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요약
영화의 시작은 조용한 적도 지역의 외딴섬, 코르토 마데로에서 펼쳐진다. 이곳은 지구상에 남은 공룡들의 마지막 피난처로, 인류의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 파괴로부터 벗어나 자연 상태에 가까운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 평화는 오래가지 못한다. 유전자 조작과 돌연변이를 통해 새롭게 탄생한 ‘뮤타돈’이라는 위험한 공룡들이 섬의 균형을 위협하기 시작한다.
주인공 조라 베넷(스칼렛 요한슨)은 비밀 작전 전문가로, 의료 혁신을 위한 핵심 원료인 공룡 DNA 샘플을 채취하기 위해 팀과 함께 이 섬에 잠입한다. 그녀와 팀은 의료용 심장 치료제 개발에 필수적인 세 마리의 공룡을 안전하게 확보하려는 임무를 띠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라는 공룡에 대한 경외심과 함께, 인간이 자연에 무심히 끼친 피해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한편, 섬에 함께 갇히게 된 델가도 가족은 이 극한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친다. 가족의 가장 루벤(마누엘 가르시아-룰포)은 자녀 테레사와 이사벨라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고, 가족 구성원 간의 깊은 사랑과 헌신이 극적인 긴장감 속에서 드러난다. 델가도 가족의 이야기는 영화의 감정적 중심을 이루며, 인간미 넘치는 서사를 통해 관객의 몰입을 돕는다.
조라 팀과 델가도 가족은 예기치 못한 동맹을 맺으며, 치명적인 뮤타돈과 D-렉스 같은 돌연변이 공룡들로부터 탈출하고 섬을 탈환하기 위한 고군분투를 시작한다. 뮤타돈은 날개가 달린 반투명한 피부를 가진 공룡으로, 기존 공룡들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위협적 존재로 묘사된다. 그들의 공격은 단순한 물리적 위험을 넘어서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대한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이와 같은 긴박한 상황 속에서 인간과 공룡 간의 갈등뿐 아니라, 인간 내부의 이해관계 충돌도 치열하게 다룬다. 제약 회사 대표 마틴 크레브스(루퍼트 프렌드)는 이익을 위해 무분별한 연구와 공룡 이용을 강행하며, 그의 탐욕은 결국 인명과 자연 모두를 위태롭게 만든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자주 일어나는 환경과 윤리 문제에 대한 은유로 작용한다.
이 과정에서 고고학자이자 공룡 전문가 헨리 루미스(조나단 베일리)는 과학적 호기심과 윤리적 책임감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의 지식은 팀이 공룡들의 생태와 행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되며, 결국 인간이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는데 기여한다.
섬에서의 생존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조라 팀과 델가도 가족은 각자의 목적과 가치관 차이를 극복하고 협력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들의 관계는 단순한 임무 수행을 넘어, ‘생명’의 의미와 ‘가족’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운다. 위기 속에서 보여주는 인간애는 이 영화가 공룡 블록버스터 이상의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한편, 영화의 중반부부터는 섬 밖의 세계, 즉 인간 사회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갈등이 서서히 드러난다. 제약회사와 정부 기관 간의 이권 다툼, 그리고 공룡의 생존권을 둘러싼 국제적 정치 구도가 복잡하게 얽히며, 이야기는 보다 넓은 스케일로 확장된다. 이는 공룡이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닌, 현대 사회와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임을 상징한다.
영화는 대규모 추격과 탈출 장면, 그리고 긴장감 넘치는 대립 구도를 통해 관객에게 숨 가쁜 스릴을 선사하는 동시에, 인간과 자연의 상생과 공존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낸다. 특히 마지막 결말부에서는 생태계 회복과 인간의 책임을 강조하며, 앞으로 ‘쥬라기 월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암시한다.
주요 인물 소개
조라 베넷 (Zora Bennett) - 스칼렛 요한슨 (Scarlett Johansson)
조라는 뛰어난 신체 능력과 전술적 판단력을 갖춘 비밀 작전 전문가로, 의료 연구를 위한 공룡 DNA 샘플 확보 임무를 위해 위험한 외딴 섬에 투입된다. 그녀는 냉철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캐릭터로,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공룡에 대한 경외심과 인간의 탐욕 사이에서 갈등한다.
던컨 킨케이드 (Duncan Kincaid) - 마허샬라 알리 (Mahershala Ali)
던컨은 뛰어난 리더십과 전략적 판단으로 팀을 이끌며,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인물이다. 그의 존재는 팀 내 신뢰와 안정감을 상징하며, 특히 조라와의 긴밀한 협력과 신뢰 관계가 영화의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킨다.
헨리 루미스 박사 (Dr. Henry Loomis) - 조나단 베일리 (Jonathan Bailey)
헨리는 팀 내에서 공룡에 관한 전문 지식을 제공하는 핵심 인물로,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꿈꾸는 이상주의자다. 그러나 그의 과학적 호기심과 윤리적 책임감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통해, 과학의 진보가 가져올 수 있는 위험과 가능성에 대해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마틴 크렙스 (Martin Krebs) - 루퍼트 프렌드 (Rupert Friend)
마틴은 제약 회사를 이끄는 인물로, 이익을 위해 공룡 유전자를 무분별하게 활용하려는 야망가다. 그의 탐욕과 권력 추구는 영화 내내 긴장감을 조성하며,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개입과 윤리 문제를 상징한다.
루벤 델가도 (Reuben Delgado) - 마누엘 가르시아-룰포 (Manuel Garcia-Rulfo)
루벤은 평범한 삶을 살던 중 갑작스럽게 닥친 공룡과 돌연변이의 위협 앞에서 가족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 모든 역량을 쏟는다.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냉철한 판단과 강한 리더십을 보여주며, 때로는 자신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희생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테레사 델가도 (Teresa Delgado) - 루나 블레이즈 (Luna Blaise)
테레사는 아버지 루벤과 동생 이사벨라를 보호하며, 가족 간의 유대를 더욱 끈끈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영화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사벨라 델가도 (Isabella Delgado) - 오드리나 미란다 (Audrina Miranda)
이사벨라는 때로는 가족의 보호를 받는 대상이지만, 동시에 가족에게 힘이 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녀의 순수함과 생명력은 델가도 가족이 극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서로를 지키는 원동력이 된다.
자비에르 돕스 (Xavier Dobbs) - 데이비드 이아코노 (David Iacono)
테레사의 남자친구로 처음에는 조금은 ‘어리바리한’ 청년처럼 보입니다. 아버지 루벤은 그를 ‘게으르고 불편한 존재’라고 여기지만, 위기가 닥친 순간 자신의 용기를 발휘하며 점차 성장하는 캐릭터 아크를 보여줍니다.
총평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은 쥬라기 월드 시리즈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자리매김한 작품이다. 단순한 공룡 액션 블록버스터를 넘어, 인간과 자연, 그리고 과학 기술이 만들어낸 윤리적 갈등을 심도 있게 다루며 시리즈의 세계관을 확장했다. 감독 게레스 에드워즈와 원작 공동 작가 데이비드 코엡이 함께 작업한 만큼, 원작의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점이 돋보인다.
스토리는 전작에서 공룡이 세계 곳곳에 확산된 이후를 배경으로, 외딴섬에 숨어 살고 있는 공룡들과 그들을 둘러싼 인간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한 비밀 작전 전문가 조라 베넷과 그녀의 팀, 그리고 조난된 델가도 가족 등 여러 인물 군상이 얽히며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만들어낸다.
특히 델가도 가족의 인간적인 드라마는 공룡이라는 이질적인 존재와 함께 살아가는 세계에서 인간의 본성과 가족애를 강조하며 감정적 몰입도를 높인다. 시각적 완성도는 시리즈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최신 CGI와 실사 촬영, 애니매트로닉스를 결합한 공룡 묘사는 한층 사실적이고 생생하며, 특히 돌연변이 공룡 뮤타돈과 D‑렉스 같은 새로운 위협들은 신선한 공포와 스릴을 선사한다.
또한 알렉상드르 데스플라가 작곡한 음악은 존 윌리엄스의 클래식 테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영화의 긴장과 감동을 한껏 끌어올렸다. 그러나 서사적 측면에서는 평단의 평가는 엇갈린다. 일부 평론가들은 이야기의 전개가 다소 진부하고 캐릭터들의 심리 묘사가 깊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전작에 비해 인물 간 갈등과 감정선이 더 섬세하게 다뤄졌으나, 여전히 플롯의 예측 가능성과 긴장감 유지를 위한 대화들이 다소 반복적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 반응은 비교적 긍정적이며, 공룡의 스펙터클과 모험의 재미를 즐기는 데에는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흥행 성적은 매우 뛰어나다. 개봉 첫 주말부터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수익을 기록하며 2025년 상반기 최고의 블록버스터 반열에 올랐다. 이는 공룡이라는 대중적인 소재에 더해, 복합적인 인간 드라마와 첨단 기술의 결합이 새로운 팬층까지 확보했음을 시사한다.
종합적으로 시리즈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변화와 진화를 모색한 작품이다. 완성도 높은 시각 효과와 신선한 캐릭터들이 돋보이나, 서사적 깊이와 캐릭터 구축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쥬라기’라는 이름이 가진 상징성과 강력한 몰입감으로, 팬과 일반 관객 모두에게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시리즈의 지속 가능성을 견고히 다지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이 작품이 ‘쥬라기 월드’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시작점으로 자리 잡으며, 더욱 깊이 있고 다양해진 이야기를 펼쳐 나가길 기대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