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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랑켄슈타인 (Frankenstein, 2025)] 줄거리, 인물 소개, 총평

by Roonion 2025.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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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관련 사진

 

줄거리 요약

이야기는 빙하로 뒤덮인 북극해에서 시작된다. 탐험가들이 얼음 위를 항해하다가 한 남자를 구조하는데, 그는 바로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오스카 아이삭)이다. 중상을 입은 채 구조된 그는 자신이 만든 창조물, 즉 괴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영화는 과거로 되돌아간다.

 

어린 시절의 빅터는 어머니의 죽음과 아버지의 냉정한 교육 아래에서 자라며 생명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서는 강박적인 욕망을 품게 된다. 그는 의학과 자연철학에 매달리며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려 하고, 결국 죽음을 정복하겠다는 집착이 그를 파멸의 길로 이끈다.

 

청년이 된 빅터는 인간의 신체를 재조합하고, 번개를 이용해 인공적으로 생명을 불어넣는 실험에 몰두한다. 그 결과 그는 살아 있는 피조물, 즉 괴물(제이콥 엘로디)을 탄생시키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자신의 손으로 창조한 존재가 생명을 얻는 순간, 빅터는 공포와 혐오에 사로잡혀 괴물을 버리고 도망친다.

 

이 장면은 인간이 자신이 만든 결과물을 책임지지 못하는 오만함을 상징하며, 영화의 핵심 주제를 드러낸다. 버려진 괴물은 세상 속에서 홀로 살아남으려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괴물로만 인식하고 돌을 던진다. 괴물은 인간의 언어를 배우고 감정을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어디에서도 받아들여지지 못한 채 점점 고독과 분노 속으로 빠져든다.

 

괴물의 분노는 결국 창조자에게 향한다. 그는 자신이 버림받은 이유를 알고자 빅터를 찾아가지만, 빅터는 그를 다시 거부한다. 그 결과 괴물은 복수를 결심하고, 빅터의 동생 윌리엄과 약혼녀 엘리자베스(미아 고스)를 차례로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이 비극은 빅터가 피할 수 없던 업보이자, 그의 과학적 야망이 불러온 파괴의 대가였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피조물의 시선과 빅터의 시선을 교차시켜 보여주며, 두 인물이 결국 서로를 닮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빅터는 자신이 괴물보다 더 괴물 같은 존재임을 자각하고, 죄책감과 절망에 사로잡힌 채 복수심으로 괴물을 쫓기 시작한다.

 

영화의 후반부는 빅터와 괴물의 끝없는 추격전으로 전환된다. 빅터는 괴물을 찾아 북극까지 향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생명력마저 소진해 간다. 반면 괴물은 점점 인간의 감정과 고뇌를 이해하게 되며, 자신이 더 이상 단순한 복수의 존재가 아니라 ‘살아 있는 인간’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북극의 얼어붙은 세계에서 두 존재가 재회하는 장면은 영화의 정점이다. 이 순간 델 토로는 원작이 보여준 절망적 결말 대신, 인간성과 용서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죽음을 앞둔 빅터는 자신이 저지른 죄를 인정하고 괴물에게 사과한다. 괴물은 눈물을 흘리며 그를 용서하고, 창조자와 피조물은 짧지만 진실된 화해의 시간을 나눈다. 빅터가 숨을 거둔 뒤, 괴물은 홀로 남아 얼음 위에서 빅터의 시신을 떠나보내며 새벽의 태양을 바라본다.

 

그는 더 이상 복수의 괴물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도 살아가려는 인간적인 존재로 거듭난다. 델 토로는 이 장면을 통해 “고통받는 존재는 부서지고도 살아간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인간의 본질은 창조나 파괴가 아니라 ‘이해와 공감’에 있음을 강조한다.

 

주요 인물 소개

빅터 프랑켄슈타인 (Victor Frankenstein) - 오스카 아이삭 (Oscar Isaac)

빅터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죽음, 아버지의 냉정하고 권위적인 태도 속에서 자라난 인물로, 생명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강렬한 욕망을 품게 됩니다. 그의 야망은 ‘죽음을 극복하고 생명을 창조하겠다’는 과학적·철학적 충동으로 이어지며, 결국 자신의 한계를 넘는 실험으로 괴물을 창조하게 됩니다. 하지만 창조물에 대한 책임 회피, 잔혹한 결과들(가족의 죽음 등)로 인해 빅터는 괴물과의 대립을 겪으며 파멸의 길로 들어섭니다.

 

괴물 (The Creature) - 제이콥 엘로디 (Jacob Elordi)

괴물은 단순히 공포의 존재가 아니라, 창조된 존재로서 ‘왜 나를 만들었나’ ‘나는 누구인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을 품으며 자기 인식의 여정을 걷습니다. 괴물은 창조자에게 받은 배제와 세상의 거부 속에서 ‘인간이 되고자 하는 괴물’이라는 역설을 안고 있으며, 그로 인해 복수와 연민, 존재의 위기를 동시에 겪는 복합적 인물입니다.

 

엘리자베스 라벤자 (Elizabeth Lavenza) - 미아 고스 (Mia Goth)

엘리자베스는 빅터의 감정적인 축으로 작용하는 인물로, 약혼자가 빅터의 동생 윌리엄이지만 빅터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또한 이 캐릭터를 통해 인간관계, 사랑, 상실 등의 정서적 요소가 강화됩니다. 이중역할 설정(어머니 + 약혼자/감정적 연결고리)은 빅터와 괴물 사이, 창조자와 피창조물 사이에 놓인 감정적 갈등을 상징적으로 강화하는 장치로 기능합니다. 엘리자베스는 빅터가 이성을 잃고 실험에 매달리는 동안 잃어버린 인간성의 복원 가능성을 상징하며, 동시에 괴물에게는 인정과 연민의 가능성을 제공하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헨리히 할랜더 (Henrich Harlander) - 크리스토프 왈츠 (Christoph Waltz)

이 캐릭터는 원작 소설에는 없는, 영화판에 새롭게 창조된 인물로, 빅터의 실험을 재정적으로 후원하거나 실험을 가능하게 만든 권력·자본의 상징적 인물로 해석됩니다. 할랜더는 빅터의 실험을 관망 혹은 조작하는 위치에 있으며, 빅터와 괴물 사이의 구조적 힘관계를 드러내는 역할을 합니다. 그는 과학적 야망/창조적 충동 이외에 ‘사회·권력’이 끼어드는 지점을 보여주며, 빅터가 단지 개인적 집착으로 인해 괴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자본/권력의 틀 안에서 움직이는 존재임을 강조합니다.

 

레오폴드 프랑켄슈타인 (Baron Leopold Frankenstein) - 찰스 댄스 (Charles Dance)

레오폴드는 엄격하고 권위적인 인물로, 빅터가 겪은 어린 시절의 상처, 인정욕구, 야망의 기원을 제공하는 캐릭터입니다. 빅터가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의 기대와 처절한 경쟁 속에서 성장하면서 생긴 심리적 결핍이 그의 실험욕·창조욕으로 이어지는 배경이 됩니다. 레오폴드는 빅터의 야망을 자극하는 동시에 그를 억압하고, 그 결과 빅터는 아버지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고자 하지만 오히려 그 방식으로 파괴되어 갑니다. 이런 가족관계의 역설이 영화의 큰 축을 이룹니다.

 

윌리엄 프랑켄슈타인 (William Frankenstein) - 펠릭스 카머러 (Felix Kammerer)

빅터의 동생 윌리엄은 보다 감정적으로 건강해 보이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지만, 빅터의 실험이 초래한 비극의 희생자로 등장함으로써 빅터의 창조 야심이 가족에게 미치는 파괴력을 상징합니다. 윌리엄은 빅터가 갖지 못했던 순수성과 소속감을 상징하며, 그의 죽음이 빅터 및 괴물에게 결정적인 트리거(trigger)가 됩니다.

 

크렘프 교수 (Professor Krempe) - 랄프 이네슨 (Ralph Ineson)

빅터의 연구에 회의적이거나 경고적 입장을 갖는 학계 인물로 등장합니다. 그의 존재는 빅터가 과학적 한계나 윤리적 맥락을 무시하고 단독으로 실험에 몰두하는 것에 대한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크렘프는 ‘학문적 검토와 균형’이라는 틀을 제공하며, 빅터의 맹목적 야망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총평

영화 《프랑켄슈타인》은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Guillermo del Toro)가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여 온 ‘프랑켄슈타인 신화’의 정식 재해석이라 할 만한 작품이다.

 

고전 Frankenstein; or, The Modern Prometheus(1818)의 큰 줄기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델 토로 특유의 고딕 감성과 시각적 정교함을 입혀 독창적인 영화미로 재탄생했다. 비평가들은 “시각적으로 압도적이며 감정적으로도 폭이 크다”는 평가를 내놓으며, 동시에 “구성의 부담감과 장르적 기대치 사이에서 흔들린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우선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시각적·미장센적 완성도다. 델 토로는 이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실험실, 얼음·빙하로 뒤덮인 북극해의 풍경, 빅터 프랑켄슈타인(Oscar Isaac)이 창조물을 조립하는 장면까지, 하나하나 세밀하게 설계했다.

 

한 평론가는 “영화는 ‘우아하고 장엄한 이미지’의 연속이다… 호러의 긴장감보다는 비극적 서사와 미장센이 지배한다”고 평했다. 또한 이 영화는 “R등급으로 혈육의 결합, 살해 장면 등이 원색적으로 표현되어 있다”는 면에서 델 토로 특유의 ‘괴물 영화이면서 동시에 감정의 드라마’라는 이중적 성격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주목할 점은 주제적 깊이다. 단순히 괴물을 탄생시키고 복수하는 이야기로 머무르지 않고, ‘창조자가 본인의 창조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버려진 존재가 사회 속에서 어떻게 인간다움을 획득하는가’ 같은 철학적 물음을 던진다.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키는 과정에서 책임을 회피하고, 결국 창조물이 되었던 존재에게 도덕적·감정적 빚을 지게 된다. 반면 창조물은 인간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채 외로움과 분노에 사로잡히지만, 그럼에도 스스로 존재 의미를 모색한다.

 

이러한 관계의 역전과 심리적 교차는 원작의 핵심이기도 하며, 델 토로 버전에서도 이 면모가 강화되었다. 예컨대 “누가 진짜 괴물인가”라는 질문이 관객에게 지속적으로 던져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모든 면에서 완벽한 걸작이라 평가되지는 않는다. 주요 비평가들은 페이싱과 서사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다. 예컨대 149분이라는 러닝타임과 두 개의 큰 파트(빅터의 서사 + 괴물의 서사)로 나뉜 구성 때문에, “첫 번째 절반은 빠르게 몰입되지만 두 번째 절반은 다소 늘어지는 느낌”이라는 견해가 있다.

 

또한, 주제의식이나 감정선이 지나치게 직접적이고 반복된다는 지적도 있다. 워싱턴포스트 리뷰에서는 “시각적으로는 훌륭하지만 메시지가 관객에게 과잉 전달된다”고 언급한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장르 기대와의 괴리다. 호러물을 기대했던 관객 입장에서는, “공포와 스릴보다는 비극적 서사와 감정의 흐름이 중심”이라는 평가가 많다. 즉 괴물의 탄생과 복수라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괴물 영화의 스릴감’이나 ‘공포의 쾌감’은 다소 약하다는 의견이 있다.

 

그럼에도, 종합적으로 이 영화는 현대 영화 속에서 기억될 만한 리메이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델 토로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이 이야기를 품었다”고 말한 만큼, 이 작품은 그의 인생 작업에 가깝다. 주요 배우들의 연기 또한 큰 힘이 되었다. 특히 괴물 역을 맡은 제이콥 엘로디(Jacob Elordi)의 표현력은 많은 평론가들이 ‘이 영화의 진정한 발견’으로 꼽을 만큼 호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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