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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애스트로넛 (The Astronaut 2025)] 줄거리, 인물 소개, 총평

by Roonion 2025.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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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스트로넛 관련 사진

 

줄거리 요약

영화는 깊은 우주 속, 조용한 무중력 공간에서 시작된다. 어둠을 가르며 천천히 회전하는 캡슐 안, 샘 워커(케이트 마라)는 무전기로 누군가에게 마지막 교신을 시도한다. “여기는 워커, 응답 바란다.” 그러나 잡음만이 돌아올 뿐이다. 그녀의 얼굴은 땀과 피로 범벅되어 있고, 우주복의 헬멧에는 금이 가 있다. 갑작스러운 폭발음, 그리고 화면은 번쩍이는 빛과 함께 암전 된다.

 

다음 장면, 샘은 바다 위에서 구조된다. 파란 하늘 아래로 구조 헬기가 다가오고, 그녀는 부서진 캡슐 조각들 사이에 표류하고 있다. 카메라는 수면 위를 천천히 훑으며, 마치 생환이 아니라 새로운 탄생을 암시하듯 그녀를 비춘다. 헬기 안에서 깨어난 그녀는 어렴풋이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그건 구조대원의 음성이 아닌, 낯선 언어의 속삭임이다.

 

며칠 후, 샘은 외딴 재활 시설로 옮겨진다. 푸른빛이 깔린 인테리어, 유리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 마치 감시와 보호가 동시에 이뤄지는 곳이다. 그녀의 담당자는 NASA와 군의 협력 기관 소속 윌리엄 해리스 장군(로렌스 피시번). 그는 친절하지만 거리감 있는 미소로 그녀를 맞이한다.


“지금은 안정이 필요합니다, 워커 대위. 당신의 기억은 천천히 돌아올 겁니다.”
그러나 샘은 그를 의심스럽게 바라본다. “정말… 돌아온 게 저뿐인가요?”
그 짧은 대사에 담긴 불안이 영화 전체를 지배한다.

 

시설 안의 하루는 단조롭지만 이상하다. 샘은 식사를 하고, 검사실에서 신체 스캔을 받으며, 심리치료사와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매일 밤, 그녀의 방 안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벌어진다. 유리창 너머의 형체 없는 그림자, 정전 후 벽에서 들려오는 숨소리, 그리고 창문에 생긴 손자국 같은 흔적. 그녀는 공포에 질려 도움을 청하지만, 아침이 되면 흔적은 사라져 있다.

 

한밤중, 샘은 꿈을 꾼다. 자신이 우주복을 입고 떠돌고 있고, 옆에는 다른 존재가 있다. 그것은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움직임은 부자연스럽고, 마치 복제된 생명체처럼 보인다. 꿈에서 깨어난 그녀는 자신의 팔에 작은 상처를 발견한다. 그 부위가 미세하게 움직이는 듯하다. 영화는 이 지점에서 심리 스릴러와 SF 호러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이후 샘은 시설 내 CCTV의 위치를 파악하고, 자신이 감시받고 있음을 확신한다. 그녀는 몰래 시스템을 해킹해 보안 영상을 확인한다. 그 화면에는 믿을 수 없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다 — 검사실 침대 위에서 잠든 그녀의 몸이 움직이지 않는데, 무언가가 그녀의 옆에서 함께 호흡하고 있다.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그녀의 형체를 따라 하는 것처럼.

 

그녀는 해리스 장군에게 영상의 진위를 묻지만, 그는 차갑게 대응한다. “당신은 여전히 충격 상태입니다. 우리가 당신을 보호하고 있어요.”


그러나 샘은 점점 그들이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시설 벽면의 경고문, 반복되는 생체검사, 주기적인 약물 투여 — 모든 것이 자신을 ‘치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억제하거나 감시하기 위한 절차로 느껴진다.

 

절망한 샘은 몰래 탈출을 시도한다. 그녀가 달려 나가는 복도는 붉은 경보등이 깜빡이고, 경고음이 울린다. 벽의 스피커에서는 정체 모를 음성이 반복된다. “당신은 안전합니다. 돌아가세요.”


하지만 샘은 멈추지 않는다. 문을 열고 뛰쳐나간 그녀는 폐쇄된 격납고 같은 공간에 들어선다. 그곳에서 그녀는 진실을 본다 — 자신의 우주선 캡슐이 해체된 채, 내부에서 이상한 생체 조직이 자라나고 있는 광경. 그것은 살아 있는 듯 꿈틀거리고, 그녀의 심장 박동과 동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 순간, 플래시백처럼 사고 당시의 기억이 떠오른다. 우주에서 들었던 목소리, 파편 충돌 직전 빛 속에서 보았던 형체. 그것은 단순한 외계 존재가 아니라, 자신과 결합한 또 하나의 의식이었다. 그녀는 이미 인간이 아닌 존재로 변모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결말부에서 샘은 자신을 추적하는 보안요원들을 따돌리고 캡슐 속으로 들어간다. 그녀의 몸은 빛으로 물들며, 피부 아래서 미세한 움직임이 일어난다. 해리스 장군이 모니터를 통해 그 모습을 바라보며 속삭인다. “우린 그녀를 잃은 게 아니야. 새로운 시작이야.”

 

마지막 장면. 샘은 캡슐 안에서 눈을 뜬다. 창밖으로 푸른 지구가 멀어진다. 그녀의 목소리가 들린다. “내가 돌아온 게 아니야. 그들이 나를 선택했어.” 화면은 완전히 백색으로 사라지고, 미묘한 진동음만 남는다.

 

주요 인물 소개

샘 워커 (Sam Walker) - 케이트 마라 (Kate Mara)

샘 워커는 이 작품의 중심이자 모든 사건의 축을 이루는 인물이다. 그녀는 우주 비행사(astronaut)로서 첫 임무를 마치고 귀환한 뒤, 심각한 외상과 기이한 현상을 겪으며 점차 자신이 더는 완전한 인간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혹에 휩싸인다. 영화는 대부분 그녀의 시점에서 전개되며, 그녀가 겪는 불안, 환각, 신체 변화, 그리고 진실 추구가 극의 핵심 갈등 요소이다.

 

윌리엄 해리스 장군 (General William Harris) - 로렌스 피시번 (Laurence Fishburne)

윌리엄 해리스 장군은 샘에게 있어서 보호자이면서 동시에 감시자 역할을 한다. 그는 정부·NASA 측 인물로, 샘을 안전 주택에 격리시키고 의료/과학적 관찰 하에 두며, 동시에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거나 조작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그의 권위와 말투는 단호하며 중압감이 있다. 그는 샘의 상태에 대해 자주 진단하거나 설명을 제시하지만, 그 설명들이 모두 믿음직스럽지는 않다. “무엇이 당신과 함께 돌아왔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장군은 방어적이고 통제 중심적인 행동을 취한다.

 

마크 워커 (Mark Walker) - 가브리엘 루나 (Gabriel Luna)

마크는 샘의 남편이다. 영화 내에서 그의 등장은 간헐적이지만 정서적 무게가 크다. 샘이 안전 주택에 격리되어 있을 때 전화나 직접 방문 등을 통해 그녀와 접촉하려 한다. 그는 샘에게는 ‘지구에서 남아 있는 삶’의 상징이며, 그녀가 변화하고자 하는 바깥세계, 잃어버린 일상, 가족, 인간적 관계의 연결고리다.

 

미셸 아이든 박사 (Dr. Michelle Aiden) - 이바나 밀리체비치 (Ivana Miličević)

미셸 아이든 박사는 과학적/의료적 분석의 축을 담당한다. 그녀는 샘의 이상 증상들을 과학자, 의사, 관찰자로서 다루며, 샘의 말과 증거들 간의 간극을 다듬고 설명하려는 역할을 한다. 멍, 신체 조직의 비정상적 변화, 환각 등의 증상 가운데 어떤 것은 생물학적으로 설명 가능하다는 가설을 제시하고, 때로는 치료 가능성을 모색한다.

 

발 (Val) - 메이시 그레이 (Macy Gray)

발은 조연이지만 영화의 분위기와 미스터리 전개에 중요한 색채를 더한다. 그녀는 안전 주택 내 혹은 그 주변에서 샘과 함께하거나 그녀의 변화에 반응을 보이는 인물이다. 발은 감성적 대사보다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밤에 들리는 소리나 이상한 기운에 대해 샘에게 경고하거나, 샘의 상태를 목격하지만 명확히 말로 표현하지 않는 인물로, 관객이 “정말 뭔가가 있다”는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지 (Izzy) - 스카를렛 홈즈 (Scarlett Holmes)

이지는 샘과 마크의 딸이다. 그녀는 영화에서 희망과 순수, 그리고 샘에게 있어서 감정적으로 가장 소중한 존재로 그려진다. 이지의 존재는 샘이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한 정서의 끈이며, 샘이 인간성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기억의 역할을 한다.

 

총평

《애스트로넛》은 우주에서 돌아온 한 여성이 겪는 심리적 혼란과 기이한 변화를 중심으로, 고립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공포와 미스터리를 그린 SF 스릴러다. 제시 벌리(Jess Varley)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케이트 마라(Kate Mara)가 주인공 샘 워커 역을 맡은 이 작품은 ‘우주 귀환자’라는 소재를 외계 생명체와 인간 정체성의 경계선 위로 끌어올린다.

 

초반부 연출은 매우 탄탄하다. 영화의 도입부는 샘이 우주선 파편 충돌 사고로 지구에 귀환하는 충격적인 순간으로 시작한다. 이 장면은 시각적 긴장감과 사운드 디자인이 잘 어우러져 관객을 단번에 작품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이후 그녀가 격리된 고보안 주택(safe house)으로 옮겨지는 장면에서는 공간의 건축적 미학과 차가운 인테리어가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유리 벽, 정밀한 조명, 음향적 잔향 등이 샘이 처한 심리적 고립을 시각적으로 반영한다는 평이 많다. 

 

케이트 마라는 거의 대부분의 장면을 홀로 책임지며, 그녀의 연기는 작품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그녀가 겪는 환각, 신체 변화, 고통과 혼란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전달하려는 시도가 돋보이며, 일부 리뷰는 “마라의 연기가 영화를 살린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영화가 높은 기대를 모았던 만큼, 후반부 전개에서 아쉬움을 남긴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결말부에서 드러나는 반전이나 진실 공개 장면이 다소 급작스럽고 연결성이 약하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중반까지 쌓아 온 긴장감과 미스터리가 결말 쪽으로 가면서 급격한 톤 변화로 이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콜라이더(Collier) 등은 “첫 2/3부는 매끄럽게 움직이지만, 결말에서는 연출이 흔들린다”고 지적하며, 디지털 효과나 CG 품질이 몰입을 저해하는 지점으로 작용한다고 언급한다. DreadCentral 리뷰도 “처음엔 장르적 가능성이 보이지만 마지막 부분이 이야기를 망친다”고 평한다. 

 

비평가들은 또한 영화가 클리셰나 장르적 익숙한 구성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즉, 이미 여러 작품에서 보아 온 “고립된 공간에서 외계 위협” 서사의 틀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에는 분명 눈여겨볼 점이 있다. 첫째, 미장센과 사운드 디자인 측면에서의 완성도다. 공간감과 음향, 조명 구성이 감정선을 보조하는 방식이 인상적이라는 평이 많다. 특히 어둠 속 정적, 바람 소리, 유리벽 너머 음향 효과 등이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요소로 작동한다는 평가가 있다. 

 

둘째, 정체성과 존재를 흔드는 주제적 질문이다. 샘이 겪는 신체 변화는 단순히 외계 침입자의 침입이라기보다, 그녀 자신이 더는 완전한 인간일 수 없다는 정체적 위기를 암시한다. 이 점이 과학적 설명 영역과 초자연적 공포의 경계를 가르는 지점이 되며, 관객에게 존재론적 질문을 던진다.

 

셋째, 시나리오와 연출적 시도 측면에서의 가능성이다. 이는 제시 벌리가 장편 연출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시각적 감각과 미스터리를 조성하는 데 일정 성과를 보였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일부 평론에서는 앞으로의 걸작을 예고하는 “가능성 있는 감독”으로 언급되곤 한다.

 

총평하자면, 《애스트로넛》은 전반적으로 흥미롭고 유망한 시도작이지만, 후반부에서의 내러티브 완급 조절과 반전의 마무리에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케이트 마라의 존재감과 시각적 연출이 작품의 중심을 단단히 잡지만, 결말까지 이를 견인하지 못한 면이 있다.

 

그럼에도 SF 공포 장르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정체성의 주제적 탐구가 돋보이는 작품이며, 완벽한 걸작이라기보다는 “기대 이상의 가능성을 품은 영화”라고 보는 쪽이 균형 있는 평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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