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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이비걸 (Babygirl, 2025)] 줄거리, 인물 소개, 총평

by Roonion 2025.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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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걸 관련 사진

 

줄거리 요약

뉴욕의 거물 여성 CEO 로미(니콜 키드먼)는 외형적으로 완벽한 삶을 살고 있다. 성공적인 회사의 수장이고, 남편 제이콥(안토니오 반데라스)과 두 딸이 있는 안정된 가정도 있다.

 

하지만 그 겉모습 뒤에는 깊은 성적 불만과 공허함이 자리하고 있다. 그녀는 남편과의 관계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내면에서는 “더 강하고 통제당하면서도 동시에 지배받고 싶다”는 복잡한 욕망을 억눌러 왔다.

 

하루는 그녀의 회사에 새 인턴 사무엘(해리스 디킨슨)이 들어온다. 그는 나이도 많지 않고, 유쾌하고 대담한 태도로 로미의 주목을 끈다. 사무엘은 길거리에서 야생견을 길들이는 듯한 장면으로 등장하는데, 이 모습은 로미가 그에게 느끼는 끌림의 상징이 된다.

 

두 사람은 금지된 관계로 빠르게 발전한다. 로미는 사무엘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억눌러온 욕망, 특히 복종과 통제에 대한 강한 환상을 직면하게 된다. 사무엘 역시 처음엔 경계적이지만, 점차 관계의 권력 역학을 주도하며 둘만의 은밀하고 강렬한 유대감을 쌓아간다.

 

영화에서 특히 화제가 된 장면 중 하나는 사무엘이 로미에게 우유 한 사발을 건네고, 그녀가 그것을 마시도록 요구하는 장면이다. 이는 단순한 에로틱한 연출이 아니라, 권력과 복종, 통제를 상징하는 의식적인 제스처로 나타난다.

 

또 다른 인상적인 장면에서는 사무엘이 조지 마이클의 노래 "Father Figure"에 맞춰 상반신을 드러내고 춤추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는 두 사람 관계의 복합성과 욕망, 권력의 균형을 더욱 극적으로 드러낸다.

 

로미는 이 비밀스러운 관계 속에서 자신의 삶이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그녀는 가정 생활과 직장 생활의 경계에서 점점 균형을 잃고, 내면에서는 죄책감, 수치심, 그리고 동시에 해방감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녀의 강한 외면과 달리, 그녀의 욕망은 무시할 수 없는 실체로 존재하고, 이는 그녀의 정체성 전환을 촉발한다.

 

영화는 단지 섹슈얼 스릴러에 머무르지 않고, 권력 역학, 성적 자기결정, 나이와 욕망의 얽힘이라는 주제를 깊이 탐구한다. 로미가 젊은 사무엘에게 끌리는 이유는 단순한 육체적 매력을 넘어, 그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억눌린 욕망을 마주하고, 자신이 누구인지 다시 정의하려는 내적 여정 때문이다.

 

한편, 그녀의 가족 생활도 영화의 중요한 축으로 존재한다. 남편 제이콥은 그녀의 변화를 감지하지만, 완전히 이해하거나 대응하지 못한다. 내적 문제를 외부로 드러내는 것이 두려운 로미는 비밀을 계속 숨기려 하지만, 그녀의 선택은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영화 후반부에는 로미의 내면적 분투가 클라이맥스로 이어진다. 그녀는 이 관계로 인해 단순한 스캔들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시험하고 수용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녀가 자신의 진정한 욕망을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다시 외적인 완벽함으로 돌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열린 채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주요 인물 소개

로미 (Romy) - 니콜 키드먼 (Nicole Kidman)

로미는 이 영화의 중심 인물로, 성공한 여성 CEO이다. 뉴욕에 본사를 둔 자동화된 로봇 기업을 운영하며 사회적, 직업적으로 매우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인물이다. 그녀는 남편(제이콥)과 두 딸과 함께 외적으로는 완벽한 가정생활을 영위하지만, 내면에는 오랜 성적 불만과 통제받고 싶지만 동시에 스스로 지배당하는 듯한 복잡한 욕망을 숨기고 있다. 영화 속 로미는 인턴 사무엘과의 위험하고 금지된 관계를 통해 자신이 억눌러온 ‘복종하고 싶은 욕망’을 드러낸다.

 

사무엘 (Samuel) - 해리스 디킨슨 (Harris Dickinson)

사무엘은 매우 젊고 매력적인 인턴으로, 로미의 회사에 들어와 그녀와 강렬하고 복잡한 관계를 맺는 인물이다.  그는 단순히 직장 생활을 배우기 위해 온 인턴이 아니라, 권력과 통제의 역학을 잘 아는 듯한 태도를 가지고 있으며, 로미와의 관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많이 맡는다.

 

제이콥 (Jacob) - 안토니오 반데라스 (Antonio Banderas)

제이콥은 로미의 남편으로, 예술가 성향의 연극 연출가 혹은 예술계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로미와의 결혼생활에서 안정감 있고 지원적인 파트너이지만, 그녀의 내면적 갈등이나 비밀에는 완전히 접근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감독 할리나 레인은 제이콥 캐릭터가 로미의 여정에서 단순한 ‘문제남’이 아니라 그녀의 진짜 여정에 중요한 거울로 기능하기를 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에스메 (Esme) - 소피 와일드 (Sophie Wilde)

에스메는 로미의 조수(assistant)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그녀는 젊고 Gen-Z 세대 특유의 태도와 시선을 지니고 있으며, 로미의 생활과 내면을 가까이에서 보조하며 동시에 경영진 체제의 일부로 기능한다. 에스메의 존재는 로미와 사무엘 사이의 권력관계, 성적 긴장과 더불어 회사 내부의 시선과 구조를 반영하는 역할을 한다.

 

이사벨 (Isabel) - 에스더‑로즈 맥그리거 (Esther‑Rose McGregor)

이사벨은 로미와 제이콥 부부의 첫째 딸로 등장한다. 그녀는 어머니 로미의 외적 성공 뒤에 숨겨진 갈등과 변화들을 목격하는 세대로, 로미의 미용, 보톡스 사용, 그리고 인턴과의 변화된 삶에 대한 의문과 충격을 내적으로 경험하는 인물이다. 일부 평론에서는 이사벨이 어머니의 자기 변형과 성적 욕망이라는 문제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노라 (Nora) - 본 라이리 (Vaughan Reilly)

노라는 로미와 제이콥 부부의 둘째 딸로 알려져 있다. 그녀의 등장은 가족의 세대 간 갈등, 부모의 변화, 그리고 로미가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면서 가정에 미치는 영향을 시청자에게 보여주는 장치를 제공한다.

 

총평

영화 《베이비걸》은 겉보기엔 모든 것을 갖춘 성공한 여성, 뉴욕의 거물 CEO 로미(니콜 키드먼)의 삶 이면에 숨어 있는 금기된 욕망과 권력의 역학을 정면으로 제기하는 에로틱 스릴러다.

 

할리나 레인 감독은 80~90년대의 하이컨셉 관능 스릴러를 모티브로 삼아, 여성의 성적 자기 결정과 억압된 쾌락 사이에서 복잡하게 흔들리는 인물을 조형한다. 이 영화는 단순한 스캔들이 아니라, 중년 여성의 정체성과 자기 수용, 성적 자유에 대한 깊고 불편한 탐구를 시도한다.

 

평론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지만 균형 잡힌 비판도 적지 않다. 메타크리틱에서는 55명의 평론가를 기반으로 메타스코어 79점으로 평가되며 “전반적으로 긍정적(Generally Favorable)”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로튼토마토에서는 76%의 신선도(Tomatometer)를 기록해, 많은 평론가들이 영화의 대담성, 연출, 배우들의 연기에 의미를 부여했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관객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는데, 사용자 평점(메타크리틱 기준)은 5.5/10 수준으로 “평범하거나 혼재된 인상(Mixed or Average)”이라는 평가가 많다.

 

니콜 키드먼의 연기는 이 작품이 가진 가장 강한 지점으로 꼽힌다. 평론가들은 그녀가 연기하는 로미의 내면적 갈등과 죄책감, 욕망 사이를 오가는 모습을 세밀하게 그려냈다는 점에 높은 평가를 준다.

 

특히 『가디언』은 그녀의 연기에 “밝고 당당하지만 불안정한 고조음이 깃든 톤이 있다”고 평하며, 강한 인물처럼 보이지만 결코 단단하게 굳어 있지 않은 그녀의 정서를 잘 잡아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영화의 구성과 메시지 면에서는 비판적인 시선도 자주 등장한다. 『가디언』의 또 다른 평론은 로미와 사무엘(하리스 디킨슨)의 관계가 매우 도전적인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BDSM 요소가 실질적인 위협이나 깊이를 갖지 못하고 겉도는 듯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낸다. 일부 평론은 이 관계가 본격적인 복종의 메커니즘보다는 상징적 이미지의 반복에 머무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다.

 

또한 각 평론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한계는 이야기의 일관성이다. 『타임스 오브 샌디에이고』 는 영화가 도덕적 죄책감, 권력, 젠더 역학이라는 깊이 있는 주제를 건드리지만, 등장인물들의 선택이나 행동이 서사의 흐름을 위해 편리하게 연결된다는 지적을 한다.

 

그리고 Moneycontrol 평론에서는 “성적 긴장은 자주 과장되거나 코믹하게 느껴지며, 가끔은 진정성보다는 과잉으로 보인다”고 평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영화로 평가받는 이유도 분명하다. 할리나 레인은 성적 욕망, 특히 중년 여성의 욕망과 쾌락이 흔히 영화에서 과소 대표되거나 단순화되는 현실에 도전장을 내민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니콜 키드먼은 이 작품이 “여성의 여러 층(layer)을 사랑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의 취약성, 통제된 기쁨, 그리고 자유에 대한 갈망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사회적 틀과 자신의 내면 사이의 균형을 고심한다.

 

한편, 일부 관객 반응에는 불편함도 있다. 레딧(Reddit) 등에서는 “파워다이내믹과 키네틱한 BDSM 요소를 얕게 다룬다”, “관계의 위험성과 위험한 쾌락이 충분히 설득력 있게 그려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젊은 인턴과의 권력 이동이 ‘자극’을 위한 설정에 머무른다는 지적도 있으며, 일부는 영화가 ‘욕망의 해방’보다 ‘통제를 위한 환상’으로 전락했다고 본다.

 

흥행 측면에서도, 영화는 상업적 성공과 예술적 시도 사이에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6,46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며, 이는 제작비(약 2,000만 달러)를 고려할 때 손익분기점을 넘겼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또한 베니스 영화제에서 키드먼이 볼피컵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평단의 호응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점이다. 

 

종합적으로 말하자면, 《베이비걸》은 대담한 주제를 “중년 여성의 욕망과 권력”이라는 렌즈로 정교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니콜 키드먼의 깊이 있는 연기, 할리나 레인의 직관적이고 개인적인 연출, 그리고 섬세한 상징 사용은 분명 인상적이지만, 이야기 구조와 감정의 전개가 일관성 있게 유지되지는 못한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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