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요약
전작에서 러시아 오브샥을 파괴한 대가로 다시 범죄 조직에 빚을 지게 된 전직 암살자 허치 맨셀(밥 오덴커크)이 주인공입니다. 그는 ‘더 바버(The Barber)’라는 정부 핸들러의 지시로 끊임없이 임무를 수행하며 빚을 갚아가고 있었고, 이러한 삶은 가족과의 관계를 점점 멀어지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과로에 지친 허치는 가족과의 거리를 좁히고자 오랜만에 휴가를 제안합니다. 그는 어렸을 적 동생 해리(르자)와 함께 방문했던 옛 테마파크 마을 플럼머빌(Plummerville)로 가족 여행을 계획합니다. 그는 아내 베카(코니 닐슨)에게 “이번 휴가에서는 ‘노바디’였던 삶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약속하지만, 한편으로 더 바버는 “고민이 있는 곳에 반드시 문제가 온다”며 경고를 덧붙입니다.
플럼머빌에 도착한 첫날, 허치의 아들 브래디(게이지 먼로)가 지역 불량 소년 맥스(루시우스 호요스)와의 사소한 갈등에 휘말리면서 상황은 급격히 엉망이 됩니다. 더 심각하게, 직원 한 명이 그의 어린 딸 새미(페이즐리 카도라스)의 뒤통수를 때리는 장면을 계기로 허치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표출하며 직원들을 폭력적으로 제압하고, 가족은 테마파크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이 일로 허치는 운영자 와이어트(존 오티즈)와 부패한 보안관 아벨(콜린 행크스)의 타깃이 되어 위협을 받기 시작합니다.
다음 날, 허치는 가족과 함께 보트에 있는 동안 아벨의 부하에게 습격당해 오른손 새끼손가락 일부를 잃는 부상을 입습니다. 이때 해리로부터 이 지역이 밀수와 현금세탁 루트이며, 렌디나(샤론 스톤)라는 조직 보스가 배후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동시에 더 바버로부터도 이 루트가 렌디나의 것이라는 정보를 전해 듣습니다.
와이어트는 그것이 마지막 지불임을 전하지만, 렌디나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아벨이 맥스를 인질로 잡도록 명령합니다. 허치는 가족을 안전하게 데려가기 위해 떠나겠다고 약속하지만, 맥스를 보는 순간 인질 구출을 결심하며 적극적으로 행동 나서기로 합니다. 그는 렌디나의 돈과 마약이 보관된 창고를 불태워 폭파시키고, 아벨을 심각하게 다치게 만드는 등 반격에 나섭니다.
이후 허치는 맥스를 구출해 브레이디와 화해의 순간을 맞이하고, 베카 역시 “떠나는 게 아니라 함께 할 것”이라며 그의 결단을 지지합니다. 이야기의 분수령이 되는 이 장면은 허치가 단순히 폭력적인 존재가 아닌, 가족을 지키기 위해 선택하는 아버지로서의 면모를 강조합니다.
이후 허치와 와이어트, 가족 구성원들은 테마파크에 숨어 렌디나의 공격에 대비합니다. 렌디나는 보안관 아벨을 제거하고, 허치 일행과 대규모 대결을 벌입니다. 이 과정에서 베카는 눈에 마취총을 쏴 렌디나의 움직임을 제압하고, 데이비드가 놀이공원을 폭파하는 장치를 작동시켜 렌디나와 그 부하들을 몰살시킵니다.
이후 허치와 베카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장소에서 조사를 받은 뒤, 익명의 지시로 풀려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가족이 모여 휴가 영상을 보며 웃으며 끝을 맺습니다. 이는 허치가 가족과 함께한 평화로운 일상으로의 작은 회귀를 상징하는 결말로 느껴집니다.
주요 인물 소개
허치 맨셀 (Hutch Mansell) - 밥 오덴커크 (Bob Odenkirk)
전편과 마찬가지로 주인공을 맡은 밥 오덴커크는 전직 정부 암살자 출신의 허치 맨셀을 연기합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중년 가장이지만, 과거의 잔혹한 경력 때문에 여전히 위험한 세계와 연결돼 있습니다. 이번 속편에서는 빚을 갚기 위해 다시 ‘암살자 모드’로 복귀하면서 가족을 지키려는 본능과 평범한 삶을 지향하는 욕망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베카 맨셀 (Becca Mansell) - 코니 닐슨 (Connie Nielsen)
허치의 아내 베카는 코니 닐슨이 맡았습니다. 베카는 변호사로서 사회적 성공을 거둔 지적이고 당당한 여성입니다. 남편의 비밀스러운 삶 때문에 결혼 생활은 위기를 겪지만, 가족을 하나로 묶으려는 의지를 가진 인물입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 허치를 돕는 장면에서 단순히 수동적인 아내가 아닌, 이야기를 전환시키는 핵심 인물로 부각됩니다.
데이비드 맨셀 (David Mansell) - 크리스토퍼 로이드 (Christopher Lloyd)
허치의 아버지인 데이비드는 은퇴한 FBI 요원으로, 크리스토퍼 로이드가 연기합니다. 노년의 나이에 접어든 그는 유쾌하고 엉뚱해 보이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냉철한 전략가로 변신합니다. 놀이공원 클라이맥스에서 폭파 장치를 기동해 적들을 제압하는 장면은 그의 존재감을 극대화합니다.
해리 맨셀 (Harry Mansell) - 르자(RZA)
허치의 동생 해리는 RZA가 연기합니다. 그는 입양된 동생으로, 허치의 과거와 현재를 잘 이해하고 가족을 적극적으로 돕는 든든한 동료입니다. 어린 시절 함께 테마파크를 찾았던 기억은 이번 영화의 휴가 배경과 맞닿아 있어, 허치와 해리의 관계를 더욱 따뜻하게 만듭니다.
와이어트 마틴 (Wyatt Martin) - 존 오티즈 (John Ortiz)
와이어트는 테마파크 운영자로, 겉으로는 친근하지만 실제로는 부패한 권력을 휘두르는 인물입니다. 존 오티즈가 맡은 이 캐릭터는 허치 가족을 곤경에 몰아넣으며 이야기의 갈등을 촉발하는 핵심 빌런 중 한 명입니다. 특히 그는 지역 범죄 조직과 연결돼 있어 허치와 정면충돌하게 됩니다.
아벨 셰리프 (Sheriff Abel) - 콜린 행크스 (Colin Hanks)
콜린 행크스는 부패한 보안관 아벨을 연기합니다. 아벨은 와이어트와 결탁해 법 집행자의 권력을 사적으로 사용하며 허치를 위협합니다. 겉으로는 공권력을 대표하지만 실상은 범죄 조직의 하수인 같은 존재입니다.
렌디나 (Lendina) - 샤론 스톤 (Sharon Stone)
샤론 스톤은 이번 속편의 가장 강렬한 악역, 범죄 조직의 보스 렌디나를 연기합니다. 그녀는 냉혹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여성으로, 허치와 그의 가족을 파멸시키려 합니다. 샤론 스톤은 관록 있는 연기력으로 이 캐릭터를 단순한 빌런이 아닌 압도적 존재로 만들어내며, 영화의 긴장감을 최정점까지 끌어올립니다.
바버 (The Barber) - 콜린 새먼 (Colin Salmon)
콜린 새먼이 연기하는 바버는 허치의 과거 정부 시절 핸들러로, 여전히 그와 연결된 인물입니다. 그는 허치에게 새로운 임무를 주거나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며, 이야기의 배경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손’과 같은 존재입니다.
총평
영화 《노바디 2》는 전작의 강렬한 액션과 긴장감을 계승하면서도, 더욱 확장된 세계관과 심리적인 갈등을 담아낸 속편으로 평가된다. 2021년 개봉한 1편이 ‘평범한 가장의 숨겨진 과거’라는 반전을 통해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면, 이번 작품은 그 후의 삶과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깊이 있게 파고든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다시 한번 허치 맨셀(밥 오덴커크)이 서 있다. 1편에서 러시아 마피아와의 피 튀기는 전쟁을 끝내고 겨우 일상으로 돌아온 듯 보였던 허치는, 그러나 다시금 평온한 삶을 누리기 어려운 인물임이 드러난다.
그는 여전히 가족을 지키고자 하는 가장이지만, 동시에 억눌렀던 본능과 과거의 업보가 그를 끊임없이 끌어당긴다. 속편에서는 단순히 외부의 적에 맞서는 것뿐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정체성과 내적 갈등이 전면적으로 드러난다.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단순한 액션 그 이상을 느끼게 한다.
연출 면에서 한층 더 세련되고 과감해졌다. 전편의 강렬한 근접 전투와 날 것 같은 폭력은 여전히 유지되지만, 이번에는 보다 다양한 공간과 상황에서 전개된다. 지하철, 창고, 폐허가 된 건물 등 다양한 무대에서 벌어지는 액션은 리듬감 있게 편집되었으며, 주인공의 체력적 한계와 정신적 피로가 그대로 반영되어 현실감을 높인다.
특히 허치가 더 이상 ‘전성기의 킬러’가 아님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그가 인간적인 약점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을 각인시킨다. 이는 단순한 슈퍼히어로적 서사가 아닌, 고통과 상처를 끌어안은 리얼리즘 액션의 묘미를 살린다.
또한 이번 작품은 가족의 서사를 더욱 확장한다. 아내 베카(코니 닐슨)와의 관계, 자녀들과의 거리감, 그리고 그의 아버지 데이비드 맨셀(크리스토퍼 로이드)과 형제 해리(르자)와의 유대는 허치라는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단순히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인물이 아니라, 가족을 지켜야 하는 가장이자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간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이 점은 관객이 허치의 선택에 공감하고, 그의 분노와 슬픔을 함께 느끼게 만든다.
비평가들과 관객들은 단순한 속편을 넘어, 현대 액션 영화의 진화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호평을 보냈다. 리얼리티 있는 액션과 정교한 시퀀스, 그리고 주인공의 인간적인 고민을 결합해 ‘존 윅’ 시리즈와는 또 다른 독자적인 색깔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또한 밥 오덴커크의 연기는 이번 작품에서도 돋보였다. 이전보다 더 깊어진 감정 연기와, 여전히 거친 액션을 소화하는 신체적 몰입은 그의 커리어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결국 《노바디 2》는 단순히 ‘또 다른 복수극’이 아니라, 폭력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숙명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지키려는 의지를 그려낸 작품이다. 잔혹하지만 슬프고, 긴장감 넘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가 강하게 느껴지는 영화다.
속편으로서의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허치라는 캐릭터의 서사를 더 깊게 확장한 이 작품은 액션 영화 팬들에게 반드시 기억될 만한 후속작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