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척의 일생 (The Life of Chuck 2025)] 줄거리, 인물 소개, 총평

by Roonion 2025. 7. 31.
반응형

 

척의 일생 관련 사진

 

줄거리 요약

영화는 스티븐 킹의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데,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이 역순 내러티브 구조를 그대로 살려 세 부분으로 구성된 비선형 드라마로 탄생했다. 전체 서사는 Act III → Act II → Act I 순으로 전개되며, 주인공인 찰스 ‘척’ 크란츠(Charles Krantz)의 삶을 죽음에서부터 시작해 점점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며 드러낸다.
 
Act III: "Thanks, Chuck"
영화는 전 지구적으로 통신망이 끊기며, 인터넷·전력·전화가 차례로 마비되고, 캘리포니아 일부는 대지에 흠뻑 잠기는 대재앙부터 시작한다. 인터넷이 완전히 작동을 멈추고 전 세계가 혼돈에 빠져드는 가운데, ‘39 Great Years! Thanks, Chuck!’라는 문구가 여기저기 등장하는 이상한 광고와 전광판이 나타난다.
 
그 안에서 치웨텔 에지오포(Chiwetel Ejiofor)가 연기한 교사 마티 안더슨과 그의 전 부인 간의 재회가 중심이 된다. 마티는 예기치 못한 혼란 속에 부모 상담 대신 ‘존재론적 상담’을 하게 되고, 여러 인물 장례지도사, 유지보수 담당자 등 척이 누구인지, 왜 그렇게 기리는 메시지가 등장하는지 고민하며 각자의 삶을 반추한다.
 
이 장면에서 척은 사실 배경의 얼굴로만 나타나며, 사람들은 그의 존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의 이미지가 전 세계에 퍼지며, 관객은 자연스럽게 궁금해진다: “과연 척은 누구이며 왜 이 메시지를 보는가?” 이 질문이 관객을 영화 속 미스터리로 끌어들인다.
 
Act II: "Buskers Forever"
이어서 영화는 시간적으로 약 9개월 이전을 배경으로 전환된다. 톰 히들스턴이 연기하는 성인 척은 뇌종양을 앓고 있으나, 직업은 평범한 회계사이고 가정에서는 아내와 십 대 아들이 있는 보통의 가장이다.
 
어느 날 거리에서 북 연주를 하는 버스커(테일러 고든 분)를 지나치던 척은 참을 수 없는 충동에 이끌려 즉흥적으로 춤을 추기 시작한다. 춤은 점점 길어지고, 한 여성 관객이 함께 어우러지며(안느리즈 바소 분), 주변의 시민들이 몰려드는 장면은 삶의 환희와 자유를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이 장면의 중심 대사는 겉으로 간단해 보이지만, 관객들에게 깊은 감정을 선사한다. 척은 춤을 멈춘 후 갑작스럽게 머리에 강한 통증을 느끼고, 자신이 병들어 있음을 암시하며 황망하게 걸음을 옮긴다.
 
Act I: "I Contain Multitudes"
마지막으로 영화는 척의 어린 시절 시점으로 회귀한다. 차 사고로 부모와 누나를 잃은 어린 척은 조부모의 집에서 성장하며, 마크 해밀과 미아 사라가 각각 할아버지와 할머니로 등장한다.
 
이 시기 척은 집 옥상에 있는 ‘컵올라(cupola)’ 방을 두려워했으며, 할아버지는 이 방을 잠가두길 강요했다. 그러나 어느 날 할아버지가 사망하고, 척은 두려움을 극복하고 그 방의 문을 연다.
 
컵올라 안에서 그는 자신이 39세 성인 척으로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과, 세상이 무너지는 장면을 목격한다. 이 순간 관객은 이전 두 장면에서 봤던 모든 재난, 광고, 전 세계 붕괴 장면이 실제가 아닌 척의 내면적 시뮬레이션이었음을 이해하게 된다.
 
이 영화의 핵심은 붕괴하는 세계는 척의 뇌종양이 만든 의식의 종말이며, “39 Great Years”는 그의 내면 우주를 기념하는 메시지다. 이러한 구조적 반전은 영화 속 엑스트라, 배경 소품, 반복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사소한 디테일을 통해 정교하게 단서들을 배치하여 관객이 반복 관람할수록 의미를 새롭게 읽어낼 수 있게 했다.

주요 인물 소개

찰스 ‘척’ 크란츠(Charles “Chuck” Krantz) - 톰 히들스턴(Tom Hiddleston)
39세의 평범한 회계사이자 숨겨진 춤꾼으로, 뇌종양으로 점차 삶이 위태로워지는 인물. 영화는 그의 죽음을 중심으로 시작하며, 이후 그의 인생이 내면세계의 시뮬레이션으로 펼쳐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톰 히들스턴은 척이 자신의 유한한 삶을 끝까지 사랑하고 증폭하며 사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내는데, 특히 도심 거리에서 즉흥 춤을 추는 명장면으로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남깁니다.
 
10대 시절 척 - 제이콥 트렘블레이(Jacob Tremblay)
가정의 비극과 내면적 상처를 안고 성장하는 복잡한 감정을 표현한다. 부모를 잃고 조부모 밑에서 자라며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이 교차하는 시기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며,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척의 감정적 핵심이 성인기의 그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관객이 체감하게 만든다.
 
어린 척 - 벤자민 파작(Benjamin Pajak)
어린 시절 척을 맡은 연기자로, 컵올라에서 환영을 목격하는 시점을 통해 영화의 핵심 반전을 암시하는 인물입니다.
 
아동기 척 - 코디 플래너건(Cody Flanagan)
가장 어린 시절의 척을 연기하며 가족과의 관계, 상실과 두려움 등을 감정적으로 보여줍니다.
 
앨비 크란츠(Albie Krantz) - 마크 해밀(Mark Hamill)
알코올에 의존하며 인생의 의미를 잃은 듯 보이지만, 척에게 숫자와 삶을 가르치는 인물입니다. 컵올라를 두고 척을 금기시하는 역할로도 등장하며, 영화 후반 큰 반전을 완성시키는 인물적 축을 이룹니다. 해밀은 이 역할로 깊은 정서를 전달하며, 특히 수학에 대한 그의 열정 모노로그 장면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사라 크란츠(Sarah Krantz) - 미아 사라(Mia Sara)
오랜 연기 공백 후 복귀작으로, 따뜻하지만 동시에 슬픔을 품은 보호자로 등장해 척의 내적 안정감을 지켜준다. 그녀의 존재는 어린 척의 고립된 삶 속에서 유일한 희망의 원천으로 묘사된다.
 
마티 앤더슨(Marty Anderson) - 치웨텔 에지오포(Chiwetel Ejiofor)
영화 첫 장(Act III)에서 세상이 붕괴되는 와중에도 척의 얼굴이 전 세계에 나타나는 현상을 목격하는 핵심 인물이다. 그는 전처 펠리시아 고든과 함께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삶의 의미를 성찰하는 과정을 겪는다. 마티와 펠리시아의 대화는 단순히 세계 멸망의 공포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이 공동체 전체와 연결되는 방식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펠리시아 고든 (Felicia Gordon) - 카렌 길란(Karen Gillan)
마티와 대화를 통해 척의 메시지를 함께 추적하는 인물로, 개인 상실과 혼란 속에서 연결되고 다시 떠나는 인간관계를 묘사합니다.

총평

영화 《척의 일생》은 스티븐 킹의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감독 마이크 플래너건의 독창적인 해석을 통해 삶과 죽음,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탐구한다. 영화는 보통의 전기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시간의 흐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관객에게 한 인간의 생애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세상의 종말이라는 거대한 스케일의 사건으로 포문을 연다. 도심 곳곳에 퍼지는 척의 얼굴, 원인 불명의 붕괴 현상, 사람들의 공포와 혼란은 영화 초반부를 긴박하게 이끌며 관객을 서사 속으로 끌어들인다. 그러나 이러한 거대한 파국의 이미지가 점차 축소되며 개인의 삶, 즉 척이라는 한 인간의 내면으로 좁혀지는 과정은 영화의 가장 독특한 지점이자 감정적 힘의 원천이다.
 
감독 플래너건은 공포 장르에서의 탄탄한 연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작품에서도 인간 심리와 감정의 깊이를 세밀하게 그린다. 특히 이 영화는 전형적인 스릴러나 공포의 요소 대신, 한 사람의 평범한 삶 속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움과 순간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서정적이고 시적인 분위기를 띠는데, 이는 닉 오퍼먼의 내레이션을 통해 더욱 두드러진다.
 
오퍼먼의 목소리는 마치 스티븐 킹의 소설을 그대로 읽어주는 듯 담담하면서도 따뜻하고, 관객이 척의 삶을 회고하는 여정을 따라가도록 이끈다. 작품의 백미는 중간 장에서 펼쳐지는 거리 춤 장면이다. 톰 히들스턴이 연기한 성인 척은 음악에 몸을 맡겨 길 한복판에서 춤을 추는데, 이 장면은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 삶의 환희를 상징하는 순간으로 기능한다.
 
히들스턴은 삶의 끝자락에 선 한 남자의 허무와 동시에 순간순간의 기쁨을 미묘하게 표현하며 깊은 울림을 준다. 청소년기 척을 연기한 제이콥 트렘블레이 역시 가족의 상실과 혼란 속에서 성장하는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풀어내며, 벤자민 파작과 코디 플래너건이 연기한 어린 시절의 척은 순수함과 상처를 동시에 담아낸다.
 
마크 해밀과 미아 사라가 연기한 조부모 캐릭터는 서사적 중심축을 이루며, 척의 삶에서 안정감과 따뜻함을 제공하는 존재로 묘사된다. 또한 치웨텔 에지오포르와 카렌 길란이 연기한 부부 캐릭터는 세계 붕괴 속에서 척의 얼굴을 목격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외부 시점으로, 영화가 제시하는 철학적 질문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매개 역할을 한다.
 
평론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며 초반부터 주목받은 이 영화는, 삶의 찰나적 아름다움을 우주적 스케일로 확장해 보여주는 연출과 감정선으로 찬사를 받았다. 로튼토마토 85%의 긍정 리뷰와 메타크리틱 64점이라는 지표는, 예술성과 대중성의 균형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는 방증이다.
 
다만 일부 평론가들은 영화가 지나치게 감상적이며 나레이션 중심의 전개가 몰입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척이라는 인물이 TV 화면 속 얼굴처럼 다소 추상적으로 남아 관객이 정서적 동일시를 느끼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삶의 끝에서 시작해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는 구조는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들고, 죽음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고요하고 시적으로 풀어낸다.
 
마지막 장면에서 어린 척이 세상을 처음 마주하는 순간, 관객은 죽음과 탄생이 하나의 순환임을 직감하며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이 영화는 단순히 한 사람의 전기를 그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우리 모두의 삶과 죽음을 성찰하게 만드는 보편적 울림을 전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