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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 별에 필요한 (Lost in Starlight 2025)] 줄거리, 인물 소개, 총평

by Roonion 2025.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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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별에 필요한 관련 사진

 

 

 

줄거리 요약

 

2050년 서울, 어린 시절 우주탐사 도중 실종된 어머니를 잊지 못한 난영은 우주비행사의 꿈을 안고 NASA의 우주탐사 아카데미를 수석으로 졸업한다. 화성 탐사 프로젝트인 '세레스 미션'의 주승선 후보였던 그녀는, 심리 안정성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명단에서 제외되고, 큰 실의에 빠진 채 한국으로 귀국한다. 가족과도 점차 소원해진 그녀는 우연히 어머니의 유품 중 하나인 오래된 턴테이블을 발견하고, 고장 난 기계를 수리하려다 홍대 골목의 아날로그 수리점에서 제이라는 청년을 만난다.

 

제이는 한때 인디 음악씬에서 이름을 알렸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음악을 접고 조용히 살아가던 중이다. 아날로그 기기를 통해 음악과 감성으로 연결된 두 사람은 서서히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각자의 상처와 꿈을 공유하게 된다. 제이는 난영의 어머니가 남긴 연구노트를 우연히 보게 되고, 그녀가 단순한 우주비행사가 아닌 ‘식물 복원 프로젝트’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난영은 어머니가 실험했던 ‘아도니스 꽃’을 지구 밖 최초로 피우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그 꿈은 단지 과학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 우주를 잇는 감정적 연결의 상징이었다.

 

난영은 제이의 도움을 받아 아도니스 종자의 활성화를 위한 생물학적 시뮬레이션을 완성하고, NASA에 다시 지원한다. 그녀의 실험 결과는 센세이션을 일으켜 그녀는 결국 보조 탐사원으로 세레스 미션에 합류하게 된다. 출국을 앞두고 난영은 제이에게 자신이 우주에 가는 이유와 두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놓지만, 제이는 자신의 음악처럼 난영 역시 불완전한 꿈을 쫓고 있다는 생각에 망설이다가 결국 이별을 고한다.

 

화성에 도착한 난영은 3인 1조의 탐사팀에 배속되어 생명체 탐지 임무를 수행하던 중, 오래전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남긴 위치 신호를 포착하고 홀로 탐사에 나선다. 갑작스런 토네이도와 통신 장애로 난영은 조난당하지만, 마지막 순간 어머니의 비밀 실험소를 발견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자가 증식하는 생태계와 함께, 어머니가 생존을 시도했던 흔적과 만개한 아도니스 꽃을 마주한다. 산소 농도가 올라간 실험실에서 그녀는 살아남고, 연구 데이터를 지구로 송신하는 데 성공한다.

 

한편 지구에서는 난영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 아래 귀환 준비가 시작되지만, 제이는 그녀의 생존을 끝까지 믿고, 자신의 음악과 영상 기록을 실은 메시지를 우주로 전송한다. 영화의 마지막, 난영은 제이의 음악이 담긴 오디오 장비를 실험소에서 재생하며, “이 별에서든, 다른 별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찾게 되어 있어”라는 어머니의 메시지를 되새긴다.

 

이 작품은 우주라는 냉혹하고 고립된 환경 속에서도 인간의 감정, 기억, 예술이 어떻게 생명과 연결되고, 미래를 다시 피워낼 수 있는지를 따뜻한 감성으로 풀어낸다.

 

 

 

주요 인물 소개

 

난영 (Nan-Young) - 김태리

난영은 이 작품의 중심인물로, 한국 우주항공국 소속의 우주비행사이자 과학자이다. 어린 시절 화성 탐사 임무 중 실종된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우주에 대한 꿈을 키우며 성장했고, 마침내 제4차 화성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과학적 호기심과 인간적인 그리움이 공존하는 인물로, 외적으로는 냉철하고 체계적이지만 내면에는 어머니를 향한 깊은 애정과 외로움이 자리하고 있다. 우주 탐사를 통해 인류의 진보에 기여하고자 하지만, 동시에 개인적인 구원과 기억을 좇는 여정을 간직하고 있다. 지구에서의 짧은 만남을 계기로 제이라는 인물을 알게 되며, 그와의 정서적 교감은 그녀의 고립된 우주여행에 예상치 못한 감정의 균열을 만든다. 그녀는 우주라는 광막한 공간 속에서 사랑이라는 추상적 감정을 서서히 깨닫게 된다.

 

제이 (Jay) - 홍경

제이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젊은 뮤지션이자, 빈티지 오디오를 수리하는 일을 겸하고 있다. 현대의 디지털 중심 사회에서 아날로그적 감성을 고수하는 인물로, 낡은 LP와 턴테이블을 통해 음악과 시간, 감정을 연결하려 한다. 우연히 난영이 수리를 맡긴 턴테이블을 통해 그녀와 인연을 맺게 되고, 짧지만 깊은 시간 동안 감정적 연결을 느낀다. 제이는 과거의 기억과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감정 표현에 서툴지만 진심을 숨기지 않는다. 난영이 임무 수행을 위해 우주로 떠난 후에도 그녀와의 연결을 포기하지 않고, 음악을 통해 계속해서 메시지를 보낸다. 그는 지구에 남은 채 하늘을 바라보며 별빛 속 어딘가에 있을 그녀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하려 한다. 그의 음악은 두 사람 사이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유일한 다리가 된다.

 

난영의 어머니

비록 영화 속에서 직접적으로 자주 등장하지는 않지만, 난영의 어머니는 작품 전체의 정서적 축을 이루는 존재다. 그녀는 과거 화성 탐사 중 실종된 선구적 우주비행사로, 과학적 신념과 가족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동시에 지녔던 인물이다. 난영에게 우주에 대한 꿈을 심어주었으며, 그녀의 실종은 난영이 과학자의 길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영화 후반, 나영은 화성 탐사 도중 모성의 흔적과 맞닥뜨리며 그녀가 남긴 기록과 음악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난영과 제이, 그리고 과거와 현재, 지구와 우주를 연결하는 상징적 고리로 작용한다. 어머니는 직접적인 대사보다 그녀가 남긴 유산과 감정의 잔향을 통해 스토리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총평

 

이 별에 필요한》은 우주와 지구, 과학과 감성, 기술과 기억이 교차하는 경계에서 '사랑'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정교하게 포착해 낸 애니메이션이다. 한국 최초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SF 애니메이션이라는 타이틀만으로도 주목을 끌지만, 이 영화가 진정 빛나는 이유는 그 안에 담긴 내면의 이야기와 감정의 결이다. 단지 기술적으로 정교하거나 시각적으로 세련된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인물의 정서와 시대적 배경, 존재론적 질문까지도 차분히 끌어올리며 관객의 깊은 감응을 유도한다.

 

영화는 2050년 서울이라는 근미래 배경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공간을 제시한다. 고층 빌딩과 디지털 인터페이스로 가득 찬 도시 풍경 사이에, 한 남자의 빈티지 오디오 가게가 존재하고, 그 속에서 음악이라는 아날로그 감성은 우주를 향한 가장 인간적인 메시지로 탈바꿈한다. 화성으로 떠나는 여성 우주비행사 난영과 지구에 남은 뮤지션 제이의 이야기는 단순한 멜로가 아닌, 공간과 시간의 단절 속에서도 여전히 이어지는 감정의 선에 대한 탐색이다. 이는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오히려 단절된 인간관계를 성찰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선 철학적 질문을 제시한다.

 

연출 역시 섬세하고 감각적이다. 한지원 감독은 한국 애니메이션이 지닌 서정성과 감성적 리듬을 잘 살려냈으며, 비주얼의 밀도와 분위기의 조화를 탁월하게 이끌었다. 특히 서울의 미래적 재해석과 우주 공간의 묘사는 아름답고 차분하며, 작품의 정조를 뚜렷하게 한다. 애니메이션의 퀄리티는 일본이나 유럽, 미국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감정의 순간마다 등장하는 음악 역시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제이의 음악은 대사 없이도 캐릭터의 내면을 대변하고, 감정의 파장을 확장시키며, 우주의 정적 속에서도 여운을 남긴다.

 

성우 연기 또한 인상적이다. 김태리의 목소리는 난영의 결단력과 슬픔을 동시에 표현하며, 홍경은 제이의 서툴지만 진심 어린 감정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두 배우의 음성 연기는 단순한 대사의 전달을 넘어, 인물의 내면세계를 체험하게 만든다. 특히 조용한 감정의 변화나 감정이 억눌린 순간을 목소리만으로도 감지할 수 있게 한 점은 이 작품의 깊이를 한층 끌어올렸다.

 

《이 별에 필요한》은 SF 장르가 감정을 배제하는 차가운 세계가 아니라, 오히려 감정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무대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작품이다. 인간은 기술을 통해 더 멀리 갈 수 있지만, 그만큼 더욱 외로워질 수도 있다는 메시지. 그 외로움을 잇는 유일한 방법이 '사랑'과 '기억', 그리고 '예술'이라는 사실을 이 영화는 잔잔하지만 뚜렷하게 말하고 있다.

 

총체적으로 《이 별에 필요한》은 장르적 실험성과 감정 서사의 균형이 뛰어나며, 한국 애니메이션이 얼마나 깊고 성숙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기념비적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화려한 액션이나 자극적인 사건 없이도, 별빛 속에서 반짝이는 감정의 파편들이 오히려 더 오래 남는 이유를 이 영화는 섬세하게 증명해 보인다. 한마디로, 이 영화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가장 인간적인 이야기’라 부를 수 있는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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