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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멤버 (REMEMBER 2022)] 줄거리, 인물 소개, 총평

by Roonion 2025.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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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관련 사진

 

줄거리 요약

이야기는 한필주(이성민)라는 노인이 자신의 기억이 점점 희미해지는 고통 속에서도 잊지 못하는 과거의 비극, 즉 일제강점기 시절 가족을 죽음으로 내몰고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친일파들에 대한 복수심을 드러내면서 시작됩니다.

 

뇌종양 말기에 알츠하이머까지 앓고 있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직감한 한필주는, 60여 년 동안 가슴속에 품어온 복수 계획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결심합니다. 특히 그를 지탱해 주던 아내마저 세상을 떠나자, 그는 복수를 실행할 마지막 동력을 얻게 됩니다.

 

복수를 실행하기 위해 이동 수단이 필요했던 한필주는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친하게 지내던 20대 대학생 인규(남주혁)에게 일주일간 운전을 부탁합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그 부탁을 수락한 인규는, 그렇게 한필주의 위험하고 은밀한 복수 여정에 동행하게 됩니다.

 

인규는 한필주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과 알 수 없는 목적지 때문에 혼란스러워하며 그의 정체를 의심하지만,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한필주의 복수는 치밀하게 계획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팔뚝에 새겨둔 문신과 과거 복수 대상들의 사진, 이름, 그리고 그들이 저지른 죄목들이 상세히 기록된 명단을 통해 기억이 희미해지는 중에도 복수의 대상을 정확히 찾아 나섭니다.

 

첫 번째 복수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고, 인규는 한필주의 차에 남아있다가 CCTV에 찍혀 졸지에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는 상황에 처합니다. 경찰은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하며 인규를 추격하고, 한필주는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는 상황과 사라져 가는 기억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복수를 계속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입니다.

 

영화는 한필주의 복수 대상들을 한 명씩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들이 과거에 저지른 잔혹한 친일 행적들을 드러냅니다. 복수 대상인 김치덕(박근형)은 일제강점기 '반도청년정신대'의 대장으로 활동했던 친일파였습니다.

 

그는 당시 일본군 최고 지휘관 중 한 명인 도조 히데키의 명령에 따라 조선인 여성들을 '여성 노동'이라는 명목으로 속여 종군 위안부로 보내는 데 적극적으로 앞장섰습니다. 더 나아가, 한필주의 친누나조차 김치덕에 의해 종군 위안부로 끌려가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또 다른 복수 대상인 양성익(문창길)은 현재 대학교수로 재직 중이며 '뉴라이트' 성향의 서적을 출간한 인물입니다. 그는 일본과의 과거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식민지 근대화론'을 옹호하는 등 궤변을 늘어놓습니다. 그러나 그의 과거는 한필주의 가족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양성익은 한필주의 친형인 한동주와 죽마고우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속여 강제징용으로 끌려가게 만들었으며, 결국 한동주는 지하 탄광 붕괴 사고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경찰의 추격은 점점 거세지고, 모든 증거는 복수 과정에 우연히 휘말린 인규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합니다. 인규는 자신을 범인으로 몰아가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는 한편, 한필주의 복수가 왜 시작되었는지, 그 뒤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인지 알기 위해 한필주와 함께합니다.

 

알츠하이머로 인해 기억이 오락가락하는 한필주 때문에 복수 계획은 계속해서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지만, 인규는 혼란 속에서도 한필주의 외롭고 절박한 복수를 돕게 됩니다. 영화는 한필주의 과거가 점차 드러나면서 여러 차례의 반전을 선사하며, 과거 친일파들의 실체와 그들이 저지른 악행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사라져 가는 기억과의 싸움, 그리고 시간과의 싸움 속에서 한필주가 과연 자신의 복수를 완수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인규가 이 처절한 복수극의 끝에서 어떤 진실과 마주하게 될지가 영화의 핵심 줄거리를 이룹니다. 궁극적으로 '리멤버'는 잊어서는 안 될 역사를 기억하고, 친일 잔재가 우리 사회에 남긴 깊은 상흔과 그 영향력을 되새기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주요 인물 소개

한필주 (이성민)

한필주는 일제강점기 동안 가족을 잃은 80대 노인으로,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과 뇌종양을 앓고 있습니다. 그의 가족은 부친은 누명을 쓰고 고문 후 사망했으며, 어머니는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한 뒤 사망, 형은 강제 노동 중 사망, 여동생은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자살하는 비극적 운명을 맞았습니다. 이제 한 필주는 자신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복수의 대상이 될 인물들의 이름을 손가락에 문신으로 새기고, 마지막 실행에 나섭니다. 하지만 치매로 인해 기억이 삐걱거리기 시작하면서, 그의 계획은 시간을 다투는 상황에 놓입니다.

 

박인규 (남주혁)

박인규는 한필주의 식당 동료인 20대 청년으로, 필주의 복수 계획에 협력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도움을 주려다 점차 필주의 목적을 알게 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살인 사건의 공범이 될 위험에 처합니다. 영화의 후반부에는 필주가 복수를 마무리하려던 순간, 인규가 그를 말리면서 결국 체포되도록 돕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정백진 (송영창)

성신그룹의 회장으로 승승장구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과거 국회의원 시절 '친일파 재산 몰수법'에 반대했던 인물로 보도될 만큼 친일 행적이 뚜렷합니다. 겉으로는 성공한 기업가로 보이지만, 그의 과거는 한필주에게 지울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준 원흉 중 한 명입니다. 필주는 치밀한 계획 끝에 그를 단죄합니다.

 

양성익 (문창길)

한필주의 복수 대상 명단에 포함된 인물 중 한 명입니다. 현재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뉴라이트' 성향의 서적을 출간하며 식민지 근대화론을 옹호하는 등 잘못된 역사 인식을 퍼뜨리는 데 앞장섭니다. 그러나 그의 과거는 한필주 가족의 비극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그는 필주 할아버지의 친형인 한동주와 죽마고우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속여 강제징용으로 끌려가게 만들었고, 결국 한동주는 지하 탄광 붕괴 사고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또한 그는 허위 신고로 누군가를 고문으로 죽게 만들고 그들의 땅을 빼앗아 부를 축적하는 등 악랄한 행위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해방 후에는 그렇게 모은 자산으로 대기업을 세워 사회 기득권층이 된 인물입니다.

 

김치덕 (박근형)

영화의 마지막 복수 타겟으로 설정되었던 인물입니다. 과거 '반도청년정신대'의 대장으로 활동했던 그는 일본군 최고 지휘관 중 한 명인 도조 히데키의 명령을 받고 조선인 여성들을 '여성 노동'이라 속여 종군 위안부로 보내는 데 앞장섰던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심지어 그의 정혼자였던 필주의 친누나마저 김치덕에 의해 종군 위안부로 끌려가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필주는 김치덕에게 "네가 어떤 인간인지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말해라"라고 명령하며 그의 죄를 직면하게 만듭니다. 김치덕은 복수가 마무리된 후 필주가 자살을 시도하려던 순간까지 얽히게 되는 인물입니다.

 

강영식 (정만식)

강영식은 경찰 수사관으로, 사건을 추적하며 한필주와 박인규의 여정을 뒤쫓기 시작합니다. 그는 정의와 법 앞에서 복수자가 스스로를 희생으로 이끈 구조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역할을 합니다. 정만식은 이 역할을 통해 경찰의 냉철함과 인간적인 면모를 동시에 보여주며, 영화의 깊이를 더합니다.

 

 

총평

영화《리멤버》는 뇌종양 말기이자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80대 노인이 일제강점기 시절 자신과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이들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그린 한국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복수극이라는 장르적 틀 안에 역사적 아픔과 정의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담아내며, 개봉 전부터 이성민 배우의 열연과 소재의 독특함으로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강력한 미덕은 단연 배우 이성민의 압도적인 연기에 있습니다. 이성민은 주인공 한필주 역을 맡아, 기억이 희미해지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나약하고 불안정한 모습과 함께, 수십 년간 쌓아온 복수심을 불태우는 강렬한 집념을 동시에 표현해 냈습니다.

 

겉으로는 평범한 노인이지만, 내면에는 과거의 비극을 잊지 않고 단죄하려는 처절한 의지가 살아 숨 쉬는 한필주의 복합적인 캐릭터는 이성민의 섬세하고 폭발적인 연기를 통해 완벽하게 구현되었습니다. 그의 연기는 관객들로 하여금 캐릭터의 고통과 비극,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에 깊이 공감하게 만들며,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합니다.

 

남주혁 배우 또한 필주 할아버지의 예측 불가능한 복수극에 우연히 휘말리는 20대 알바생 인규 역을 맡아,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점차 한필주의 진심에 공감하며 동행하는 젊은이의 변화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 영화의 긴장감과 드라마를 더했습니다.

 

또한, '사라져가는 기억 속에서도 결코 잊지 않고 복수를 감행하는 노인'이라는 설정은 이 영화가 가진 가장 강력한 흡인력입니다. 개인의 처절한 복수가 일제강점기라는 민족의 아픈 역사, 그리고 해방 이후 청산되지 못한 친일 잔재라는 사회적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은 많은 관객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영화는 한필주 개인의 복수 서사를 통해 역사의 아픔과 과거를 제대로 기억하고 단죄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하며, 사회의 공적 정의가 실패한 지점에서 개인의 복수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를 질문합니다. 이처럼 민족의 아픔과 결부된 복수라는 소재는 그 자체로 상당한 울림을 주며, '잊지 말아야 할 역사'라는 핵심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그러나 강력한 소재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에도 불구하고, 일부 연출과 이야기 전개 방식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복수의 대상들을 빠르게 처리해 나가는 과정에서 다소 비현실적이거나 개연성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는 지적도 있었으며, 알츠하이머라는 설정을 한필주의 심리적 혼란이나 기억의 단절을 더욱 깊이 있게 그려내는 데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언급되었습니다.

 

역사적 시각과 메시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일부 평론가들은 영화가 친일파 인물의 대사를 통해 "과거에 얽매인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식의 발언을 넣은 것에 대해 민감한 역사적 주제에 대한 연출자의 시선이 자칫 역사 왜곡이나 그릇된 가치관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는 영화가 다루는 친일 청산 문제의 복잡성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오히려 단순화하거나 왜곡할 수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다루는 영화의 경우, 더욱 신중하고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며, 영화의 메시지가 오해 없이 전달되도록 섬세한 연출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강력한 메시지와 이성민 배우의 압도적인 연기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이야기 전개나 연출, 그리고 역사적 시각을 다루는 방식에서는 일부 비판을 피할 수 없었던 작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법적, 사회적으로 미처 단죄되지 못한 친일 문제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우리 사회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적 정의에 대해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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