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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키퍼 (Keeper, 2025)] 줄거리, 인물 소개, 총평

by Roonion 2025.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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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퍼 관련 사진

 

줄거리 요약

이야기는 연인 관계인 리즈와 말콤이 교외의 깊은 숲에 위치한 오두막으로 기념 여행을 떠나면서 시작된다. 처음 이곳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휴식처처럼 보이지만, 집 안에 준비되어 있던 낯선 케이크 상자는 이미 이 공간이 평범하지 않다는 첫 번째 불길한 징후가 된다. 말콤은 이를 집 관리인의 배려라고 자연스럽게 설명하지만, 리즈는 설명되지 않는 불안감을 느낀다.

 

이후 말콤의 사촌 대런과 그의 연인 민카가 예고 없이 오두막에 들르면서 공간의 분위기는 급격히 변한다. 짧은 방문이었지만, 그들의 태도와 말투는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어색하며, 리즈는 자신이 이들 사이에서 철저히 ‘외부인’이라는 감각을 느끼게 된다.

 

손님들이 떠난 뒤 다시 찾아온 고요는 오히려 숨 막힐 듯한 긴장으로 바뀌고, 말콤은 리즈에게 케이크를 먹어보라고 계속 강요한다. 결국 그녀가 케이크를 먹은 이후부터, 리즈는 불면, 이상한 환청, 낯선 여성들의 비명, 피투성이 몸을 한 레이디의 환영 등 현실과 환각의 경계가 무너지는 경험을 겪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리즈는 이 집이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준비된 장소’라는 사실을 직감하게 된다. 그녀는 집 안 곳곳에서 이해할 수 없는 흔적들을 발견하고, 과거 이곳에서 누군가 살해당했거나 갇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상상을 하게 된다.

 

말콤은 어느 순간 급한 일이 생겼다며 리즈를 혼자 남겨둔 채 떠나고, 이로 인해 리즈는 완전히 고립된다. 전파가 불안정한 휴대전화, 점점 살아 움직이는 듯한 집 안의 그림자, 밤이면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소리는 그녀의 정신을 점점 파괴한다.

 

마침내 리즈는 과거 사진과 숨겨진 물건들을 통해 말콤이 오랫동안 비밀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에 다가선다. 말콤은 결국 충격적인 고백을 털어놓는다.

 

이 오두막은 수백 년 전부터 이어져 온 끔찍한 계약의 장소였으며, 자신과 혈연으로 연결된 남성들은 기괴한 존재들과 거래를 맺고 여성들을 유인해 희생 제물로 바쳐 왔다는 것이다. 케이크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희생자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장치였고, 리즈 역시 처음부터 제물로 선택된 존재였음이 드러난다.

 

절망과 분노 속에서 리즈는 탈출을 시도하지만, 지하실에 갇혀 괴물 같은 존재들과 마주하며 극단적인 공포를 경험한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서 단순히 ‘피해자로서의 여성’을 고정하지 않는다. 후반부로 갈수록 리즈는 점점 다른 존재로 변해가며, 결국 말콤에게 똑같은 공포와 배신을 되돌려준다.

 

마지막 장면에서 리즈는 약에 취한 말콤을 조롱하듯 바라보며,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숲을 빠져나온다. 그녀가 인간으로서 탈출한 것인지, 혹은 또 다른 “키퍼”가 된 것인지는 명확히 제시되지 않은 채 영화는 끝난다.

 

주요 인물 소개

리즈 (Liz) - 타티아나 마슬라니 (Tatiana Maslany)

그녀는 남자친구 말콤과 함께 숲 속 외딴 오두막으로 1주년 기념 주말여행을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엔 평범한 커플의 여행처럼 보이지만, 오두막에 놓여 있던 케이크, 예기치 않은 방문객들, 이후 벌어지는 이상 현상들을 통해 리즈는 점점 불안과 의심, 공포 속으로 빠져든다. 리즈는 단지 괴물이나 유령과 싸우는 인물이 아니라, 관계와 기억, 정체성, 과거에 숨겨진 진실과 맞서는 중심이다.

 

말콤 웨스트브리지 (Malcolm Westbridge) - 로시프 서덜랜드 (Rossif Sutherland)

말콤은 리즈의 연인이자, 오두막의 소유자이며 그녀를 그곳으로 초대한 인물이다. 그는 도시에서 의사로 일하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영화 초반, 말콤은 로맨틱한 휴식과 사랑을 약속하듯 오두막 여행을 계획한다. 말콤이 연인으로서 처음에 보인 따뜻함과 배려는, 사실 리즈를 함정으로 이끄는 포장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그의 인물상은 완전히 뒤바뀐다. 그래서 말콤은 리즈가 믿고 의지했던 대상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얼마나 공포의 일부였는지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대런 웨스트브리지 (Darren Westbridge) - 버킷 터턴 (Birkett Turton)

말콤의 사촌으로, 말콤과 함께 오두막에 들르는 인물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방문객처럼 보이지만 그의 태도, 말투, 행동은 리즈에게 불안감을 준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그는 단순한 불편한 친척을 넘어, 이 집의 과거와 비밀, 그리고 그 집이 숨기고 있던 것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인물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는 오두막의 역사를 이어온 남성 가문의 일부다. 그의 존재와 말콤의 과거 때문에, 오두막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과거의 죄와 현재의 공포가 뒤섞인 공간이 된다.

 

민카 (Minka) - 에덴 와이스 (Eden Weiss)

대런의 여자친구로, 영화 초반 오두막에 들르는 손님 중 하나다. 그녀는 유럽 출신 모델처럼 보이며, 영어를 잘 못한다는 설정이지만 실제로는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그녀의 존재는 리즈에게 의심과 경계의 근거가 된다. 그녀는 단순한 동행인이 아니라 오두막의 숨겨진 공포와 과거에 대한 첫 번째 단서를 던지는 인물이다. 특히 그녀가 경험하는 기이한 사건과 리즈가 보게 되는 환영들 사이의 연결은, 이 공간이 단순히 무서운 집이 아니라 “과거의 죄악과 희생”이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장소임을 암시한다.

 

매기 (Maggie) - 테스 데겐슈타인 Tess Degenstein

리즈의 친구로, 영화 중 리즈가 극도의 공포와 고립에 빠졌을 때 전화로 연락하는 인물이다. Maggie는 리즈가 이 오두막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우려 하지만, 숲 속의 외딴 오두막이라는 설정과 열악한 통신 상태 때문에 현실적 도움은 제한적이다. 그녀는 리즈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안식처”이자 “현실과 연결된 창구” 역할을 한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결국 전화마저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리즈가 완전히 고립되는 공포감을 강조하는 장치가 된다.

 

총평

영화 《키퍼(Keeper, 2025)》는 전통적인 점프 스케어 중심 공포 영화가 아니라, 심리적 불안과 관계의 뒤틀림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연출은 오스굿 퍼킨스가 맡았으며, 그는 이전 작품들에서도 보여준 느릿한 호흡과 음울한 분위기 연출을 이번 영화에서도 일관되게 유지한다.

 

인터넷 평론가들은 이 영화가 “공포를 보여주기보다는 스며들게 만든다”고 표현하며, 장면보다 감정에 의존하는 방식이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영화는 초반부부터 관객을 불안하게 만드는 소리 디자인, 제한된 공간 활용, 인물 간 미묘한 거리감을 통해 긴장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특히 주연을 맡은 타티아나 마슬라니의 연기에 대해 해외 매체들은 거의 공통적으로 호평을 보냈다. 그녀는 공포에 질린 피해자 역할을 넘어, 불안·의심·집착·붕괴로 이어지는 복합적인 감정선을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한다.

 

리뷰 매체 RogerEbert.com은 그녀의 연기를 “이 영화가 끝까지 버틸 수 있는 정서적 기둥”이라고 평가했고, 관객들 역시 그녀의 눈빛과 침묵 연기가 영화의 몰입도를 크게 끌어올렸다고 반응했다. 반면 상대역인 로시프 서덜랜드 역시 이중적인 인물을 안정적으로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지만, 캐릭터의 동기 설명이 충분히 설득력 있게 제시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함께 제기되었다.

 

이 작품에 대한 가장 큰 쟁점은 이야기 구조와 리듬에 대한 평가다. 평론 사이트 Rotten Tomatoes에 실린 평 중 상당수는 영화가 “분위기는 뛰어나지만 서사는 공백이 많다”고 지적한다. 영화의 중반부까지는 미스터리와 긴장감이 꾸준히 유지되지만, 후반부 진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전개 방식이 다소 과격하고 정리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악의 정체와 인물들의 행위가 설명되는 장면이 대사 위주로 처리되면서, 그간 쌓아 올린 섬세한 분위기와 어긋난다는 평가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퍼가 단순한 “별로인 공포 영화”로 묻히지 않는 이유는, 명확한 장르적 방향성과 주제 의식 때문이다. 이 작품은 유령이나 괴물보다 “관계” 자체를 공포의 근원으로 설정한다. 연인이라는 가장 친밀한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비밀과 배신, 보호라는 이름의 통제 욕망은 관객에게 매우 불편하면서도 현실적인 공포로 다가온다.

 

영국 매체 The Guardian은 이 영화를 두고 “초자연적 공포라기보다 감정적 학대와 심리적 착취에 대한 은유에 가깝다”고 평했다. 이러한 해석은 특히 여성 캐릭터의 시점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영화의 구조와 맞물리며, 작품을 단순한 장르 영화 이상의 층위로 끌어올린다.

 

시각적 연출 역시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어둡고 차가운 색조의 촬영, 좁은 프레임과 문틀·계단·거울 등을 활용한 구도는 집이라는 공간을 하나의 살아 있는 존재처럼 느끼게 만든다.

 

다만 일부 관객들은 지나치게 어둡고 정적인 장면이 많아, 극장 환경이 아니면 몰입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음악과 사운드 디자인은 최소한으로 사용되지만, 갑작스러운 침묵이나 미세한 환경음이 심리적 압박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종합적으로 볼 때 《키퍼》는 대중적인 공포 영화의 공식을 기대한 관객에게는 다소 답답하고 불친절한 작품으로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느린 호흡의 심리 공포, 상징과 해석이 열려 있는 결말, 관계의 뒤틀림을 주요 테마로 삼는 영화에 익숙한 관객에게는 충분히 인상적인 작품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 영화는 모든 질문에 답을 주기보다는, 관객에게 불안한 질문을 남기는 방식으로 끝을 맺는다. 누구를 믿을 수 있는가, 보호란 무엇인가, 사랑은 언제 폭력이 되는가 같은 질문은 상영이 끝난 뒤에도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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