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요약
영화의 시작은 짙은 안개가 깔린 오슬로 피오르의 고요한 새벽 풍경으로 문을 연다. 평온해 보이던 바다는 곧 독일 해군 함대의 접근으로 긴장감에 휩싸인다.
독일은 노르웨이를 기습 점령해 북유럽 전략 요충지를 확보하려는 목적 아래, 대형 순양함 블뤼허를 선두로 함대를 오슬로로 진입시킨다. 그러나 이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노르웨이 군은 명확한 전시 명령 없이 혼란스러운 상태에 놓여 있다.
이 상황의 중심에는 오스카스보르그 요새의 사령관 비르거 에릭센 대령이 있다. 요새는 노후화된 포대와 부족한 병력으로 인해 사실상 실전 투입이 어려운 상태였고, 상부에서는 독일 함대를 적으로 간주하라는 분명한 지시도 내려오지 않는다.
에릭센은 눈앞에 다가오는 전함이 단순한 경고용 방문인지, 아니면 침략의 선봉인지 판단해야 하는 중대한 선택의 순간에 놓인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그의 내적 갈등과 책임의 무게를 세밀하게 묘사한다.
결국 에릭센은 독자적인 판단으로 발포를 명령한다. 요새의 포대에서 발사된 포탄은 독일 순양함 블뤼허에 직격 하고, 이어진 어뢰 공격으로 블뤼허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은 채 불길에 휩싸여 침몰한다.
이 장면은 영화의 가장 강렬한 클라이맥스로, 압도적인 사운드와 긴박한 연출을 통해 전쟁의 폭력성과 순간성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블뤼허의 침몰로 수백 명의 독일 병력이 희생되고, 독일군의 오슬로 진격은 예상보다 크게 지연된다.
그러나 이 승리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독일군은 즉각 공군을 동원해 오스카스보르그 요새를 폭격하고, 요새와 주변 지역은 순식간에 폐허로 변한다. 병사들은 압도적인 전력 차 앞에서 공포와 절망을 느끼고, 에릭센 역시 더 이상의 저항이 무의미하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전투의 영웅적 측면보다는, 전쟁이 개인에게 남기는 상처와 무력감을 강조한다.
블뤼허 격침의 진정한 의미는 전투 이후에 드러난다. 독일군의 진격이 지연된 덕분에 노르웨이 국왕과 정부는 수도를 탈출할 수 있었고, 국고 금 역시 안전하게 옮겨진다. 이는 노르웨이가 즉각적인 괴뢰 정권 수립을 피하고, 망명 정부를 유지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영화는 이 사실을 직접적인 설명보다는 인물들의 대화와 후반부 전개를 통해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전쟁이 끝난 뒤, 에릭센은 자신의 결정과 항복 과정에 대해 군사 조사 위원회의 심문을 받게 된다. 그는 영웅으로 추앙받는 동시에, 너무 이른 항복을 했다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영화의 후반부는 전투 이후의 또 다른 싸움, 즉 명예와 책임을 둘러싼 법적·도덕적 논쟁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한 인간이 감당해야 할 역사적 무게를 묵직하게 그려낸다.
주요 인물 소개
콜로넬 비르거 에릭센 (Colonel Birger Eriksen) - 뷔른 순드퀴스트 (Bjørn Sundquist)
에릭센은 제2차 세계대전 초기, 독일 전함 블뤼허(Blücher) 가 오슬로 피오르로 진입하는 위기 상황에서 상부 명령 없이 독자적으로 공격을 결정하고 포격을 명령한다. 그의 용기 있는 판단은 적의 진격을 지연시키고 노르웨이 정부와 왕실이 탈출할 시간을 벌어주는 역사적 결단으로 기록된다.
보르길드 에릭센 (Borghild Eriksen) - 안드레아 베른첸 (Andrea Berntzen)
에릭센의 딸 보르길드는 영화 속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요새 안팎에서 아버지와 함께하면서 위기와 두려움, 가족을 지키려는 마음을 통해 전쟁의 인간적 측면을 드러낸다.
에릭 솔렘 (Erik Solem) - 테르예 스트롬달 (Terje Strømdahl)
영화는 에릭센이 전쟁 중 내린 결단과 그 이후 법적·도덕적 책임을 묻는 조사 장면으로 전환되며, 솔렘은 당시의 결정이 옳았는지를 객관적 사실로 검토하고자 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페르 아스킴 (Per Askim) - 욘 외이가르덴 (Jon Øigarden)
페르 아스킴은 위원회의 해군 대표로서 에릭센의 결정과 그 결과를 해군 측 관점에서 평가하고 질문하는 역할을 맡는다. 아스킴은 법적 조사와 역사적 평가의 균형을 논의하며, 군 내부의 시각과 당시 전략적 판단을 대표한다.
마그누스 쇠뎀 (Magnus Sødem) - 엘다르 스카르 (Eldar Skar)
요새의 주요 포대 지휘관 마그누스 쇠뎀은 에릭센과 함께 전투의 긴박한 순간들을 견디며 병사들의 사기와 전략적 대응을 책임지는 인물로, 전투의 인간적 측면과 전우애를 상징한다.
안드레아스 앤더센 (Andreas Anderssen) - 외스테인 뢰거 (Øystein Røger)
안드레아스 앤더센은 어뢰포대의 임시 지휘관으로서, 블뤼허를 격침시키는 결정적 순간에 전략적 판단과 기술적 전문성을 발휘한다. 그의 역할은 전투 기술과 전장의 혼돈 속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해야 하는 군인상을 보여 준다.
토를레이프 운네베르 (Thorleif Unneberg) - 하바드 바케 (Håvard Bakke)
정보 및 신호부대의 지휘관 토를레이프 운네베르는 전투 중 통신과 정보 수집, 적 함대 움직임 파악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전장의 혼란 속에서 명확한 판단을 돕는다.
시구르드 베크스루드 (Sigurd Bexrud) - 악셀 보이윰 (Axel Bøyum)
시구르드 베크스루드는 어뢰 담당 장교로서 전투의 긴장감과 개인적 두려움을 드러내는 젊은 군인으로 묘사된다. 그의 시선은 전장에서의 순간적 판단과 책임감을 상징한다.
총평
영화 《블뤼허(blücher) / 더 배틀 오브 오슬로(The Battle of Oslo)》는 2025년에 개봉한 노르웨이 제작의 역사·전쟁 스릴러 영화로, 1940년 독일이 노르웨이를 침공하는 과정 중 벌어진 오스카스보르그 요새 전투, 특히 독일 전함 블뤼허(Blücher) 의 침몰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작품은 단순한 전쟁 재연이나 전투 묘사에 그치지 않고, 역사 속 한 인간의 결단과 그 이후 벌어지는 법적·도덕적 논쟁까지 깊이 있게 담아낸 드라마이다.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되 전투와 전후 심문 장면을 교차해 보여주는 구성을 취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전쟁 자체뿐 아니라 그 결과와 책임에 대한 생각을 던진다. 주인공 비르거 에릭센 대령의 결정적 순간과 그 이후의 해석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며, 이는 영화의 서사적 핵심이자 관객 평가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평론가들과 관객들의 반응을 종합해 보면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면서도 높은 기술적 완성도를 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오스카스보르그 요새의 상황과 전투 장면 묘사는 현실감이 뛰어나고, 당시 시대의 분위기와 긴장을 섬세하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영화평 매체와 웹사이트들에서는 이 작품이 노르웨이 기준으로도 기술적으로 높은 수준의 영화이며, 올해 제작된 노르웨이 영화 가운데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평이 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자주 언급된다. 비르거 에릭센 역을 맡은 뷔른 순드퀴스트(Bjørn Sundquist) 는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와 감정선 표현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연기는 일련의 역사적 판단과 개인적 갈등을 진지하게 그려내며 이야기의 중심을 잡아준다. 이런 연기력 덕분에 관객들은 에릭센의 선택과 그에 대한 법적 심문 과정에 더욱 감정이입할 수 있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다만, 영화에 대한 평가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지만 다소 엇갈리는 부분도 존재한다. 일부 평론가와 관객은 영화의 전반적 속도감이 느리다거나 액션 신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실제로 블뤼허를 둘러싼 해상 전투 장면 하나는 매우 강렬하고 긴장감이 넘치지만, 그 외의 장면들에서는 대화와 심리적 긴장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아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정적인 서사로 느껴질 수 있다는 평도 있다. 이는 전투 장면을 기대한 관객들과 대사가 중심이 되는 역사 드라마를 보는 관객 사이에서 평가 차이가 나타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흔히 겪는 문제점, 즉 사건을 지나치게 미화하거나 드라마틱하게 왜곡하는 경향과는 달리, 대부분의 장면에서 사실에 기반한 재현과 인물 간의 긴장 관계를 균형 있게 유지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런 점에서 역사에 대해 깊은 관심이 있는 관객층에게 특히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영화는 단지 전투에 대한 묘사로 끝나지 않고, 전후 군사 조사 위원회 장면을 통해 역사적 책임의 문제를 되짚는다. 이는 전쟁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접근이며, 관객들에게 “영웅적 행동은 어떠한 법적·도덕적 기준으로 평가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장치로 작용한다.
이러한 구조는 역사가 단지 승패의 기록이 아니라 인간적 선택과 해석의 기록이며 결과의 총체적 평가라는 점을 강조한다.
국제적으로도 작품은 2025년 노르웨이 국제영화제(Norwegi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서 공식 상영작으로 소개되었으며, 이후 여러 국제 영화제 섹션에서도 상영되는 등 작품성과 역사적 의의를 인정받았다. 이는 비단 노르웨이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해외 관객들에게도 중요한 역사적 담론을 제공할 수 있는 작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더 배틀 오브 오슬로》는 전쟁의 기술적 사실성과 인물의 내적 갈등을 조화롭게 결합한 역사 드라마로 평가받는다. 액션을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일부 속도가 느리게 느껴질 수 있지만, 역사적 맥락과 인간적 선택, 그리고 그 이후의 결과를 묻는 드라마적 성찰을 원하는 관객에게는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
특히 에릭센 대령의 결단이 노르웨이 역사에 끼친 영향을 사실적으로 재현함으로써, 한 개인의 판단이 어떻게 국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