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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언홀리 트리니티(The Unholy Trinity 2025)] 줄거리, 인물 소개, 총평

by Roonion 2025.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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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홀리 트리니티 관련 사진

 

 

줄거리 요약

 

배경은 1870년대 후반 몬태나의 외딴 개척 마을 '트리니티'. 이야기의 서두는 한 남자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아이작 브로드웨이(팀 데일리)는 교수형을 앞둔 죄수로, 사형 직전 아들 헨리 브로드웨이(브랜든 레사드)에게 마지막 유언을 남긴다. “나를 함정에 빠뜨린 자를 찾아 그 죗값을 치르게 하라.” 이 말은 단순한 복수의 명령이 아닌, 아버지의 명예를 되찾고 진실을 파헤치라는 사명처럼 작용하며, 헨리를 깊은 내면적 여정으로 이끈다.

 

헨리는 이 유언을 따라 트리니티 마을로 향한다. 하지만 도착한 그곳은 이미 침묵과 공포, 그리고 오래된 증오로 물들어 있었다. 아이작을 함정에 빠뜨렸다고 알려진 전직 보안관은 이미 죽어 있었고, 마을은 누군가에 의해 조작되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난다. 그리고 현재 트리니티를 지키고 있는 이는 바로 가브리엘 도브(피어스 브로스넌). 그는 강직하고 이성적인 성품의 보안관으로, 한때 아이작과 깊은 인연이 있었던 인물이다. 그러나 헨리는 가브리엘이 아버지 죽음과 관련이 있다고 의심하며, 둘 사이의 갈등은 초반부터 첨예하게 부각된다.

 

이때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세인트 크리스토퍼'(사무엘 L. 잭슨)다. 그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수수께끼 같은 인물로, 겉으로는 떠돌이 구도자처럼 보이지만, 실은 아이작과 트리니티 마을의 오래된 비밀에 깊이 연루된 인물이다. 그는 헨리에게 종교적 조언자인 동시에 조력자로서 나타나지만, 그의 진짜 목적은 마지막까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영화는 그의 존재를 통해 신성과 죄, 정의의 모호함을 관객에게 끊임없이 질문한다.

 

한편, 마을에서는 원주민 여성 러닝 컵(코리안카 킬처)이 살인 혐의를 받고 사형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가브리엘은 객관적인 증거를 근거로 그녀를 보호하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편견과 집단적 분노로 그녀를 몰아세운다. 이 사건은 단순한 인종 갈등을 넘어서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가브리엘과 헨리의 가치관이 충돌하고 또 화합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시간이 흐르며 헨리는 아버지의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점차 파헤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의도치 않게 죽인 한 남자의 사건이 주변에 퍼지면서, 그는 현상금 사냥꾼들의 표적이 된다. 이를 계기로 헨리는 본능적으로 총잡이로서의 자질을 드러내고, 세인트 크리스토퍼와 가브리엘은 그런 헨리를 중심으로 각각의 방식으로 도움을 준다. 이들은 갈등과 대립 속에서 묘한 유대감을 형성해 나가며, 세 남자의 길은 점차 교차한다.

 

결국 영화는 이 ‘불완전한 삼위일체’ 헨리, 가브리엘, 크리스토퍼가 각자의 과거를 직면하고,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협력하게 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클라이맥스를 맞이한다. 마지막 총격전은 단순한 액션이 아니라, 진실과 구원의 대가를 묻는 상징적 장면으로 그려진다. 헨리는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고, 가브리엘은 법과 인간성 사이에서 균형을 되찾으며, 크리스토퍼는 오랜 죄책감과 망령을 마침내 끊어낸다.

 

 

 

 

주요 인물 소개

 

가브리엘 도브 (Gabriel Dove) – 피어스 브로스넌 (Pierce Brosnan)

트리니티 마을의 현직 보안관이다. 그는 아일랜드계 이민자 출신으로, 미국 서부의 무법성과 편견 속에서도 법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원칙에 철저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그는, 마을을 둘러싼 혼란 속에서도 중심을 잡아주는 기둥 같은 존재다. 피어스 브로스넌은 이 역할을 통해 노련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서부극 장르의 전통적 영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세인트 크리스토퍼 (St. Christopher) – 사무엘 L. 잭슨 (Samuel L. Jackson)

영화에서 가장 신비로운 인물이다. 그는 떠돌이처럼 나타나 헨리와 가까이 있지만, 그 목적은 끝까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과거 아이작 브로드웨이와도 연관이 있는 그는 헨리에게 조언자이자 유혹자, 그리고 때로는 시험자 같은 존재로 작용한다. 사무엘 L. 잭슨은 그 특유의 냉소와 위트를 담아낸 연기로, 선과 악이 뒤섞인 불가해한 캐릭터를 완성했다. 크리스토퍼는 결국 영화의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핵심 인물이다.

 

헨리 브로드웨이 (Henry Broadway) – 브랜든 레사드 (Brandon Lessard)

그는 억울하게 처형당한 아버지 아이작의 마지막 유언을 가슴에 새기고, 복수를 위해 트리니티로 찾아온 청년이다. 격정적인 분노와 정의감, 그리고 아버지를 향한 연민이 그를 움직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는 단순한 복수를 넘어서 마을과 자신의 과거, 그리고 자신이 지닌 무력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게 된다. 브랜든 레사드는 헨리의 성장과 내면의 동요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다.

 

아이작 브로드웨이 (Isaac Broadway) – 팀 데일리 (Tim Daly)

영화 시작부터 교수형을 당하는 인물로 등장하지만, 그의 과거와 죽음은 영화 전반에 걸쳐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그는 과거의 죄와 비밀을 안고 있었고, 헨리의 내적 여정을 이끄는 강력한 존재로 남는다. 그의 죽음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동력이며,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드러나는 대목마다 감정의 무게가 실린다.

 

러닝 컵 (Running Cub) – 코리안카 킬처 (Q’orianka Kilcher)

그녀는 블랙풋 부족 출신의 원주민 여성으로, 살인 혐의를 받고 마을 사람들에게 몰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그녀의 사건은 트리니티 마을의 인종적 편견과 법의 이중성을 상징하며, 가브리엘 보안관의 인간성과 원칙 사이의 고민을 더욱 극대화시킨다. 러닝 컵은 피해자이자 투쟁자, 그리고 마을의 양심을 일깨우는 존재로 작용하며 관객의 공감을 이끈다.

 

사라 도브(Sarah Dove) - 베로니카 페르레스 (Veronica Ferres)

그녀는 가브리엘의 아내로서 남편의 내면적 고통과 외부의 갈등 사이에서 조용하지만 단단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총평

 

영화 《언홀리 트리니티》는 전통 서부극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배우들의 존재감과 상징적인 인물 구성을 통해 드라마적 긴장을 유지하는 작품이다. 영화는 복수, 정의, 구원이라는 서부극의 오래된 주제를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전개하지만, 그 전개 방식이나 미장센에서는 새로움을 보여주기보다는 익숙한 장면들의 반복 속에서 안정적인 감상을 추구하는 인상이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교수형을 당한 아버지 아이작 브로드웨이의 죽음을 목격한 아들 헨리의 복수 여정이 있다. 헨리는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에 따라 트리니티라는 마을을 찾아가지만, 그곳은 이미 오래된 증오와 비밀이 뒤엉킨 불안정한 공간이다. 이 마을에서 그는 정의와 법을 고수하는 보안관 가브리엘 도브를 만나고, 또한 신비로운 떠돌이이자 옛 동료인 세인트 크리스토퍼와 조우하게 된다.

 

영화는 이 세 인물의 갈등과 연대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언홀리 트리니티'라는 제목처럼 서로 다른 세 가치 분노, 질서, 혼돈이 하나의 이야기 구조 안에서 충돌하고 묶여간다. 피어스 브로스넌은 가브리엘 도브 역으로 출연해, 중후하고 균형 잡힌 연기를 선보인다. 그는 말보다 시선과 무게감으로 마을을 지탱하는 보안관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고, 사무엘 L. 잭슨은 세인트 크리스토퍼 역을 통해 전형적인 서부극 캐릭터에 예측 불가능한 에너지를 더했다.

 

그는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말들을 흘리며 헨리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관객에게도 이 인물이 구원자인지 파괴자인지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주연을 맡은 브랜든 레사드는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다. 청년 복수극의 주인공으로서 감정의 폭이나 내면의 혼란을 충분히 설득력 있게 담아내지 못해, 관객의 몰입을 끌어내는 데는 다소 한계가 있다.

 

서사 구조 측면에서 다소 보수적이다. 캐릭터 간 갈등은 비교적 명확하지만, 이야기의 전개는 예측 가능하며, 중반 이후 플롯의 긴장감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복수극의 본질인 감정의 분출보다는, 인물 간의 대사와 철학적 충돌에 비중을 두고 있어 서부극의 스펙터클을 기대한 관객에겐 다소 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구성은 영화가 단순한 장르 오락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죄의식과 구속, 그리고 도덕적 선택에 대해 질문하는 의도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인상 깊은 부분은 원주민 여성 러닝 컵을 둘러싼 마을의 갈등 구조다. 그녀는 살인 혐의로 몰리지만, 실상은 인종적 편견과 오랜 차별의 희생자이다. 이 갈등을 통해 영화는 서부극의 틀 안에서 인종과 정의, 공동체의 진실을 드러내려는 시도를 한다. 다만 이 주제의식이 충분히 깊게 다뤄지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연출을 맡은 리처드 그레이 감독은 장르적 미장센과 음악, 의상 등에서 전형적인 서부극 분위기를 잘 살려냈으며, 95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 내에서 완결성 있는 이야기를 끌어낸다. 그러나 영화 전체가 평범하게 흘러가는 가운데, 새로움을 기대했던 관객에게는 인상 깊은 장면 하나 없이 끝나버린 영화처럼 느껴질 수 있다.

 

총평하자면 《언홀리 트리니티》는 웨스턴 장르의 오래된 공식 위에서 안정적인 이야기와 몇몇 인상적인 연기 앙상블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브로스넌과 잭슨의 존재감은 확실했지만, 중심 플롯과 캐릭터의 힘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새로운 시도를 하진 않지만, 장르 팬에게는 나쁘지 않은 시간으로 남을 수 있는 작품이다. 웨스턴의 관습적 매력을 고전적인 방식으로 즐기고 싶은 관객에게는 적당한 영화지만, 현대적 해석이나 감정의 깊이를 기대했다면 아쉬움이 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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