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요약
영국 런던에서 마멜레이드 샌드위치를 즐기며 사는 귀여운 곰 패딩턴(목소리: 벤 위쇼)은 어느 날, 페루의 은퇴 곰 보호소에서 사는 숙모 루시(임멜다 스탠턴)에게서 “요즘 이상하게 행동한다”는 편지를 받습니다. 이 소식을 계기로 패딩턴과 브라운 가족(헨리·메리·조너선·주디·가정부 버드 부인 등)은 페루로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보호소에 도착한 가족은 루시가 정글 속 어딘가에서 자취를 감췄다는 충격적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녀의 안경과 팔찌만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패딩턴은 루시의 오두막에서 ‘루미 락(Rumi Rock)’이 표시된 지도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보호소 책임자인 리베렌드 모더(올리비아 콜먼)는 행운의 펜던트를 메리에게 건네며, 진실을 향한 여정이 시작됩니다.
정글로 나아가던 가족은 헌터 카봇(안토니오 반데라스)과 그의 딸 지나를 만나 보트를 함께 타게 됩니다. 힌터는 패딩턴의 팔찌를 보고 그것이 ‘스페인어 매듭 문자(knot language)’로 엘도라도의 위치를 가리키는 단서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그는 ‘황금 중독(gold madness)’에 시달리는 상태였습니다.
조사가 진행되며 헌터는 조상의 환영과 대화를 나누는 환각에 시달리고, 지나의 간청에도 폭주를 멈추지 않습니다. 결국 사고가 발생해 가족은 급류에 휩쓸리고 야영지로 이동해 다음 단서를 찾아 나섭니다. 패딩턴은 어릴 적 루시와 함께 사용했던 ‘울부짖는 신호(roar)’를 통해 길을 찾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리베렌드 모더는 사실 헌터의 사촌으로, 루시를 데려오려 했으나 그녀를 감금한 주범이었습니다. 그녀 역시 엘도라도 전설을 이용해 개인적인 계획을 꾸미고 있었습니다. 헌터는 딸 지나를 선택해 두 사람은 진정한 의미의 가족을 재건하며 배를 떠납니다.
마침내 “황금의 도시”일 거라 알려진 엘도라도에 다다른 패딩턴과 가족들은, 황금 대신 감귤나무 과수원과 곰 부족, 그리고 루시를 발견합니다. 이곳은 오래전 루시가 곰 부족을 도와 만든 공동체였으며, 패딩턴이 바로 그곳 태생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결말부에서는 패딩턴이 루시에게 작별을 고하고 브라운 가족과 함께 런던으로 돌아오기를 선택합니다. 돌아온 이후 브라운 가족은 각자의 삶에서 성장하여 조너선은 자신만의 발명품을 선보이고, 주디는 학생 신문 활동에 참여하며, 메리는 예술 활동에 정진하고, 헨리도 새로운 일에 도전합니다. 보호소엔 디스코 파티가 열리고 엘도라도 곰 부족은 런던에 초대되어 퍼레이드를 펼치며, 패딩턴은 다시 '마멜레이드를 나누는 친절한 곰'의 삶을 이어갑니다.
주요 인물 소개
패딩턴 베어 (Paddington Brown) – 목소리: 벤 위쇼
페루 출신의 사랑스러운 곰. 런던의 브라운 가족과 함께 마멜레이드를 나누며 사는 패딩턴은 항상 호기심을 가진 긍정의 아이콘입니다. 숙모 루시가 이상 행동을 한다는 소식을 받고, 가족과 함께 페루로 가 그의 안식처이자 태어난 곳을 찾아 나섭니다.
헨리 브라운 (Henry Brown) – 휴 보네빌
안전을 중시하는 전형적인 아버지. 페루 여정에서 고향 문화와 정글 환경에 당황하지만,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용기를 내고 모험에 동참합니다
메리 브라운 (Mary Brown) – 에밀리 모티머
기존 시리즈에서의 설정과 달리 새롭게 등장한 어머니. 자녀들이 성장하며 ‘빈 둥지 증후군’을 느끼지만, 패딩턴의 여정에 참여하며 진정한 가족애를 다시금 확인합니다
조나단 브라운 (Jonathan Brown) – 새뮤얼 조슬린
기술과 발명에 관심 많은 사춘기 아들. 탐험 중에도 기지를 발휘해 중요한 순간에 도와줍니다.
주디 브라운 (Judy Brown) – 매들린 해리스
대학 진학을 앞둔 사춘기 딸이자 언니 역할. 가족의 위기를 함께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버드 부인 (Mrs. Bird) – 줄리 월터스
브라운 가족의 든든한 가정부이자 분신 같은 존재. 페루 동행 중 루시 보호소의 비밀을 간파하고, 긴박한 구조작전에 크게 기여합니다.
루시 숙모 (Aunt Lucy) – 목소리: 임멜다 스탠턴
패딩턴을 보호소에서 입양하고 돌봐준 존재. 현재 페루의 은퇴 곰 보호소에 거주 중이었으나, 실종 상태에 놓이면서 패딩턴과 브라운 가족의 긴 모험이 시작됩니다.
헌터 캐봇 (Hunter Cabot) – 안토니오 반데라스
페루 정글의 강 안내선 선장으로, 엘도라도 전설을 쫓으며 금에 집착하는 인물. 패딩턴의 팔찌를 보고 단서로 삼으며 가족을 정글 깊이 이끕니다. 그러나 자신의 탐욕에 사로잡혀 딸 지나와 갈등을 일으키며, 마지막에는 돌아서 가족을 선택합니다.
지나 캐봇 (Gina Cabot) – 칼라 토스
헌터의 딸로, 아버지의 과도한 금 탐색을 우려합니다. 패딩턴 일행과 함께하며 중재자 역할을 맡고, 결국 용기를 내 가족을 바로잡는 데 기여합니다.
수녀장 클라리사 캐봇 (Clarissa Cabot / Reverend Mother) – 올리비아 콜먼
처음에는 루시 보호소를 이끄는 수녀장처럼 등장하지만, 실은 헌터의 잃어버린 사촌으로, 보호소와 루시 실종 사건에 깊이 연루된 인물입니다. 엘도라도 전설을 조작해 패딩턴과 가족을 정글로 유도하다가 마지막에는 자신의 탐욕과 복잡한 가족사를 드러냅니다.
총평
영화 《패딩턴: 페루에 가다!》는 전작들의 따뜻한 감성과 유머를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모험과 환경을 통해 시리즈의 확장을 시도한 작품이다. 이번 3편에서 이야기는 패딩턴이 어린 시절을 보낸 페루 정글로 무대를 옮기며 시작된다. 런던에서 마멜레이드를 나누며 평화롭게 살던 패딩턴은 숙모 루시가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브라운 가족과 함께 페루로 향한다. 이 설정은 단순한 여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단순한 모험극을 넘어, 이번 영화는 '가족이란 무엇인가', '나의 뿌리는 어디인가'라는 정체성의 물음과 회복의 서사를 함께 다룬다.
전작들이 도시 속 따뜻한 공동체를 강조했다면, 이번 작품은 정글과 전설의 땅 엘도라도를 배경으로 훨씬 더 스케일이 크고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이 변화는 시청각적으로 분명한 성장을 보여준다. 실제 촬영이 콜롬비아, 페루, 영국 등지에서 이뤄졌으며, 풍경의 다양성과 색채의 생동감이 눈에 띈다. 그러나 일부 평론가들은 이 스케일의 확장이 스토리의 밀도나 유머의 깊이를 희석시켰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초기 시리즈가 보여주었던 영국식 유머와 도시적 세련미가 다소 옅어졌다는 것이다.
패딩턴이라는 캐릭터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그의 순수함은 영화 전체의 정서를 이끌어가는 핵심이다. 벤 위쇼의 목소리는 그 특유의 부드러움과 유머를 잘 살려내며, 헨리 브라운 역의 휴 보네빌, 메리 역의 에밀리 모티머, 가정부 버드 부인 역의 줄리 월터스 등 기존 배우들도 안정적인 연기로 이야기를 단단히 지탱한다. 새롭게 등장한 인물인 정글 탐험가 헌터 카봇 역의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시리즈에 활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인간적 결핍과 회복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인물로 그려진다. 또한 수녀장이자 헌터의 사촌인 클라리사 역의 올리비아 콜먼은 강렬한 존재감과 유머로 극의 중심에 선다.
이야기의 전개는 전설의 도시 엘도라도를 향한 여정을 통해 탐욕과 신뢰, 가족애라는 주제를 다룬다. 극 후반부에 이르면 ‘황금의 도시’라는 허상이 실은 감귤 과수원과 곰 공동체였다는 반전이 드러나며, 외적인 보물보다 중요한 것은 관계와 공동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는 전작들에서 일관되게 유지되어 온 시리즈의 핵심 가치다. 다만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일부 서브플롯이 다소 산만하게 전개되고, 이야기의 완급 조절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정글 속 탈출극이나 유적지 탐험 등에서는 스릴은 다소 부족하고, 전형적인 전개에 머무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족 영화로서의 미덕을 갖추고 있다. 따뜻한 유머와 인물 간의 정서적 연결, 그리고 긍정적인 메시지는 어린이와 성인 모두에게 울림을 준다. 전작에 비해 감정의 깊이나 극적 반전의 밀도는 약해졌지만, 시리즈의 연속성과 캐릭터의 매력을 잘 유지하며 팬층을 만족시킬 수 있는 완성도를 보인다. 결말부에 이르면 패딩턴은 뿌리를 되찾고, 브라운 가족은 각자의 삶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모험의 끝이 단순한 사건 해결이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고 가족을 재확인하는 정서적 완결임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패딩턴: 페루에 가다》는 다소 평이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의 매력과 따뜻한 분위기, 긍정적인 메시지를 기반으로 가족 관객에게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배경과 인물을 통해 시리즈의 확장을 꾀한 이 작품은, 후속작이나 TV 시리즈로 이어질 가능성 또한 긍정적으로 열어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