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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키 17] 줄거리, 인물 소개, 총평

by k-wooki 2025. 4. 19.

미키 17 관련 사진

줄거리

지구는 자원 고갈과 환경 파괴로 인해 더 이상 인류가 거주할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이에 따라 인류는 새로운 터전을 찾아 우주로 향하게 되고, 그중 ‘미키 반스’는 냉혹한 얼음 행성 ‘니플하임’으로 향하는 식민 개척선에 탑승한 인물이다. 그는 ‘익스펜더블(Expendable)’이라는 특수한 임무를 맡고 있다. 익스펜더블은 말 그대로 ‘소모 가능한 인간’으로, 위험한 임무를 대신 수행하고 죽으면 동일한 기억을 이식한 복제체가 다시 생성되어 임무를 이어간다. 현재 그는 17번째 복제체, 즉 미키 17이다.

하지만 어느 날 사고로 인해 미키 17이 완전히 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은 미키 18을 생성해 버린다. 이중으로 존재하게 된 두 명의 미키는 각각 자신이 진짜라고 주장하며 혼란에 빠지고, 시스템은 그들 중 하나를 제거하려 든다. 자신이 더는 ‘도구’가 아니라 독립된 존재임을 자각한 미키 17은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시스템의 본질을 파헤치기 위해 숨겨진 진실에 접근한다. 행성 니플하임의 원주민 존재, 인간 복제 기술의 이면, 그리고 개척의 명분 아래 자행되는 비윤리적 행위들 속에서, 미키는 인간 정체성과 자유의지를 탐색하게 된다.

두 명의 동일한 존재가 하나의 생존권을 두고 벌이는 심리전, 그리고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시스템의 허점은 이 영화가 단순한 SF 어드벤처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품임을 드러낸다. 영화는 마지막까지 미키가 어떤 선택을 내리는지를 통해, 우리가 진정한 ‘나’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인물 소개

 

미키 반스 (로버트 패틴슨)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익스펜더블’로 불리는 인물. 극도로 위험한 임무를 위해 태어난 존재로, 죽을 때마다 새로운 복제체로 부활해 다시 임무를 수행한다. 현재는 17번째 개체인 ‘미키 17’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스템 오류로 인해 죽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미키 18’이 만들어지며, 두 존재가 동시에 존재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진다. 이후 그는 복제의 의미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된다. 단순한 도구가 아닌, 독립된 인간으로서 살아가고자 하는 그의 갈망이 영화의 중심축을 이룬다.

 

미키18 (역시 로버트 패틴슨)
새롭게 생성된 복제체. 시스템은 그가 정상이므로 이전 개체를 ‘삭제’하려 한다. 그는 미키 17과 본질적으로 동일하지만, 생존에 대한 태도나 판단 방식에서 점차 차이를 드러내며, 같은 존재임에도 각기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

 

나타샤 (나오미 아키)
미키의 연인이자 정신적 지지자. 미키의 반복되는 죽음과 재생을 지켜보며 정체성의 경계에 대해 고민한다. 두 미키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인간적 감정으로 대하며 중요한 감정선 역할을 한다.

 

버트 (스티븐 연)
미키의 동료로, 처음에는 체제를 신뢰하지만, 미키의 복제를 둘러싼 모순과 비윤리성에 의문을 품는다. 미키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을 재점검하게 된다.

 

엘렌 (토니 콜렛)
니플하임 개척선의 지휘관. 질서를 위해 체제를 유지하려고 하고, 미키의 존재가 위협이 된다고 판단해 제거하려 한다. 권위와 효율을 우선시하며 개인의 생명보다 체제를 앞세우는 인물.

 

마르코 (마크 러팔로)
복제 기술을 설계한 과학자. 미키의 오류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고 고뇌한다. 그의 내면 변화는 영화의 과학적 주제를 뒷받침하는 요소다.

 

총평

 

[미키 17]은 단순한 복제인간 소재의 SF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복제와 재생이라는 과학기술적 배경을 기반으로, 인간 정체성과 존재 의미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제기한다. 봉준호 감독 특유의 블랙코미디와 사회적 은유가 영화 전반에 스며 있으며, 무겁고 철학적인 주제를 예리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익스펜더블이라는 설정은 인간을 도구화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비유이며, 미키17과 미키 18의 존재 충돌은 결국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으로 연결된다.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는 영화의 중심을 단단히 지탱한다. 동일한 외형을 가진 두 캐릭터를 감정의 디테일로 분리해 내며, 관객이 자연스럽게 감정이입할 수 있도록 만든다. 미키 17은 순응에서 반항으로, 그리고 독립된 인간으로 진화해 나가며 인류의 진보와도 닮은 곡선을 그린다. 또한 봉준호 감독은 극단적으로 기계화된 사회 속 인간성과 윤리 문제를 냉소적으로 보여주면서도, 그 안에 인간의 존엄성을 놓치지 않는다.

시각적으로도 훌륭하다. 얼어붙은 행성의 차가운 풍경, 생명 없는 구조물 속에서 고립된 인간의 모습은 서사에 설득력을 더한다. SF적인 상상력과 철학적 깊이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으며, 엔딩에 이르러서는 봉준호 특유의 반전과 메시지가 강하게 전달된다. 다만, 깊은 철학적 주제와 복잡한 설정이 일부 관객에게는 낯설고 난해하게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미덕이기도 하다. [미키 17]은 봉준호 감독이 다시 한번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인간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묻는 작품이자, SF의 한계를 확장한 걸작이라 평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