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요약
영화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해 가는 시점, 중동·남아시아 지역의 혼란한 정세 속에서 시작됩니다. 한편, 파키스탄의 퀘타(Quetta) 지역에 위치한 국제여자고등학교가 무장 테러조직의 습격을 받습니다.
이 조직은 이 학교에 다니는 여러 학생들을 납치하는데, 그중에는 아프가니스탄 교육부 장관의 딸인 바디아(메이 커츠)와 미국 대사 부인의 딸 등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습격 직후 학생들은 옥상으로 대피하려 했지만 결국 다수는 붙잡히고, 테러 조직은 1인당 1천만 달러(USD)에 달하는 거액의 인질료와 한 명(셰이크 알-시마리(Al-Shimali))의 석방을 요구합니다.
미군 산하 특수부대인 Delta Force가 초기 구조 작전을 감행하지만 실패하고, 이후 미군은 새로운 방식의 구조작전을 기획합니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인 제이크(에바 그린) 대위가 투입됩니다. 제이크는 과거 임무 수행 중 한 동료를 구출하긴 했지만 팀을 완전하게 탈출시키지 못했다는 상처가 있습니다.
제이크는 이번 작전을 위해 특수팀을 구성하게 되는데, 팀원 대부분이 여성이며 각자 별칭(혹은 기능명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계정비 담당 ‘록키(로나 리 시몬)’, 기술전문가 ‘긱(조조 T. 깁스)’, 사격 전문가 ‘슈터(에밀리 브루니)’, 폭파 전문가 ‘더 봄(마리아 바카로바)’, 의료 담당 ‘메딕(루비 로즈)’, 그리고 작전을 지원하는 의사 ‘닥터 마이크(Dr. Mike)’ 등이 참여합니다.
이들은 의료구호팀을 사칭해 파키스탄 국경을 넘어 작전지역으로 침투하게 됩니다. 아프가니스탄 교육부 장관인 카밀라 두라니(Camila Durani) 역시 딸을 구하기 위해 자금을 마련하려 하지만 동시에 구조작전 쪽도 돕는 이중적 관계로 그려집니다.
작전 진행 중 제이크 팀은 먼저 무기 저장고 습격 등 일련의 선행행동을 펼칩니다. 작전 초반부터 긴장감이 흐르고, 동시에 팀원들 사이의 불화나 생존 리스크가 드러나기도 합니다. 예컨대, 작전 중에 닥터 마이크와 팀 리더 트래비스(크리스토퍼 백어스)가 희생되는 등, 작전이 순탄치 않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현지 연락책으로 설정된 아위나(Awina)가 사실은 테러 조직에 정보를 흘리는 내부 배신자였음이 드러나면서, 이들의 침투 루트와 작전 계획이 노출될 위기에 처합니다. 이를 통해 작전은 단순 구조가 아닌 내부 기만과 배신, 적응의 문제를 안게 됩니다.
한편 인질 구출과정에서는 의도치 않은 변수들이 등장합니다. 제이크 팀은 먼저 수감된 셰이크 알-시마리를 빼내는 작전을 성공하지만 이 과정에서 록키를 잃기도 합니다. 그 후 이 인물을 담보로 삼거나 가짜 돈으로 몸값을 치르는 방식으로 협상을 시도하지만, 상대측이 위조된 자금을 감별해 내면서 위기가 고조됩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테러 조직의 동굴 기지로 잠입해 직접적인 구조작전을 감행하게 되고, 제이크는 테러 리더와 맞서 마지막 대결을 펼치며 구조된 인질들을 헬리콥터로 탈출시킵니다. 하지만 작전은 완전한 성공이라 보기에는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영화의 결말에서 제이크는 구조 이후에도 팀원 중 한 명인 긱(Geek)이 탈출하지 못하고 뒤에 남아 있음을 알게 되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제이크와 말릭(레자 보예르디)은 되돌아가기로 결심합니다. 이로써 단순한 임무 성공이 아닌 ‘남은 자를 위한 귀환’이라는 여운을 남깁니다.
주요 인물 소개
제이크 (Jake) – 에바 그린 (Eva Green)
영화의 주인공으로 여성 특수부대의 리더입니다. 기존 구조작전 실패의 상처를 안고 있고, “한 사람도 뒤에 남기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팀을 이끕니다. 작전 준비부터 침투, 탈출까지 전체 흐름의 중심축입니다. 납치된 학생들을 구하기 위한 작전에서 팀을 조직하고, 의료구호팀 위장 침투를 주도하며 마지막에는 적 지도자와 직접 대결하는 인물입니다.
메딕 (Medic) – 루비 로즈 (Ruby Rose)
팀 내 의료 담당 전문가이자 전투지원 역할도 겸한 인물입니다. 작전 현장에서 팀원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역할을 맡고 있어 위기 시 중요한 존재감을 발휘합니다. 작전 준비 및 침투 중 발생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치료 및 지원 역할을 수행하며 팀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기능적 캐릭터입니다.
더 봄 (The Bomb) – 마리아 바카로바 (Maria Bakalova)
폭파 전문가로 전투 중 폭발 장치 운용, 침투 경로 확보 등의 임무를 맡은 팀원입니다. 위험도가 높은 기능을 담당해 액션 측면에서 중요한 캐릭터입니다. 동굴 기지 돌입, 탈출 경로 확보 등 후반부 작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구조팀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장면에서 활약합니다.
긱(Geek) – 조조 T. 깁스 (Jojo T. Gibbs)
팀 내 기술·정보·통신 담당으로 해킹, 드론 운용, 감시장치 활용 등 기술 중심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작전 초반부터 정보입수, 작전 지원, 내부 배신자 감지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으며, 팀이 위기에 몰렸을 때 기술적 기반을 제공하는 인물입니다.
록키(Rocky) – 로나‐리 시몬 (Rona-Lee Shimon)
기계정비 및 장비·차량 운용 담당으로 작전 팀이 사용하는 기술적 장비와 이동수단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역할입니다. 침투 전 이동수단 준비, 현장 장비 고장 시 긴급 대응 등에서 팀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합니다. 작전 중 위험에 노출되는 장면도 있어 책임감과 용기가 드러납니다.
슈터 (Shooter) – 에밀리 브루니 (Emily Bruni)
무기 전문가 및 명사수로 설정된 팀원으로, 스나이퍼, 무기 선택·운용, 전투 시 화력을 책임지는 인물입니다. 침투 및 탈출 작전 중 적과의 교전 상황에서 전면에 나서며, 작전의 결정적인 순간에 팀의 힘을 보여주는 역할입니다.
트래비스 (Travis) – 크리스토퍼 백어스 (Christopher Backus)
제이크의 상관 혹은 작전 지휘자격 인물로 설정되어 있으며, 팀을 조직하고 작전의 틀을 짜는 역할을 맡습니다. 구조작전의 준비단계에서 팀을 구성하고 제이크를 리더로 임명하는 등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또한 작전 중 희생되는 인물로서 팀 내 충격적 계기가 됩니다.
말릭 (Malik) – 레자 보예르디 (Reza Brojerdi)
현지 조력자 겸 운송 및 물류 담당 인물로, 작전팀과 연계되어 지역 내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팀의 침투 및 탈출을 돕습니다. 제이크 팀이 침투하고 탈출할 때 결정적인 도움을 주며, 영화 결말에서는 제이크와 함께 남은 동료를 구하기 위해 ‘되돌아가기로’ 결심하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아미르 (Amir) – 조지 이스칸다르 (George Iskandar)
테러 조직의 리더급 인물로, 인질 사태의 중심 갈등을 형성하고 구조작전팀이 맞서야 할 대표적 적대세력입니다. 납치·몸값 요구 등을 지휘하며 팀이 돌입해야 할 적의 본거지를 이끄는 인물로서 최종 대결의 핵심 상대입니다.
바디아 두라니 (Badia Durani) – 메이 커츠 (May Kurtz)
아프가니스탄 교육부 장관의 딸로 납치된 학생 중 한 명입니다. 구조팀이 구출해야 할 중요한 인질이며, 이야기의 감정적 동기이자 구조의 목적을 상징합니다. 작전팀이 구출을 위해 움직이는 대상이며, 그 존재로 인해 작전의 긴장과 의미가 더해집니다.
총평
영화 《더티 엔젤스》은 ‘여성 중심 특수작전’이라는 신선한 설정을 바탕으로 액션 스릴러 장르에서 나름의 매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 설정이 충분히 깊이를 얻지 못해 아쉬움도 남는 영화다.
먼저 장점부터 언급하자면, 이 영화는 여성이 전면에 나선 구조작전물을 표방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주인공 제이크(에바 그린)를 필두로 여러 여성 멤버들이 팀을 이루어 납치된 여학생들을 구하러 가는 이야기 구조는 기존 ‘남성 군인 중심’ 액션물의 틀을 벗어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또한 감독 마틴 캠벨(Martin Campbell)의 연출력 덕분에 침투·전투·탈출 등 작전의 흐름이 제법 긴장감을 담아 구성되어 있고, 특히 폭발장면·총격전·헬리콥터 탈출 등 액션 시퀀스는 볼 만하다는 평도 있다.
또한 제이크 캐릭터에게 과거의 실패 경험과 책임감이라는 내적 갈등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폭발물 나열형 액션보다는 인물의 서사적 기반이 있다는 인상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완전히 만족스럽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장 큰 약점으로 자주 지적되는 것은 서사의 깊이 부족과 캐릭터 개성의 미흡함이다. 평론가 크리스티 레마이어(Cristy Lemire)는 “여성 특수부대라는 설정은 흥미롭지만, 남성용 90년대식 용병영화의 전개를 그대로 따른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팀 내 각 멤버가 어떤 사연을 갖고 있는지, 왜 이 작전에 뛰어드는지가 충분히 탐구되지 않고, 단지 기능적으로 ‘폭파전문가’, ‘기술전문가’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는 평이 많다.
또한 배경이 되는 중동·남아시아의 테러 및 인질사태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그 현실적 맥락이나 정치적 복잡성은 상당히 단순화되어 있다는 비판이 있다. 레마이어는 “여성의 권리를 다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렸다”고 표현했다.
기술적 완성도 면에서도 곳곳에서 눈에 띄는 허점이 있다. 액션이 즐겁긴 하지만 일부 CG 장면이나 헬리콥터 연출 등이 소위 ‘저예산 B급 액션물’의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을 때가 종종 있어, 액션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이유는 있다. 액션 장르를 즐기는 관객이라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한 번 볼 액션 영화’로서 충분한 만족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여러 리뷰에서 “크게 기대하지 않고 봤더니 괜찮았다”, “폭발씬과 총격전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또한 주연 배우 에바 그린이 여군 리더 제이크를 연기하며 제법 존재감을 발휘했다는 점도 이 작품이 갖는 장점 중 하나다.
종합적으로 본다면, 이 영화는 “좋은 설정 → 실행에서 반쯤은 성공, 그러나 깊이 면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적절하다. 여성 특수작전이라는 신선한 틀, 액션 시퀀스의 긴장감, 주연 배우의 존재감 등은 분명히 선택할 만한 이유가 된다.
반면에 그 틀을 통해 전달할 수 있었던 의미나 캐릭터 개개인의 서사, 배경 맥락의 질감 등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쁘진 않았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기에는 충분한 선택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