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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백맨 (Bagman, 2024)] 줄거리, 인물 소개, 총평

by Roonion 2025.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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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맨 관련 사진

 

줄거리 요약

패트릭 맥키(샘 클라플린)는 사업 실패와 빚으로 삶이 흔들리던 시절, 아내 카리나(안토니아 토마스)와 어린 아들 제이크(카렐 빈센트 로던)와 함께 고향 집으로 돌아간다.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 집과, 형 리암(스티븐 크리)이 운영하던 목재 사업장으로 복귀하며 가족은 다시 새로운 출발을 기대한다.

 

그러나 패트릭은 어릴 적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왔다. 그는 어린 시절, ‘백맨(윌 데이비스)’이라는 괴물이 아이들을 자루에 넣어 데려간다는 민담을 들으며 자랐다. 그는 그 괴물과 직접 조우했던 과거를 간신히 벗어났지만, 그 공포의 기억은 평생 그의 내면에 깊은 흔적으로 남아 있었다.

 

패트릭은 고향에 돌아오며 이 과거를 떨쳐버리고자 했지만, 곧 이상한 일들이 집 안팎에서 일어나기 시작한다. 밤마다 들리는 정체불명의 소리, 깜빡이는 조명, 설명할 수 없는 그림자들... 이 모든 것이 단순한 오래된 집의 낡음이나 피로에서 오는 환상이 아니라는 불길한 느낌이 그와 그의 가족을 엄습한다.

 

제이크는 점점 “돌리(Dolly)”라는 보이지 않는 친구를 집 안에서 언급하며 이상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처음엔 단순한 아이의 상상이라 여겨졌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가 창문 너머로 지나갔다는 말, 조명이 꺼진 방 안에서 느껴지는 섬뜩한 기운 등은 가족의 불안을 키운다.

 

패트릭은 밤중에 집 안을 잠입한 누군가를 감지하고, 주방에서 기이한 존재가 천장에 매달려 제이크의 플루트를 연주하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한다. 경찰이 조사에 나서지만, 물리적 증거는 남지 않는다. 이 사건은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그가 과거에 겪었던 것과 같은 악몽이 현실이 되었다는 경고였다.

 

이때 패트릭은 어릴 적 들었던 민담과 자신의 기억을 되새긴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백맨은 인근 폐광(구리 광산 동굴)에 숨어 있다는 말을 들었고, “사랑하는 것을 지키는 칼(나무 조각칼)”만이 그 악을 막을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었다. 하지만 과거의 분노와 절망 속에서 그는 그 칼을 부숴버렸고, 지금은 그마저 잃은 상태였다.

 

심리학자인 바버라(샤론 D. 클라크)는 패트릭에게, 그의 불안과 두려움, 취약성이 바로 백맨을 불러들이는 원천이라는 경고를 전한다. 아이의 순수함이나 착함보다는 공포, 불안, 상처받은 마음이 백맨을 끌어들이는 힘이라는 설명이었다.

 

공포는 점점 현실로 다가온다. 어느 날 밤, 제이크의 여자 친구 대역(혹은 보모 역할을 하던 인물)이 백맨에게 납치 시도를 당하고, 그녀는 극심한 충격과 상처를 받는다. 제이크는 가까스로 구출되지만, 그 충격은 가족 전체를 흔들었다.

 

그날 밤, 패트릭은 CCTV 화면을 통해 백맨이 제이크의 요람 쪽으로 향하는 모습을 확인하고, 아들을 구하려 집 안을 뛰쳐나간다. 백맨은 썩은 더플백(여행용 자루 가방)을 들고 있었고, 패트릭은 그 모습을 쫓아 공장과 폐광 쪽으로 이어진 미로 같은 경로 속으로 들어간다.

 

패트릭이 도달한 폐광 안, 백맨의 은신처에서 그는 가방을 열어보지만 그 안에는 살아있는 아이가 아니라, 도자기 인형이 들어 있다. 인형 안에는 제이크의 목소리가 녹음된 장치가 숨겨져 있었다. 즉, 백맨은 단순 납치가 아니라 심리적 공포와 속임수를 써서 인간의 가장 깊은 두려움을 먹이 삼아 왔던 것이다.

 

백맨은 패트릭에게 다가왔고, 그는 어린 시절 받았던 나무 조각 칼을 꺼내 마지막 대항을 시도했다. 칼이 백맨에게 상처를 주자 잠시 승산이 생기는 듯 보였지만, 결국 백맨은 압도적인 힘으로 패트릭을 무력화하고 그는 비참한 운명을 맞는다.

 

백맨은 전설대로 ‘가방에 집어넣는 것’으로 그의 운명을 마감시켰다. 패트릭은 자기 자신을 희생해 아들을 보호하고, 그의 헌신은 잔혹한 방식으로 완성된다.

 

아내 카리나는 제이크의 피 묻은 플루트를 발견하며 비로소 남편이 자신을 희생했다는 사실을 직감한다. 그녀는 아들을 데리고 집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과거와 공포로부터의 도피, 그리고 생존을 위해. 백맨은 그들의 집, 그들의 기억, 그들의 상처까지 삼켜버린 존재였다.

 

주요 인물 소개

패트릭 맥키 (Patrick McKee) - 샘 클라플린 (Sam Claflin)

패트릭은 백맨 이야기의 중심 인물이다. 그는 어린 시절 ‘백맨’이라 불리는 괴물에게 쫓긴 아픈 기억을 간신히 피한 생존자다. 어렸던 그 경험은 그의 인생에 깊은 상처를 남겼고, 성인이 된 후에도 그의 마음속 공포로 남아 있었다. 패트릭은 영화 내내 “과거 ↔ 현재 ↔ 미래(가족)”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린다. 그는 백맨이 단순한 전설이라 믿고 싶지만, 아들의 안전이 걸리면서 그 전설은 현실이 된다. 아이를 지키려는 아버지로서의 책임감, 과거 트라우마가 환영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는 공포, 그리고 가족을 지키고 싶은 간절함이 그의 행동을 이끈다. 영화 속에서 그는 관객의 대리자 역할을 수행하며, ‘두려움’과 ‘희생’, ‘사랑’이 어떻게 뒤섞이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인물이다.

 

카리나 맥키 (Karina McKee) - 안토니아 토마스 (Antonia Thomas)

카리나는 패트릭의 아내이며, 가족을 지키며 현실적이고 감정적인 중심을 담당하는 인물이다. 영화는 패트릭의 공포와 싸움뿐 아니라, 그의 가족(특히 아내의 시선과 감정)도 함께 다룬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카리나는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감정적 지주이자 의문 제기자 역할을 맡는다. 그녀는 남편이 겪는 일이 단순 환상이 아니라 현실임을 점차 깨닫고, 그 진실에 맞서려 한다. 아이를 지키려는 엄마로서, 또한 아내로서의 역할이 그녀를 움직이게 한다. 카리나의 존재 덕분에 이야기는 공포와 스릴 이상의 ‘가족 드라마’로 확장된다.

 

제이크 맥키 (Jake McKee) - 카렐 빈센트 로던 (Caréll Vincent Rhoden)

제이크는 이 영화에서 “무고한 아이”이자 “공포의 대상”으로서 기능한다. 백맨 전설에서 아이들이 납치되는 존재였던 만큼, 그의 존재는 공포의 핵심이다. 패트릭과 카리나의 사랑, 두려움, 책임이 모두 그의 안전을 중심으로 회전한다. 제이크는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그를 보호하려는 부모의 본능, 그리고 공포와 트라우마를 현재로 불러오는 매개체다. 아이의 무고함과 순수성은 백맨이 더욱 악랄하게 보이도록 만들며, 관객으로 하여금 더 강한 감정 이입과 공포를 느끼게 한다.

 

백맨 (Bagman) - 윌 데이비스 (Will Davis)

백맨은 오래된 민담 속 괴물이다.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아이들을 납치해 “자루에 넣어 데려간다”는 전설적 존재. 영화는 이 전설을 단순 괴담이 아니라 실제 위협으로 구현했다. 패트릭이 어린 시절 가까스로 도망쳤던 그 존재가, 성인이 된 지금 그의 가족을 노리고 돌아온다. 백맨은 단순한 괴물이 아니라, 과거의 트라우마, 부모의 두려움, 아이의 무고함, 인간의 본능적 공포 이 모든 것을 상징하는 존재다. 그의 존재가 ‘위협’이자 ‘공포’인 동시에, 이야기의 갈등을 구성하는 중심이다.

 

총평

영화 《백맨》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자루를 들고 아이를 데려가는 괴물’이라는 민담적 공포를 현대적 감수성 안으로 끌어오면서, 단순한 괴물 영화 이상의 정서를 만들어내는 작품이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지점을 갖는 이유는, 공포 영화가 흔히 선택하는 잔혹함이나 충격에만 의존하지 않고 “가족”이라는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감정선을 중심축으로 삼는 서사 방식에 있다.

 

따라서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괴물에 대해 설명하기보다는, 괴물이 스며들어 들어오는 가족 관계의 균열, 부모가 느끼는 책임감과 죄책감, 그리고 과거의 트라우마를 서서히 드러내는 방식으로 공포의 층위를 형성한다.

 

평론가들은 대체로 이 영화가 지닌 ‘감정 기반의 공포’에 주목했다. 전통적 점프 스케어나 괴물의 잔혹성에 치중한 작품이 아니라, 가족을 둘러싼 불안이라는 심리적 공포가 핵심 동력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떠올릴 법한 “내가 지켜야 할 존재가 있다”는 책임감이 위기에 처할 순간의 공포는 현실적인 울림을 가진다. 이런 요소는 영화가 단순히 괴물의 위협을 보여주는 데 머무르지 않고, ‘인간이 감정적으로 무너지는 순간’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확장된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평가와 함께, 영화가 가진 구조적 한계에 대한 지적 또한 꾸준히 제기된다. 우선 많은 비평에서 언급되는 부분은 스토리텔링의 익숙함이다. 백맨이라는 존재는 새로운 창작물이 아니라 민담적 기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괴물이다 보니, 등장 방식이나 위협 구조가 여러 공포 영화에서 이미 변주된 요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를 위협하는 그림자 속 존재”라는 설정은 오랜 시간 호러 장르에서 반복돼 왔기 때문에, 새로움보다는 익숙함이 먼저 느껴진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또한 평론가들은 백맨이라는 존재의 정체성이나 세계관이 충분히 탐구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한다. 괴물의 배후 서사, 왜 특정 가족을 선택했는지, 어떤 규칙을 따라 존재하는지 등은 영화가 거의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는 요소다.

 

이러한 미니멀한 설명 방식은 ‘모호함이 주는 공포’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일부 관객에게는 서사가 불완전하다는 느낌을 주며, 결과적으로 사건들의 개연성이 약하게 느껴지는 지점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배경 미흡으로 인해 감정적 몰입이 흔들린다”는 비판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보여주는 감정의 설계는 분명한 강점이다. 특히 부모의 심리 변화를 공포와 감정선 모두에서 묘사하는 방식은 관객에게 예상보다 깊은 울림을 전한다. 이 부분은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감정적 호러로서의 가능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형식으로 평가받는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감정적 전환과 심리적 붕괴가 겹쳐 나타나는 장면들은, 단순히 괴물에게 쫓기는 공포를 넘어 ‘삶의 책임을 잃어버릴 두려움’이라는 보다 현실적인 공포를 구현한다.

 

공포 영화 팬들 사이에서의 평점은 다소 엇갈린다. 신선하고 독창적인 공포를 기대한 관객은 이 영화가 제공하는 감정적 서사가 오히려 느슨하게 느껴질 수 있으며, 괴물의 등장 방식 자체가 기존 공포 영화의 문법 안에 머무른다는 점에서 낮은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반면, 감정과 공포가 결합된 작품을 선호하는 관객에게는 ‘완전히 뻔하지 않은 장르적 시도’로 받아들여지기도 하며, 이 영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가 나온다. 여러 해외 리뷰 플랫폼에서 나타나는 경향 역시 비슷하다.

 

공포 연출이나 괴물 설정 자체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비평가들은 점수를 다소 낮게 주는 편이며, 감정선과 심리적 몰입을 중시하는 평론가들은 상대적으로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석한다. 전체적으로는 “평균 이상, 하지만 장르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 정도는 아님”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국 《백맨》은 ‘괴물의 공포’보다 ‘가족이 무너지는 과정의 공포’를 중심에 둔 작품이다. 설정의 익숙함이나 설명 부족이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공포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감정적 울림의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를 꾀하고 있으며, 그 점이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장르적 완성도에서는 다소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감정적 깊이를 강조한 호러 영화라는 점에서는 확고한 정체성을 가진 작품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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