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요약
이야기는 미래의 어느 시점, 유전자 개조 기술이 일상화된 사회를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인간이 태어나기 전 혹은 어린 시절에 다양한 ‘개선’(alteration)을 거쳐 초능력적 혹은 향상된 능력을 갖는 것이 보편화된 이 세계에서, 반대로 그 과정을 거치지 못하거나 거부당한 존재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개선된 인간(Genetics)’이 주도하는 사회에서 주변부로 밀려나 “특별하지 않은 존재(Specials)”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갑니다.
주인공인 레온(톰 펠튼)은 바로 이런 Specials 중 하나입니다. 그는 과거 자신의 아버지가 유명한 정치인이었고, 태아 시절부터 개선 절차가 시도되었지만 실패해 개선되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이로 인해 그는 어머니의 죽음, 아버지와의 단절 등 깊은 상처를 안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거의 ‘버려진 존재’로 취급받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레온과 함께 이 세계의 또 다른 주변 인물로 클로에(엘리자베타 부굴로바)가 등장합니다. 그녀 역시 개선을 받지 못해 외톨이로 살아가며, 레온이 그녀를 돌보는 보호자 혹은 동료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둘은 함께 생계 수단으로 불법 생체개조(black-market biomodification)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이는 ‘공식적으로 개선된’ 인간들에게만 열려 있는 권력과 특권을 우회하려는 그들의 방식입니다.
이제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됩니다. 레온과 클로에는 불법 생체개조 고객의 요청을 받고, ‘제네시스 트리(Genesis Tree)’라 불리는 특별한 생체식물의 꽃을 훔쳐내는 임무에 가담합니다.
이 식물은 핵전쟁 이후 아마존 숲 어딘가에 나타난 신비한 존재로, 이 꽃을 통해 인간의 능력 향상이나 유전자 조작이 가능하다는 설정이 깔려 있습니다. 레온은 이 꽃을 이용해 자신도 한계였던 몸을 보조 수트(exosuit)를 통해 보행하거나 뛰는 수준까지 회복시키고, 클로에와 함께 생체개조 사업을 전개해 나갑니다.
그러나 이 임무가 단지 돈벌이 차원이 아니었음이 드러납니다. 어느 날 레온과 클로에는 ‘개선된 인간’들이 모여 사는 지역에서 생체개조 수리를 해주기 위해 가게 방문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안티-제네틱(Anti-Genetics)’이라 자칭하는 폭력 조직의 공격사건에 휘말립니다.
이 조직은 표면상으로는 ‘개선받지 못한 자들의 저항’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개선된 인간’ 사회의 권력 유지 장치로 기능하는 거대한 음모의 일부였습니다. 레온과 클로에는 이 현장에서 우연히 현장에 있었고, CCTV에 찍히며 사건에 연루되어 도망자 신세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레온은 자신의 아버지이자 위정자인 정치인 프랭크 케슬러(리처드 브레이크)와 개선된 인간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마주하게 됩니다. 케슬러가 추진 중인 ‘제안 제42호(Prop 42)’ 법안은 공식적으로는 “모든 인간이 개선될 기회를 갖는다”는 평등의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는 Specials를 통제하고 생체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음흉한 계획이었습니다.
레온은 자신의 출생부터 개선 실패자로 낙인 찍힌 사연(어머니가 개선 실험 중 사망하고,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을 ‘특별한 존재’가 아닌 실패자로 인식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의 존재와 선택이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임을 깨닫습니다.
클로에는 레온과의 공조 속에서 안티-제네틱 조직의 실체를 탐사하게 됩니다. 조직원 중 한 명의 가면을 벗기고, 그가 군 특수부대 지휘관 휴즈 대령(Captain Hughes)이라는 사실을 발견하며, 이 조직이 사실은 Specials를 범죄자처럼 포장해 여론을 조작하고, 결국 케슬러가 추진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진실이 드러납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레온과 클로에는 케슬러와 휴즈의 음모를 폭로하기 위한 작전을 감행합니다. 레온은 생체수트를 입고 직접 싸움에 나서며, 클로에는 증거 영상을 확보해 방송과 경찰에 공표하려 합니다. 결국 경찰이 개입하고 케슬러와 휴즈의 실책이 드러나면서 제42호 법안과 개선 중심의 차별적 제도가 폐기됩니다.
그러나 영화는 단순히 “모든 문제 해결”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케슬러는 도망치는 장면으로 남고, 레온과 클로에도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음을 암시하며 속편 여지를 남깁니다.
주요 인물 소개
레온 (Leon) – 톰 펠튼 (Tom Felton)
레온은 이 작품의 중심 주인공으로, ‘개선되지 못한 존재’ 즉 사회에서 유전자 개조나 신체·지능 향상 절차를 거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그의 출발은 결코 평탄하지 않습니다. 그는 본래 태아 혹은 출생 직후 개선 시술을 받아야 했으나 실패했고, 그로 인해 사회적으로 낙인찍힌 채 살아갑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그는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인 정치인과도 결별하게 되는 상처를 안고 있습니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레온은 단순히 피해자로 머무르지 않고 세상에 맞서 싸우려는 저항자로 변모합니다. 자신의 신분이 ‘Special’로 규정된 구조적 차별을 깨부수려는 흐름 속에서, 그는 기술·신체·정의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 나아갑니다. 그 여정이 곧 영화의 중심 축이기도 합니다.
클로에 (Chloe) – 엘리자베타 부굴로바 (Elizaveta Bugulova)
클로에는 레온과 함께 등장하는 인물로, 그는 레온의 동반자이자 보호자처럼 보이는 존재입니다. 마찬가지로 ‘개선받지 못한 자’로 살아가며, 사회적으로 고립된 채 외톨이로 존재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레온과 함께 연대하고, 함께 움직이면서 자신의 위치를 바꿔가려 합니다. 클로에는 내면의 상처와 외로움을 감싸 안고 있으며, 레온과의 관계를 통해 ‘같이 변화하는 존재’로 성장해 나갑니다. 그의 결단과 행동이 이야기의 전환점 중 하나가 되며, 이를 통해 영화가 단순히 ‘기술로 극복한다’는 구조가 아님을 보여 줍니다.
프랭크 케슬러 (Frank Kessler) – 리처드 브레이크 (Richard Brake)
프랭크 케슬러는 이 작품에서 권력을 쥔 정치인이자 제도권의 상징으로 등장합니다. 그는 ‘제안 제42호(Prop 42)’라는 법안을 추진하며 사회 전체에 개선된 인간(Genetics) 중심의 질서를 제도화하려 합니다. 표면상 이 법안은 “모든 인간이 개선될 수 있다”는 평등의 이상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개선받지 못한 인간(Specials)을 통제하고 착취하려는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그의 캐릭터는 단순한 악역이라기보다는, 사회 구조 속에서 제도화된 차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드러내는 장치로 기능합니다. 관객은 그를 통해 “개선된 인간이 과연 이상적인가”, “제도는 누구를 위한가”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지게 됩니다.
미라 (Mira) – 애기 K. 애덤스 (Aggy K. Adams)
미라는 개선된 인간 사회 또는 그 주변에서 활동하는 인물로, 레온과 클로에가 직면하게 되는 구조적 문제의 중간지점에 서 있는 존재입니다. 그녀는 레온 일행과 직접 대립하거나 협력하는 큰 축은 아니지만, 이들이 속한 세계의 다른 측면을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의 존재는 기술이 제공하는 가능성뿐 아니라 그 이면의 위험과 책임을 상징하며, 관객의 시선을 그저 ‘영웅이 되어라’ 쪽으로만 향하게 하지 않고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하게 만듭니다.
하워드 (Howard) – 알렉세이 필리모노프 (Aleksey Filimonov)
하워드는 개선되지 못한 인간 혹은 그 주변부 흐름 속에서 레온과 클로에가 만나게 되는 또 하나의 인물입니다. 그는 생체개조 혹은 기술적 보조 수트(exosuit) 등 레온이 변화의 가능성을 탐색할 때 기술적 조력자로 등장합니다. 하워드라는 인물은 기술적 희망이 곧 문제의 해결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암시하며, 관객에게 ‘기술이 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 ‘변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총평
영화 《알터드》는 유전자 개조 기술이 일상화된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인간의 능력이 곧 사회적 지위가 되는 세계에서 소외된 이들의 투쟁을 그린 디스토피아 SF 작품이다.
겉으로 보면 생체 강화와 정치적 음모, 불법 개조 시장 등 장르적 요소를 결합한 액션 스릴러처럼 보이지만, 그 중심에는 “기술이 인간을 더 나은 존재로 만드는가, 혹은 계급을 더욱 공고히 만드는가”라는 비판적 질문이 자리한다.
유전자 조작이 가능해지면 인간의 불평등이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극단화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은 분명 흥미롭고, 세계관 자체도 관객에게 사고할 여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여러 리뷰는 이 작품의 세계관 설정이 흥미롭고 잠재력이 있다고 언급한다.
그러나 작품이 가진 주제적 야심에 비해 완성도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분명하다는 것이 대부분의 비평의 의견이다. 시나리오의 구성은 직선적이면서도 기승전결의 연결이 부드럽지 못해 전개가 종종 끊기는 느낌을 주며, 이는 극의 리듬을 떨어뜨린다. 비평가들은 영화가 스토리의 감정적 동력을 충분히 구축하지 못한 채 진행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리뷰에서는 인물 간 갈등과 사건의 흐름이 깊이 있게 다뤄지지 않아 영화가 전달하려던 메시지가 제대로 완성되지 못한 듯 보인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특히 캐릭터 구축의 미비는 작품의 설득력을 약화시키는 요소 중 하나다. 주인공 레온의 감정적 상처나 사회적 위치가 서사적으로 충분히 누적되었다면 관객이 그의 선택에 몰입할 수 있었겠지만, 영화는 많은 부분을 설명 없이 지나가면서 관객에게 인물의 심리를 추론하도록 맡겨 버린다.
기술적 딜레마를 개인적 서사와 연결하려는 시도는 있었으나 생략과 압축이 많아 감정선이 선명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연출 역시 장면 전환의 속도 조절에서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감정이 필요한 장면과 액션이 필요한 장면의 호흡이 부조화하며, 장면마다 힘을 실어야 할 순간을 효과적으로 조율하지 못해 영화의 리듬이 자주 흐트러진다는 지적이 존재한다 .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저예산 또는 중견 예산의 SF 영화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각효과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세계관의 스케일에 걸맞은 완성도를 보여주기에는 부족하다. 세트·효과·액션 사이의 균형이 다소 불안정하고, SF적 이미지가 서사를 압도하지도, 반대로 서사를 확실하게 뒷받침하지도 못하는 중간 지점에 머문다.
한 비평은 속도감과 연출 리듬의 실패를 문제로 지적하며 영화가 극적 전개를 이끌어갈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작품의 의미를 간단히 폄하하기는 어렵다. 영웅적 인물이 구원자로 등장하여 정의를 실현하는 전형적인 서사가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실패한 존재”로 규정된 인물이 스스로 존재를 증명하려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영화는 확실한 정체성을 지닌다.
기술적 향상이 정상성의 기준이 된 세계에서, 향상되지 못한 존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계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는 서사는 디스토피아 SF가 전통적으로 다뤄 온 주제와 맞닿는다. 완성도는 부족할지라도 영화가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묵직하게 남는다.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알터드》는 매우 흥미로운 콘셉트와 의미 있는 문제의식을 갖춘 작품이지만, 각본과 연출의 정교함 부족으로 인해 그 잠재력이 온전히 실현되지 못한 영화라고 평가할 수 있다.
강한 세계관과 정치적·윤리적 테마를 다루는 SF를 선호하는 관객이라면 충분히 시도해 볼 가치가 있지만, 스토리의 정교함·감정선의 입체성·액션 완성도를 고루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만족도가 다소 낮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