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요약
주인공은 그래피티 아티스트인 맥스(Max)입니다. 그는 어린 시절 위탁가정(foster care)에서 자랐고, 열 살 무렵 위탁 형 루크(Luke)가 자살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왔습니다. 루크의 죽음 이후 맥스는 일탈과 방황의 길을 걷게 되며, 결국 그래피티 반달(불법 낙서) 혐의로 체포되어 형사 처벌 대신 사회봉사명령을 받게 됩니다.
그 사회봉사 장소는 겉보기엔 평온해 보이는 고급 요양원, 그린 미도즈(Green Meadows Retirement Home)였습니다. 하지만 이 요양원에는 입주 노인들과 직원들이 감추고 있는 이상하고 섬뜩한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맥스는 요양원에 도착하자마자 “4층은 절대 금지 구역이며, 그곳에 있는 거주자들은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는 경고를 받습니다.
처음엔 반항기 가득한 비뚤어진 청년으로, 맥스는 이 요양원에서 주어진 단순 업무들을 하며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요양원의 저녁 시간, 거주 노인들이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장면들을 목격하면서 분위기는 점점 긴장감 있게 바뀝니다.
어떤 날 밤에는 맥스의 방으로 누군가 들어오고, 또 다른 날에는 거주 노인이 갑작스레 피를 흘리며 비틀거리기까지 합니다. 이러한 초자연적이거나 과장된 노인의 신체 변화는 맥스에게 의문을 자아내게 합니다.
맥스는 요양원 입주자들과 조금씩 관계를 맺습니다. 그 중 하나인 노인 노마(Norma)는 맥스와 비슷하게 트라우마를 간직한 존재로, 맥스가 느끼는 고독과 상처를 어느 정도 알아보는 듯합니다.
하지만 노마 또한 말하지 못한 무언가를 품고 있는 듯 보입니다. 맥스는 이 요양원에서 ‘단순히 늙은 사람들이 사는 장소’ 이상의 무엇인가가 벌어지고 있다는 직감을 갖습니다. 그는 점점 4층 금지 구역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고, 입주 노인들의 이상한 행동이나 설비 뒤편의 문서, 몰래 찍힌 CCTV 영상 등을 탐색하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맥스는 금지구역인 4층에 몰래 올라가게 되고, 그곳에서 그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합니다. 4층의 거주자들은 대부분 의식이 희미하거나 누워만 있거나 드물게 몸을 비틀고 고통스러워하며, 인공장치나 TV모니터 앞에 있는 상태입니다. 이층의 노인들과는 달리 ‘특별 관리’라는 설명으로 숨겨져 있던 거주자들이 실제로는 무언가 더 심각한 처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맥스는 이어서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맥스의 위탁 형 루크가 자살한 것이 단순한 자살이 아니라 이 요양원과 관련된 음모의 일부였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더 나아가 맥스의 양부모가 요양원과 깊이 연계되어 있고, 4층 거주자들이 단순한 노인이 아니라 특정한 목적을 위해 이용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그 중심에는 ‘노인들의 생명력 혹은 신체 부위’ 같은 것을 흡수하거나 이용해 연명을 연장하려는 의혹이 존재합니다. 맥스는 알게 됩니다: 요양원과 그의 양부모가 맺은 계약 속에서 위탁 아동들(맥스를 포함해)로부터 ‘눈물, 시력, 혹은 젊음’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노인 거주자들의 생명을 인위적으로 연장하는 끔찍한 장치가 가동 중이었다는 것입니다. 맥스는 자신이 그다음 ‘흡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긴장이 최고조에 다다르며 맥스는 요양원의 저변에서 벌어지는 이 모든 일을 뒤집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거주자들과 직원들이 숨어 있는 설비, 자료, 비밀 방을 찾아내고, 자신이 이용당해왔음을 자각합니다.
맥스는 4층에 배치되어 ‘젊음이 곧 자원’이라는 체계 속에 편입되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루크의 죽음도 그 체계의 희생양이었다는 진실이 공개됩니다. 맥스는 그 자리에서 반격을 감행하고, 거주자들과 함께 거대한 폭발적 결말을 맞이합니다. 이 결말은 잔혹하고 과장된 폭력과 피로 뒤덮여 있으며, 동시에 맥스가 그동안 품었던 상처와 분노가 폭발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맥스는 살아남아 요양원을 뒤엎은 후, 자신이 무엇을 위해 싸웠는지, 자신이 어떤 존재였는지를 직면하게 됩니다. 비록 완전한 승리는 아닐지라도 그는 더 이상 과거의 상처에만 머물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요양원이라는 ‘안전해 보이는 공간’이 사실은 가장 위험한 장소일 수 있다는 역설이 남으며, 관객에게는 단순한 공포 이상의 메시지가 전달됩니다.
주요 인물 소개
맥스(Max) – 피트 데이비슨(Pete Davidson)
영화의 중심이 되는 인물으로, 위탁가정(foster care) 출신 청년 맥스는 어린 시절 위탁형 루크의 자살이라는 깊은 트라우마를 안고 성장했다. 그는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방황하며 결국 낙서 혐의로 체포 위험에 처했고, 이를 피하기 위해 양부가 마련한 조건으로 요양원에서의 사회봉사를 명 받게 된다. 그가 배정된 곳은 한적해 보이는 은퇴자 요양원. 그러나 입사 직후부터 맥스는 이 장소가 단순한 요양원이 아님을 감지한다. 노인 거주자들의 기이한 행동, 금지된 4층이라는 설정, 거주자들과 직원들 사이에 흐르는 기묘한 긴장감 등이 그의 탐색을 자극한다.
루(Lou) – 존 글로버(John Glover)
요양원에서 거주자 중 한 명으로 등장하는 루는 맥스가 처음부터 접하는 인물이다. 그는 표면적으로는 연로하고 무해해 보이지만, 요양원의 깊숙한 구조와 금지 구역인 4층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맥스의 탐색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맥스에게 “이 곳은 보통 집이 아니다”라는 경고와 힌트를 남기며 이야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닥터 사비안(Dr. Sabian) – 브루스 알트만(Bruce Altman)
요양원의 의료·관리 책임자이거나 핵심 운영진 중 하나로 설정된 닥터 사비안은 맥스가 요양원의 이상한 점들을 목격하며 맞닥뜨리게 되는 인물이다. 그는 입사 초 맥스에게 “4층은 절대 접근하지 마라”는 경고를 주며 공식적으로는 거주자들의 안녕을 책임지는 듯하지만, 이야기 전개가 진행될수록 요양원의 어두운 비밀 구조와 깊이 관여하고 있음이 암시된다.
노마(Norma) – 메리 베스 필(Mary Beth Peil)
요양원의 거주 노인 중 하나로, 맥스와 비교적 친밀한 관계를 맺는 인물이다. 그녀는 자신의 고령 또는 신체적 제약 속에서 외로움과 상실감을 느끼면서도 맥스에게 위탁가정 출신 청년으로서의 상처를 이해해주는 존재로 다가간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노르마 역시 이 요양원 체계와 거주자들 간의 비밀에 얽혀 있다는 암시가 나오며, 그녀의 존재는 단순한 피해자 이상으로 ‘시스템’에 갇힌 존재이기도 하다.
그레첸(Gretchen) – 마릴리 톡킹턴(Marilee Talkington)
요양원 직원 또는 맥스의 봉사 동료로 설정된 그레첸은 맥스의 사회봉사 생활과 요양원 내부 시스템을 연결하는 인물이다. 그녀는 맥스에게 우호적으로 다가가면서도, 요양원의 표면적 평온과 내부의 불안 사이에서 흔들리는 존재이다. 공식적으로는 보조자·감독자 입장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요양원의 이상 현상을 감지하고 있으며, 맥스의 탐색에 악·선 어디쯤인지 모를 영향을 준다.
루크(Luke) – 매튜 미니에로(Matthew Miniero)
맥스의 위탁형으로 맥스에게 트라우마를 남긴 중요한 과거 인물입니다. 그의 죽음이 맥스의 행동 동기와 요양원에서 벌어지는 사건들과 연결되는 핵심 열쇠입니다.
총평
《더 홈》은 제임스 드 모나코(James DeMonaco) 감독이 연출하고 피트 데이비슨, 존 글로버, 브루스 알트만 등이 주연한 심리 스릴러-공포영화다.
이 영화는 겉보기엔 평온해 보이는 은퇴자 요양원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청년 주인공 맥스(Max)가 사회봉사 명령으로 이곳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상하고 불안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비평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냉정했으며, 그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게 나뉘어 있다.
먼저 장점을 살펴보면, 영화가 시도한 분위기 조성은 꽤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Third Coast Review는 “맥스 역의 피트 데이비슨이 주로 진지한 연기로 나서며, 이 이상한 요양원 분위기를 꽤 설득력 있게 담아냈다”고 평했다. 또한 이 작품은 흔한 점프스케어 위주의 호러보다는 음악, 조명, 카메라 구도 등으로 ‘불편한 긴장감’을 만들어내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예컨대 The Daily Beast의 리뷰는 “영화가 첫 시간 동안은 느리고 음산한 분위기로 관객을 몰아간다… 폭발적 결말이 있기 전까지는 서서히 분위기를 고조시킨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 이 영화는 단지 공포 요소를 나열하는 대신 틀 안에서 변칙적인 감정과 분위기를 만들어내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또한, 주연 배우인 피트 데이비슨이 평소 코미디 이미지로 알려져 있었던만큼 이번 작품에서 보여주는 ‘예상 밖의 연기 변신’이 관객이나 평론가의 관심을 모았다. 리뷰에서는 그가 여타 호러영화 주인공처럼 공포에 직접 노출된 인물로서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평도 있다.
뿐만 아니라, 존 글로버나 브루스 알트만 등의 경력 있는 배우들이 작품의 분위기를 지탱해 주는 측면도 긍정적으로 언급됐다. 이러한 캐스팅은 영화가 단순한 저예산 스릴러보다는 어느 정도 중량감을 갖추려 했다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홈》은 여러 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이 많다. 가장 지적되는 부분은 서사의 일관성과 설득력 부족이다. Rotten Tomatoes 기준으로 비평가 평점은 30%로 상당히 낮으며, “흥미로운 전제를 밀어가는 대신 이야기 흐름이 흔들리고 반전이 논리적으로 설득되지 않는다”는 총평이 달려 있다.
예컨대 Murtada Elfadl(〈Variety〉)는 “피트 데이비슨은 이 호러영화를 이끌어가기에는 역량이 부족해 보이며, 드모나코 감독 또한 이번엔 제대로 된 서스펜스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Roger Ebert〉 리뷰 역시 “폭력 장면은 많지만 그만큼 공허하다… 진실로 끔찍하려는 순간에도 관객은 냉담해진다”고 짚었다.
또한 템포의 문제도 제기된다. 많은 리뷰가 “초반 너무 느리고, 단서를 뿌리지만 그것이 제대로 수확되지 않은 채 갑작스런 결말로 치닫는다”고 언급했다.
즉, 영화가 ‘느릿느릿한 미스터리 → 폭발적 결말’이라는 구조를 취하고 있지만, 전환이 자연스럽지 않아 관객이 몰입하고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주제적으로도 “‘노화와 젊음’, ‘돌봄과 착취’ 같은 의미 있는 소재를 다루려 하지만 그 깊이 혹은 통찰력 면에서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완전히 실패작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일부 관객 리뷰는 “‘마지막 10분이 가치 있다’는 의견도 있으며, 완전한 망작은 아니었다”는 반응을 보인다.
예컨대 Reddit 리뷰에서는 “처음엔 무난히 진행되다가 결말부에서 급격히 달라진 톤과 폭력성으로 인해 인상 깊었다”는 의견도 있다. 따라서 이 영화는 ‘관심 있는 장르 팬’이나 ‘피트 데이비슨의 새로운 면모가 궁금한 시청자’에게는 재미 요소가 될 여지가 있다.
종합하자면, 《더 홈》은 분명히 흥미로운 출발점을 갖고 있다. 고령화 사회의 불안, 세대 간 갈등, 요양원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상 현상이라는 설정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다만 그것을 탄탄한 서사 구조, 캐릭터의 설득력 있는 변화, 일관된 분위기 유지까지 연결시키는 데 실패했다. 따라서 이 영화는 ‘풍부한 가능성’과 ‘실망스러운 완성도’가 공존하는 작품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