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요약
이야기는 쿠퍼가 딸 라일리와 함께 유명 팝 스타 '레이디 레이븐'의 콘서트에 참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겉으로는 딸을 위해 이벤트를 준비한 자상한 아버지처럼 보이지만, 이 콘서트는 사실 쿠퍼를 잡기 위한 FBI의 작전 현장이다. 쿠퍼는 이 공연장을 둘러싼 수상한 분위기와 과도한 경계 태세에서 뭔가 이상함을 감지한다.
무대 뒤편에서 일하는 스태프와의 대화, 도청된 무전기, 특정 구역의 철저한 검문 등을 통해 자신이 함정에 빠졌음을 깨닫는다. 하지만 쿠퍼는 단순한 범죄자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정체가 들키는 순간에도 차분하게 상황을 분석하며 정교한 탈출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딸 라일리를 병약한 소녀로 포장해 '기적의 소녀'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올리고, 이를 빌미로 무대 뒤편으로 접근하는 데 성공한다. 그는 공연장 내의 취약 지점을 파악하고, 스태프 출입증과 장비를 이용해 마치 내부 직원처럼 움직이기 시작한다. 쿠퍼의 이중성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그는 콘서트의 주인공인 레이디 레이븐에게 접근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그녀에게 협박성 거래를 제안한다. 콘서트장 내에서 붙잡히기보다는 그녀의 차량을 타고 안전하게 빠져나가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실종된 한 남성(사실은 그의 또 다른 피해자)을 인질로 삼고 있다는 증거 영상도 함께 보여주며 레이븐을 압박한다.
레이븐은 겉으로는 순응하는 척하지만, 이 모든 상황을 활용해 쿠퍼를 역으로 궁지에 몰아넣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그녀는 라일리를 먼저 집으로 돌려보내며, 쿠퍼의 감정을 교란시킨다. 한편, 레이븐은 쿠퍼의 휴대폰을 훔쳐 경찰에 GPS를 전송하고, 납치된 남성을 SNS를 통해 생중계함으로써 군중의 관심과 도움을 유도한다. 이 장면은 영화 내내 조여오던 긴장을 터뜨리는 반전의 계기가 된다.
쿠퍼는 탈출을 시도하며 지하 터널을 통해 공연장을 빠져나가고, 위장 복장을 입고 경찰 차량을 훔쳐 빠르게 이동한다. 결국 그는 예전 아내 라첼(앨리슨 필)이 있는 집으로 향한다. 라첼은 이미 FBI와 협조하고 있었고, 쿠퍼를 체포하기 위한 결정적 역할을 수행한다. 그녀는 쿠퍼가 좋아하던 파이에 약을 넣어 먹이고, 쿠퍼는 점차 몸의 힘이 빠져가는 가운데 라일리의 존재와 자신의 행동의 대가를 실감하게 된다.
결국 FBI 프로파일러가 현장에 도착해 쿠퍼를 제압하고 체포한다. 사건은 마무리되는 듯 보이지만, 영화는 마지막 순간까지 반전을 남긴다. 쿠퍼는 연행 도중 자신의 딸 자전거 바퀴의 철제 스포크로 수갑을 열 수 있는 힌트를 시청자에게 암시하고,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짓는다. 이는 쿠퍼가 여전히 탈출과 복수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암시하며, 후속 편 가능성을 열어두는 강렬한 마무리를 보여준다.
주요 인물 소개
쿠퍼 애보트 (Cooper Abbott) – 조쉬 하트넷 (Josh Hartnett)
쿠퍼는 겉으로는 딸 라일리에게 사랑을 베푸는 자상한 아버지로 보이나, 내면에는 냉혹하고 치밀한 살인마의 본성을 숨기고 있다. 그의 이중적인 정체성은 영화 내내 긴장과 갈등의 근원이 되며, 관객은 그의 냉철한 계획과 충동 사이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지켜본다. 조쉬 하트넷은 이 복합적인 인물을 섬세하면서도 강렬하게 표현해, 쿠퍼의 심리적 딜레마와 위협적인 면모를 동시에 드러낸다.
라일리 애보트 (Riley Abbott) – 아리엘 도노휴 (Ariel Donoghue)
10대 소녀로, 아버지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와 사랑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그녀는 팝스타 ‘레이디 레이븐’의 열성 팬으로, 영화 내에서 아버지와 딸의 관계가 인간적인 감정의 축을 담당한다. 라일리는 아버지의 정체를 모르는 순수한 아이지만, 동시에 그가 처한 위험한 상황 속에서 극적인 긴장감을 높이는 감정적 장치 역할을 한다.
레이디 레이븐 (Lady Raven) – 살레카 샤말란 (Saleka Shyamalan)
영화의 중심 무대인 콘서트 현장에서 활동하는 스타로, 무대 위에서는 밝고 활기찬 모습이지만, 쿠퍼의 협박에 맞서면서 자신만의 독립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보여준다. 그녀는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쿠퍼와 맞서 싸우며 이야기 전개에 큰 영향을 끼치는 핵심 인물이다. 특히, 쿠퍼에게 붙잡힌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라일리와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주도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레이첼 애보트 (Rachel Abbott) – 앨리슨 필 (Alison Pill)
외형상 가정적인 여성으로 보이나, 사실 FBI와 협력해 쿠퍼를 잡기 위한 이중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그녀는 쿠퍼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중요한 열쇠이며, 특히 쿠퍼를 체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레이첼은 영화 후반부에 쿠퍼에게 파이를 먹여 약을 투여하는 반전 장면으로 등장, 영화 전개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조세핀 그랜트 박사 (Dr. Josephine Grant) – 헤일리 밀스 (Hayley Mills)
사건을 담당하는 수사관으로서, 쿠퍼의 심리를 분석하고 그의 움직임을 추적한다. 그녀는 영화 내내 치밀한 수사와 작전을 통해 사건의 전개를 이끌며, 마지막 체포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그녀의 존재는 사건의 진지함과 긴박감을 더해주며, 쿠퍼와 대립하는 긴장 관계를 형성한다.
제이미 (Jamie) – 조나단 랭던 (Jonathan Langdon)
쿠퍼에게 내부 정보를 전달해 탈출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인물이다. 그는 작은 역할이지만 쿠퍼가 계획을 실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사건의 전개에 기여한다.
스펜서 (Spencer) – 마크 바콜콜 (Mark Bacolcol)
화에서 공포와 절망의 상징적 인물로 등장한다. 그의 존재는 쿠퍼의 잔혹함과 위험성을 극명하게 드러내며, 관객에게 사건의 무게감을 전달한다.
총평
영화 《트랩》은 그의 독특한 연출 스타일과 반전 요소를 담은 심리 스릴러로, 기존 팬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통해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영화는 연쇄살인범 쿠퍼(조시 하트넷)가 딸과 함께 팝 콘서트에 참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이 콘서트는 그를 체포하기 위한 함정이었으며, 쿠퍼는 이를 눈치채고 탈출을 시도하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이어진다. 감독 샤말란은 이번 작품에서 자신만의 시그니처인 반전과 서스펜스를 유지하면서도, 전작들과는 다소 다른 톤을 시도했다. 영화 전반에 걸쳐 약간의 유머와 경쾌함이 가미되어 있어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관객에게 신선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변화는 일부 관객들에게는 신선함으로 받아들여졌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전통적인 샤말란 스타일을 기대했던 이들에게 혼란스러움을 안겨주기도 했다. 주연을 맡은 조시 하트넷은 쿠퍼 역을 통해 복잡하고 다층적인 인물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그의 연기는 영화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특히 탈출과 추격의 순간들에서 섬세한 감정 변화를 잘 그려냈다.
다만 일부 비평가들은 캐릭터의 내면 묘사가 다소 얕아 깊이 있는 심리 탐구가 부족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스토리 전개 측면에서는 전반적으로 흥미를 유지하지만,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이야기가 다소 예측 가능해지고 초반부와의 연결 고리가 약해져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러한 점은 영화의 몰입도를 일부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을 몰입시키는 긴장감과 액션 장면들은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여성 캐릭터의 비중과 역할이 돋보인다. 쿠퍼의 아내 레이첼(앨리슨 필)은 단순한 조연을 넘어 이야기를 이끄는 핵심 인물로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녀의 행동과 선택은 전통적인 여성상과는 달리 현대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며, 이는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다. 이러한 캐릭터 설정은 관객들에게 여성의 다양한 역할과 힘을 재조명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영화의 촬영과 음악적 요소도 인상적이다. 팝 콘서트라는 특수한 배경은 긴박감과 현장감을 동시에 전달하며, 긴장과 해소가 교차하는 장면들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되었다. 음악은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캐릭터의 심리 상태를 섬세하게 반영하는 데 기여했다. 이런 시각적·청각적 연출은 단순한 스릴러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도록 만들었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작품이다. 기존의 반전과 서스펜스 요소에 머무르지 않고, 유머와 가족 드라마적 요소를 결합해 다양한 감정선을 그려내려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이 있지만, 감독 특유의 실험정신은 여전히 빛난다.
관객들은 이 영화를 통해 익숙한 샤말란 영화의 틀을 넘어선 새로운 시도를 경험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관객에게 단순한 오락 이상의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영화라는 점이다.
종합적으로, 《트랩》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전매특허인 반전과 서스펜스에 새로운 시도를 결합한 작품이다. 일부에서는 감독의 창의적인 실험을 높이 평가하는 반면, 다른 관객들은 톤의 변화와 이야기의 완성도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결국 이 영화는 관객 각자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작품으로, 샤말란 감독의 영화 세계를 새롭게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흥미로운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