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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더 (Other, 2025)] 줄거리, 인물 소개, 총평

by Roonion 2025.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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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 관련 사진

 

줄거리 요약

앨리스(Alice)는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어머니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어린 시절을 보냈던 외딴 별장으로 돌아갑니다. 어머니 엘레나(Elena)의 죽음은 잔혹하고 기이한 형태로 이루어졌고, 그 집은 주변이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이웃이 거의 없는 고립된 공간입니다.


앨리스는 처음에는 단순히 어머니의 장례 및 유산 정리를 위해 돌아온 듯 보입니다. 그러나 그녀가 집 안으로 들어서면서부터 이상한 기운이 감도는 공간이 그녀를 맞이합니다.

 

집 내부에는 어마어마한 수준의 감시 설비가 설치되어 있고, CCTV나 감지 센서 등이 사방에 설치돼 있는 듯한 장치들이 존재합니다. 집은 단순한 가정의 집이 아닌 감시·기록을 위한 공간처럼 느껴집니다.

 

앨리스는 어머니가 남긴 VHS 테이프나 녹화 영상들을 발견하며 자신의 어린 시절이 단순히 잔잔하지 않았음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어머니는 과거 미인 대회 무대나 뷰티 페이지언트 출신으로 보이며, 앨리스를 어린 나이부터 무대에 내세우고, 엄격한 다이어트와 훈련을 강요했던 듯한 흔적이 영상 속에 남아 있습니다.

 

이런 과거는 앨리스에게 깊은 상처로 남아 있고, 그녀는 어머니와의 관계를 복합적으로 재정립해야만 하게 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집 안팎에서는 점점 더 불길한 사건들이 벌어집니다. 숲 속 또는 지하 저장실 같은 공간에서 기이한 생물체 혹은 존재가 앨리스를 주시하고 있다는 암시가 반복됩니다. 이 존재는 주로 얼굴을 찢는 듯한 잔혹한 행위를 보이고, 인간의 얼굴이라는 ‘형태’와 미(美)에 대한 강박 또는 폭력적 전환을 암시합니다.

 

집 안의 감시카메라 화면, 복도 뒤의 그림자, 낡은 드론 영상 등은 앨리스가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기만인지 헷갈리게 만듭니다.

 

앨리스는 점차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억눌러 온 기억들과 대면해야만 합니다. 어머니가 구축했던 집과 감시체계, 그 아래서 자랐던 앨리스의 정체성은 흔들리고, 앨리스는 단순히 어머니의 죽음을 조사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존재와 과거를 들여다보는 과정으로 빠져듭니다.

 

집이라는 외부 공간이 곧 내부의 마음속 공간과 겹쳐지면서, 관객은 앨리스의 시선을 통해 ‘기억이란 무엇인가’, ‘감시당하거나 감시하는 삶이란 무엇인가’, 또 ‘미(아름다움)와 폭력의 경계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영화 중반부에 들어서면 앨리스는 더 이상 단순히 과거를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게 됩니다. 감시와 기록이 자신을 향하고 있음을 인식하게 되고, 그 감시의 주체가 단순한 기계나 집만이 아니라 어머니가 남긴 뜻과 상처일 수 있다는 깨달음이 다가옵니다.

 

또한 외부의 괴생명체적 존재 역시 이 가족사 안에서 태어난 폭력의 상징일 수 있다는 불안한 해석이 관객 앞에 펼쳐집니다. 집의 시스템이 그녀를 보호하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감시자의 역할을 하며 그녀를 옥죄고 있는 듯한 이중성이 영화의 긴장을 형성합니다.

 

결국 영화의 말미에는 앨리스가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고, 어머니에 의해 만들어진 감시의 집을 나설 것인가 혹은 그 집 안에 남아 그 무언가와 대면할 것인가 하는 선택의 순간이 다가옵니다.

 

그러나 영화는 명확한 해피엔딩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대신 ‘얼굴이 보이지 않는 존재’, ‘감시 카메라가 찍은 나의 모습’, ‘감정과 기억이 결합된 죽음’ 등 복합적인 이미지들을 통해 관객에게 여운을 남깁니다.

 

주요 인물 소개

앨리스 (Alice) – 올가 쿠릴렌코 (Olga Kurylenko)

앨리스는 이 영화의 중심인물로, 어릴 적 자신이 자란 외딴집으로 돌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녀는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어머니의 죽음 소식을 듣고 귀환하게 되며, 그 집에서 겉보기엔 변하지 않은 듯 보이지만 어딘가 석연치 않은 감각과 마주하게 됩니다. 앨리스는,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공포가 중첩된 인물입니다. 영화 초반 그녀는 비교적 담담히 귀환하지만, 집 안에 설치된 정교한 감시 설비, 녹화된 영상물들, 그리고 ‘그림자 같이 움직이는 존재’로 암시되는 괴이한 존재(혹은 트라우마의 형상)로 인해 점점 심리적 압박을 겪게 됩니다.

 

엘레나 (Elena, 64세) – 재클린 가예 (Jacqueline Ghaye)

엘레나는 앨리스의 어머니로, 직접적으로 많은 대사를 하거나 화면에 오래 머무르지는 않지만 이야기의 배경과 핵심 동기를 제공하는 인물입니다. 앨리스가 떠나온 과거의 공간을 마련했던 인물이며, 집 내부 감시시스템이나 영상 기록 장치가 존재하게 된 계기 중 하나로 해석됩니다. 엘레나의 죽음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앨리스가 과거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계기이자, 그 집이 ‘안전한 귀가지’가 아닌 ‘시험대 같은 공간’이라는 깨달음을 안겨줍니다. 따라서 엘레나는 물리적 존재감보다는 이야기를 움직이는 추동력이며, 앨리스가 마주해야 하는 내부의 적으로 기능합니다.

 

더 비스트 (The Beast) – 장 샤츠 (Jean Schatz)

이름 그대로 ‘괴물’이자 집 안팎에서 앨리스를 위협하는 존재로 등장합니다. 영화 내내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며, 앨리스에게 점점 육체적·심리적 공포를 가중시키는 존재입니다. 이 캐릭터는 단순한 괴생명체라기보다는, 앨리스가 어머니의 집에서 겪은 미(美)와 통제, 감시와 기록의 구조 속에서 생겨난 트라우마의 형상으로 읽히는 측면이 있습니다. 리뷰에서도 “얼굴이 찢겨지고, 카메라가 얼굴을 포착한다”는 이미지가 반복된다는 지적이 등장합니다.

 

어린 앨리스 (Alice, 17세) – 롤라 보나벤투라 (Lola Bonaventure)

영화는 앨리스의 현재뿐 아니라 과거 시점(17세)도 보여주며, 이 장면들을 통해 그녀가 어머니와 겪었던 시간, 그리고 집이라는 공간이 주었던 압박을 입체적으로 드러냅니다. 이 과거 시점은 단순 회상이 아니라 현재 앨리스가 마주해야 할 미완의 감정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어린 앨리스는 어머니의 기대, 감시 카메라, 미인대회 준비 같은 환경 속에서 자라며 상처받았고, 그 상처가 현재의 집 구조 속에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의 앨리스’는 ‘현재의 앨리스’가 극복해야 할 과제를 상징하는 캐릭터입니다.

 

찰리 (Charlie) – 필립 쉬러 (Philip Schurer)

찰리는 앨리스가 귀환한 이후 만나는 인물 중 하나로, 그 집이나 집 주변에서 앨리스에게 연결고리를 제공하거나 긴장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찰리는 앨리스의 과거 또는 현재에 얽힌 인물일 가능성이 높으며, 앨리스가 잊으려 했던 과거를 환기시키거나 새로운 위협을 시사하는 장면에서 등장합니다. 정확한 캐릭터 동선이 사전에 많이 소개되진 않았지만, 이야기의 진행상 존재감이 적지 않은 조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총평

《아더》는 한 여성이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외딴 집으로 돌아가며 벌어지는 심리적 공포와 미스터리를 다루는 작품입니다. 올가 쿠릴렌코가 연기한 앨리스는 고립된 공간과 과거의 기억, 그리고 정교하게 설치된 감시 시스템 속에서 자신이 잊고 있었던 트라우마와 마주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괴물·호러 영화라기보다는, 인간 내면의 상처와 감시,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심도 있게 파고드는 심리 스릴러로 평가됩니다.

 

우선, 이 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강점은 쿠릴렌코의 존재감입니다. 그녀는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하며, 극도로 제한된 인물 관계와 공간 속에서 혼자 수많은 감정의 층을 연기해야 합니다. 여러 평론가들은 그녀의 연기가 영화의 중심축이라는 데 동의하며, 그녀가 보여주는 고통, 불안, 그리고 회한이 작품의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 중요한 요소라고 평가합니다.

 

공간 연출 또한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감독 데이비드 모로(David Moreau)는 집이라는 제한된 장소를 통해 클로즈업된 불안과 공포를 증폭시키는 연출을 선보이며, 감시 카메라, 드론, 모션 센서 등 기술적 장치를 활용해 앨리스가 늘 “누군가의 시선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이러한 시각적·공간적 설계는 영화의 서스펜스를 지속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또한 주제적으로, 《아더》는 “아름다움”과 “감시”라는 키워드를 결합하여 여성 정체성의 부담, 세대 간 트라우마, 그리고 외형에 대한 집착을 탐구합니다. 영화는 앨리스의 어린 시절 미인대회 경험, 어머니의 통제적 태도, 그리고 얼굴을 지우거나 감추는 괴이한 존재를 통해 ‘얼굴이란 무엇인가’라는 상징적 질문을 던집니다.

 

이러한 시도는 단순한 점프 스케어보다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영화의 야심을 보여 줍니다.

 

그러나 한계도 분명합니다. 이야기 구조의 불안정성은 많은 평론가들이 지적한 부분입니다. 로저 에버트(Roger Ebert) 웹사이트에서는 “감정적이고 지적인 요소 사이의 균형을 잡지 못한다”는 평이 나왔고, 이는 영화가 다양한 아이디어를 담으려다 오히려 산만해졌다는 인상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Macabre Daily에서는 “잠재력은 크지만 플롯이 비약하거나 미완성된 느낌이 강하다”고 지적하며, 여러 설정이 충분히 설명되거나 활용되지 못했다고 평가합니다.

 

특히 후반부에서는 “공포의 대상”이 점차 괴물 같은 존재로 형상화되지만, 그 존재 자체의 동기나 정체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아 관객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평이 있습니다. New Release Review에서는 “첫 시간은 미스터리 구축에 집중하지만, 결말이 다소 터무니없고 과장된 반전을 담는다”고 비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모든 면에서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Bloody Disgusting 평론은 《아더》가 시각적·음향적 측면에서 매우 강렬한 체험을 제공한다고 평가합니다.

 

긴장감을 유지하는 사운드 디자인, 드론 영상과 빈 공간을 활용한 시각적 연출은 앨리스의 불안감을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그녀의 내면 세계와 감시 구조 사이의 상호작용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또한 Decider의 리뷰는 지적 요소와 감정적 요소가 완벽하게 섞이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매력적인 공포 영화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일부 관객은 이 영화의 느린 페이싱과 미스터리 중심의 전개에 매료되며, 서서히 쌓이는 불안과 심리적 무게를 즐긴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결국, 《아더》는 완벽한 기승전결을 지닌 전형적인 호러 영화라기보다는 불완전함 속에 의미를 품은 실험적인 심리 스릴러에 더 가깝습니다. 올가 쿠릴렌코의 강렬한 연기와 집이라는 공간을 활용한 연출, 그리고 ‘감시’와 ‘아름다움’이라는 주제는 이 영화가 단순한 공포 요소 너머의 것을 탐구하고자 했음을 보여줍니다.

 

비록 이야기 전체의 일관성과 플롯의 명료성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관객이 감정과 상징, 이미지의 여운을 느끼면서 영화를 곱씹게 만드는 힘은 분명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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