관념 속에서 머무른다.
루카스가 춤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놀림받는 장면이 반복되거나, 남성성을 지나치게 과장한 제프의 캐릭터가 일종의 웃음거리로 기능하는 방식은 현대 관객에게 오히려 낡게 보일 위험이 있다. 또한 중후반 이후 등장하는 음모와 클론 설정 등은 관객에게 의문을 남기지만, 영화는 이 설정들을 충분히 설명하거나 의미 있게 활용하지 못한 채 마무리된다.
결국 《플레이데이트》는 아이디어 자체는 신선한 출발점을 지녔고 배우들의 조합도 나쁘지 않았지만, 장르와 메시지, 캐릭터 감정선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면서 통일성을 잃은 작품이라는 인상을 준다.
비평가들은 이를 ‘스트리밍 영화 특유의 빠르고 가벼운 제작 방식이 드러난 예’라고 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가볍게 볼 만한 액션 코미디를 찾는 시청자에게는 어느 정도 즐길 여지가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