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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옥스퍼드에서의 날들 (My Oxford Year 2025)] 줄거리, 인물 소개, 총평

by Roonion 2025.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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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에서의 날들 관련 사진

 

줄거리 요약

미국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며 야심 차게 커리어를 쌓아온 애나 데 라 베가(소피아 카슨)는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목표를 마침내 이루게 된다. 바로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공부할 기회를 얻은 것이다. 애나는 정치 분야에서의 성취와 사회적 변화를 이끌겠다는 강한 포부를 품고 있었다.

 

동시에 미국에서 진행 중인 대선 캠프에도 원격으로 참여하며, 학업과 경력 모두를 완벽히 병행하려는 계획까지 세워 둔 상태였다. 그녀의 인생은 언제나 치밀한 목표와 계산으로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옥스퍼드에 도착한 첫날부터 애나의 삶은 뜻밖의 변수와 맞닥뜨린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전통적인 학문적 분위기 속에서 그녀는 익숙한 미국식 사고방식과는 전혀 다른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유럽 특유의 여유와 고전적 분위기는 애나에게 처음엔 낯설고 다소 불편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문학 강의에서 만난 제이미 데번포트(코리 밀크리스트)라는 청년은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계기가 된다. 제이미는 탁월한 지성과 매력을 지닌 인물이자, 옥스퍼드의 전통과 유머를 체화한 전형적인 영국인처럼 보였다.

 

처음 두 사람의 만남은 다소 투닥거림으로 시작되지만, 토론을 거듭하며 서로의 지적 매력에 끌리게 되고 결국 연인 관계로 발전한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제이미에게는 누구에게도 쉽게 털어놓지 못한 비밀이 있었다. 그는 시한부 병을 앓고 있었으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애나는 이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지만, 그와 함께하는 시간을 외면할 수 없었다.

 

사랑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속에서 그녀는 진짜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애나의 내적 갈등은 점점 깊어진다. 미국에서 기다리는 정치 커리어는 그녀의 오랜 꿈이었다. 그러나 제이미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계획된 미래보다 훨씬 더 소중하고 생생하게 다가왔다.

 

제이미는 애나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네가 진짜로 원하는 삶은 무엇이냐?”라는 물음은 애나가 스스로의 본질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두 사람은 옥스퍼드의 좁은 골목길을 걸으며, 템즈 강가에서 시를 읽으며, 삶의 유한함과 사랑의 무게를 함께 마주한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제이미의 병세가 악화되면서 찾아온다. 애나는 미국으로 돌아가 커리어를 이어가느냐, 아니면 옥스퍼드에 남아 사랑하는 사람 곁을 지키느냐의 기로에 선다. 제이미는 애나에게 자신 없이도 꿈을 좇으라며 이별을 준비하지만, 애나는 결국 그와 함께하는 현재를 선택한다. 그녀는 제이미와 마지막까지 옆을 지키며, 그가 사랑했던 시와 삶의 태도를 온전히 체득해 나간다.

 

영화의 결말에서 애나는 제이미가 남긴 철학을 이어받아 옥스퍼드에 남는다. 이전처럼 미래를 계획하는 삶이 아닌, 매 순간을 의도적으로 살아가는 삶으로 전환된 것이다. “인생의 골수를 모조리 빨아들이겠다”는 제이미의 말은 애나의 새로운 신념이 된다. 그녀는 제이미의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마주하며, 그가 남긴 시와 사랑을 전하고 새로운 길을 시작한다.

주요 인물 소개

앤나 데 라 베가 (Anna De La Vega)소피아 카슨 (Sofia Carson)

앤나는 미국 뉴욕 퀸즈에서 성장한 라틴계 청년이다. 정치학을 전공하며 야심 차게 커리어를 쌓아왔고, 어린 시절부터 목표로 삼았던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옥스퍼드에 오게 된다. 그녀는 미국에서 유력 정치 캠프에 몸담으며 미래를 철저히 설계해 둔 상태였고, 졸업 후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취업까지 확정된 상황이었다. 이처럼 모든 것이 계획된 삶을 살던 앤나는 영국이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신이 알지 못했던 내면의 빈틈과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

 

제이미 데이븐포트 (Jamie Davenport)코리 밀크리스트 (Corey Mylchreest)

제이미는 옥스퍼드 문학 강사로 등장하며, 앤나의 삶에 결정적 전환점을 제공하는 인물이다. 그는 뛰어난 지성과 매력적인 외모로 학생들에게도 사랑받지만, 동시에 자신만의 삶의 비극과 고통을 짊어진 채 살아간다. 어린 시절 형을 잃은 경험과 유전성 질환으로 인해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사실은 그를 삶과 죽음을 동시에 직시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그는 누구보다 현재를 진심으로 사는 법을 알고 있으며, 시와 사랑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으려 한다.

 

윌리엄 데이븐포트 (William Davenport)더그레이 스콧 (Dougray Scott)

제이미의 아버지 윌리엄은 부유한 가문 출신의 보수적 인물로, 아들의 삶과 죽음을 둘러싼 결정에서 갈등을 빚는다. 그는 아들의 선택을 존중하려고 하면서도 아버지로서 본능적인 보호 욕구와 죄책감을 동시에 느낀다. 특히 첫째 아들을 질병으로 잃은 과거는 그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고, 제이미에게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윌리엄은 영화에서 가족의 상실과 화해라는 부차적 서사의 핵심 인물로, 제이미의 병을 둘러싼 긴장감을 증폭시키는 동시에 앤나가 그 가족의 일부로 받아들여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앤토니아 데이븐포트 (Antonia Davenport)캐서린 맥코맥 (Catherine McCormack)

제이미의 어머니 앤토니아는 남편보다 훨씬 부드럽고 온화한 성격으로, 제이미와 앤나의 관계를 지지하며 아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그녀는 가족 내 갈등을 완충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자신의 아픔을 내면 깊숙이 감추는 캐릭터다. 앤토니아는 무조건적인 모성애를 대표하는 동시에, 슬픔과 상실을 조용히 견디는 강인한 여성으로 묘사된다.

 

찰리 버틀러 (Charlie Butler)해리 트레발드윈 (Harry Trevaldwyn)

찰리는 앤나의 룸메이트이자 가장 가까운 친구로, 영화의 무거운 정서 속에서 유머와 활기를 불어넣는 존재다. 그는 명랑하고 장난기 많은 성격이지만, 때때로 진지한 조언을 건네며 앤나의 고민을 듣는 든든한 조력자가 된다. 특히 앤나가 제이미의 비밀을 알게 된 후 혼란스러워할 때, 찰리는 그녀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도와주는 현실적 나침반 역할을 한다.

 

세실리아 놀스 (Cecelia Knowles)포피 길버트 (Poppy Gilbert)

세실리아는 제이미의 친구이자 앤나와 잠시 갈등을 겪는 인물이다. 그녀는 옥스퍼드 상류층 문화에 익숙한 전형적인 영국 상류층 여성으로, 처음에는 앤나를 이방인처럼 대하지만, 이야기 후반부에는 앤나와 제이미의 진심을 이해하고 화해한다. 세실리아의 변화는 영화가 보여주는 문화적 간극과 화해의 상징적 순간으로 기능한다.

총평

《옥스퍼드에서의 날들》은 처음 예고편이 공개되었을 때부터 ‘로맨틱 캠퍼스 드라마’라는 기대를 모았다. 브리저튼 시리즈로 유명해진 코리 밀크리스트와 소피아 카슨의 조합은 충분히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영화는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 삶과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품은 비터스윗 드라마에 가까웠다.

 

영화는 미국 뉴욕 출신의 야심찬 정치학도 앤나가 로즈 장학생으로 옥스퍼드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모든 것이 계획된 삶을 살아온 그녀는 이곳에서 우연히 문학 강사 제이미를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가치관 속에서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된다. 초반부는 유머와 설렘으로 가득하지만, 중반 이후 제이미가 시한부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영화는 완전히 다른 톤으로 전환된다.

 

이 전환은 예상 가능하면서도 강렬하며, 서사의 무게를 한층 더해준다. 연출 면에서 이안 모리스 감독은 옥스퍼드라는 공간을 한 편의 시처럼 담아낸다. 고풍스러운 도서관과 좁은 골목길, 템즈강의 잔잔한 물결은 주인공들의 감정과 어우러져 로맨틱하면서도 쓸쓸한 정서를 자아낸다. 특히 시 낭독 장면이나 두 주인공이 함께 유럽 도시들을 여행하는 장면은 영화의 서정적 매력을 극대화한다.

 

그러나 몇몇 평론가들이 지적했듯, 아름다운 풍경과 감각적 미장센이 때로는 이야기의 예측 가능성을 가리기 위한 장치처럼 보일 정도로, 서사 자체의 신선함은 다소 부족한 편이다. 배우들의 연기는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소피아 카슨은 앤나라는 캐릭터의 야망과 불안을 자연스럽게 그려내며, 목표와 사랑 사이에서 흔들리는 내적 갈등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코리 밀크리스트 역시 죽음을 앞둔 청년의 복합적 감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첫 영화 데뷔작으로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두 배우가 인터뷰에서 언급했듯, 촬영 첫날부터 서로 “즉각적인 케미스트리”를 느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영화 속 장면들이 증명한다.

 

다만 일부 관객들은 두 사람의 화학 작용이 폭발적이라기보다는 차분하고 잔잔해, 몰입감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작품의 주제의식은 분명하다. 계획된 미래와 현재의 순간, 야망과 사랑, 삶과 죽음이라는 이중적 가치가 끊임없이 대비되며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앤나는 미래를 향한 준비된 인물이지만, 제이미와의 만남을 통해 ‘지금 여기’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제이미의 죽음 이후 앤나가 골드만삭스의 안정된 길을 포기하고 옥스퍼드에 남아 강단에 서는 결말은, 한 인간이 사랑을 통해 성장하고 삶의 방식을 새롭게 선택하는 과정을 상징한다. 이 결말은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사랑이 남긴 유산과 성숙의 서사를 담아낸다.

비평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일부는 옥스퍼드의 풍경과 감정선이 어우러진 서정성을 높이 평가하며 “잔잔하지만 여운이 길게 남는 영화”라 평했다. 반면 다른 이들은 “로맨틱 드라마로서의 서사는 진부하고 예측 가능하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은 이 영화가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관객에게 삶의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드라마라는 점이다.

 

결국 《옥스퍼드에서의 날들》은 완벽한 작품은 아니지만, 사랑과 상실을 통해 성장하는 여정을 그리는 데 성공한 영화다. 삶의 덧없음과 동시에 순간의 소중함을 보여주며, 영국의 전통적 풍경 속에서 시적 감성을 빚어낸다. 로맨스를 기대하고 온 관객에게는 예상치 못한 눈물을, 상실의 이야기를 찾는 관객에게는 치유와 공감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넷플릭스 로맨스 장르 중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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