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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굿뉴스 (Good News 2025)] 줄거리, 인물 소개, 총평

by Roonion 2025.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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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관련 사진

 

줄거리 요약

영화의 시작은 긴박한 항공기 납치 사건으로 포문을 연다. 1970년대, 냉전의 공기가 가득한 한반도 인근 상공에서 여객기가 무장 괴한들에게 점거된다. 납치범들은 정치적 메시지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방송을 요구하고, 정부와 군, 언론은 일제히 대책 마련에 나선다.

 

그러나 이 사건은 단순한 테러가 아니라, 각국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복합적 작전의 서막이었다. 정부는 이를 단순 해결이 아닌 ‘쇼’로 기획하기 시작한다. 진짜 평양으로 향하지 않고도 비행기가 마치 북한에 착륙한 것처럼 꾸며내려는 기상천외한 작전이 수립된다. 그것은 김포공항을 평양공항으로 위장하고, 조명을 바꾸고, 방송 신호를 조작해 세계를 속이려는 위험한 도박이었다.

 

작전의 중심에는 정체불명의 기획자 아무개가 있다. 그는 진실과 허구를 뒤섞으며 사건을 연극처럼 연출하는 인물이다. 마치 신의 시점에서 모든 조각을 조종하듯, 그는 각 인물의 욕망을 이용해 판을 짠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실제 구조가 아니라, “좋은 소식”이라는 이름의 거짓된 이야기 그 자체이다.

 

사람들은 그의 말에 조종당하고, 그의 계획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믿고 있는지도 잊어버린다. 이 과정에서 관객의 시선은 공군 중위 서고명(홍경) 에게 옮겨진다. 그는 작전에 동원된 젊은 장교로, 처음에는 상부의 명령을 따르는 충실한 군인에 불과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자신이 수행하는 명령이 진실을 가리는 조작임을 깨닫는다. 서고명은 점차 혼란에 빠진다. 국가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위선과 거짓 속에서 그는 자신이 지켜야 할 ‘진짜 진실’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그가 상부에 충성하느냐, 진실을 밝히느냐의 기로에 설 때, 영화의 긴장감은 최고조로 치닫는다.

 

한편, 박상현(류승범) 은 중앙정보부장으로 등장한다. 그는 작전의 실질적 지휘자이자, 권력의 이면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의 목표는 사건의 성공보다도 ‘체제의 체면’과 ‘정권의 이익’이다. 그는 진실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대중 앞에 “굿뉴스”가 전해지는 것이다.

 

비행기가 무사히 착륙했다는 소식, 정부가 사태를 완벽히 해결했다는 자화자찬 그것이 그의 성공의 척도다. 그는 냉혹하고 계산적이지만, 영화는 그를 단순한 악인으로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 또한 체제 속에서 연기를 강요받는 배우로 보인다.

 

작전이 본격적으로 실행되면서 사태는 예측 불가능하게 꼬이기 시작한다. 공항의 혼선, 언론의 왜곡 보도, 관계자들의 배신이 연이어 발생하며, 진실은 점점 더 희미해진다. 누군가는 정의를 외치고, 누군가는 침묵을 선택한다.

 

그리고 관객은 어느 것이 실제인지, 어떤 장면이 연극의 일부인지 분간할 수 없게 된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단순한 정치 스릴러를 넘어, “진실을 믿는다는 행위 자체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가”를 고발한다.

 

영화의 후반부, 서고명은 점차 각성하며 거대한 조작의 실체에 맞서려 한다. 그는 “굿뉴스”를 만들어내려는 모든 세력의 손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이미 그는 연극의 일부로 깊숙이 박혀 있다. 그가 믿었던 상관, 동료, 심지어 자신마저도 이 ‘가짜 착륙 작전’이라는 거대한 허구 속의 배우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결국 비행기는 착륙하지만, 그것이 어디인지, 무엇이 진짜 성공인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방송은 성공을 알리고 사람들은 환호하지만, 카메라가 멀어지면서 관객은 그 장면이 세트장 위의 연극이었다는 사실을 암시받는다.

 

주요 인물 소개

아무개 (설경구)

영화 속에서 이름도, 출신도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정체불명의 해결사이자 기획자로 등장한다. 그는 사건 이면의 무대 뒤에서 작전을 설계하고 여러 세력을 조율하는 ‘지휘자’ 역할을 맡는다. 사건의 진실보다는 ‘연극처럼 보이는 쇼’로서 작전을 구현하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으며, 실제보다 허구와 거짓이 뒤섞인 모습이 이 인물의 핵심적 매력이다. 납치된 비행기를 마치 평양에 착륙한 것처럼 연출하는 계획, 김포공항을 평양처럼 위장하는 장치 설정 등 극의 핵심 작전을 구상한다. 그는 권력자들, 군부, 정보기관 등과 은밀히 교섭하며 사건 전개에 깊숙이 개입한다.

 

서고명 (홍경)

그는 엘리트 공군 중위로, 작전의 키맨으로 작품 내내 중심 역할을 담당한다. 작전 초반에는 상부의 지시를 따르는 충성스러운 군인이지만 이야기 전개와 함께 점차 갈등과 혼란을 겪는다. 서고명은 아무개의 제안에 의해 작전에 휘말리고, 이후 내부 균열과 의심에 휘말린다. 그는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기계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려는 인간으로 발전하는 면모를 보여 준다.

 

박상현 (류승범)

그는 중앙정보부장으로, 권력의 중심부에서 작전을 관리하고 조정하는 인물이다. 정부·정보기관·권력자 등의 입장을 대변하며, ‘굿뉴스’라는 위장된 메시지를 관철시키려는 계획의 실질적 책임을 지닌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권력 그 자체보다, 권력이 만들어 내는 이미지와 ‘체면’, 그리고 정권의 안정에 더 관심이 많은 인물이다. 겉보기엔 냉철하고 계산적인 모습이지만, 영화 속에서는 그 또한 체제와 메시지의 일부로 기능하는 인물로 드러난다.

 

신이치 (야마다 타카유키)

신이치는 일본 정부의 공식 혹은 비공식 창구로, 납치 사건에 대해 일본 측의 입장 조율 및 외교적 압력 또는 타협을 모색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언어 및 문화 간 조율, 정보 전달 혹은 정치적 부담감 등이 그의 갈등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정부의 시점, 언론과 외교적 협상·압박 요소. 한국 정부 및 중앙정보부와의 협상, 외교적 긴장 요소를 드러내는 역할. 또한 조작된 착륙 혹은 위장 착륙 계획에 대해 일본 측의 반응 혹은 의견이 극에 갈등성을 추가할 가능성이 크다.

 

덴지 (카사마츠 쇼)

극 중 일본 공산주의 무장 단체의 리더. 사건의 배경 또는 납치 행위의 주체적 동기를 제공하는 인물이다. 단순히 폭력적 행동을 하는 인물이 아니라, 이념적이고 정치적인 메시지를 가진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덴지의 조직과 내부 관계, 납치범의 요구사항/요구 수준 등이 극의 긴장과 복합적 갈등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총평

영화 《굿뉴스》는 변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1970년대 일본 요도호 납치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권력, 언론, 진실의 조작이라는 복합적인 주제를 블랙코미디와 정치 스릴러의 결로 녹여낸 문제작이다.

 

작품은 “무엇이 진짜 뉴스인가,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믿을 자격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펼쳐지며, 허구와 진실의 경계를 끊임없이 흔든다. 설경구, 홍경, 류승범을 중심으로 한 배우진의 밀도 높은 연기와 변성현 특유의 날카로운 연출은 이 작품을 단순한 역사극이 아닌 시대적 풍자로 끌어올린다.

 

영화의 시작은 마치 70년대 뉴스 리포트를 재현한 듯한 영상으로 열린다. 화면 속에서는 한 납치 사건이 속보로 전해지고, 각 언론사와 정부 기관이 그 사안을 두고 분주히 움직인다. 하지만 관객은 곧 깨닫는다. 우리가 보고 있는 이 뉴스는 실제 사건이 아니라 ‘조작된 이야기’ 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변성현 감독은 여기서부터 영화의 핵심 주제를 드러낸다.

 

“뉴스란 과연 진실의 전달인가, 아니면 권력의 서사인가.” 영화는 이 질문을 중심으로 진실과 거짓, 정의와 위선, 그리고 언론과 정치의 유착 구조를 집요하게 파헤친다.

 

주인공 설경구가 연기한 ‘한태식’은 정부의 홍보실에서 일하는 베테랑 홍보관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능력으로 정권 내에서 신뢰를 받는 인물이다. 그는 납치 사건이 벌어진 뒤 여론을 유리하게 조작하기 위해 언론을 움직이고, 국민의 감정을 선동한다.

 

설경구는 특유의 냉철하고도 인간적인 연기를 통해 한태식을 단순한 악인이 아닌, 체제 안에서 생존을 모색하는 인간으로 그려낸다. 그의 시선에는 체념과 계산이 공존하고, 권력 앞에서 도덕을 저울질하는 한 인간의 복잡한 내면이 담겨 있다.

 

홍경이 연기한 ‘서고명’은 젊고 이상적인 언론인으로 등장한다. 그는 처음에는 정부의 보도 지침에 충실한 기자이지만, 사건이 진행될수록 진실과 거짓이 어떻게 뒤섞이는지를 목격하게 된다.

 

홍경은 점차 무너지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청년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관객이 감정적으로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인물로서 기능한다. 그의 시선은 영화 속 혼돈의 중심을 꿰뚫는 통로이자, 진실을 알고도 침묵할 수밖에 없는 현실의 기자들을 상징한다.

 

류승범이 맡은 ‘박상현’은 정치권력의 중심에 서 있는 전략가로, 정부의 이미지 조작과 언론 통제를 총괄하는 냉혹한 실세다. 그는 한태식과 함께 사건의 프레임을 설계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는 인물이다.

 

류승범은 특유의 비열한 카리스마와 광기 어린 연기로 권력의 본질을 형상화하며, 영화에 묵직한 존재감을 부여한다. 그의 인물은 현실의 정치 시스템에 대한 은유이자, 진실보다 ‘통제된 서사’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권력의 얼굴이다.

 

영화의 미장센과 연출은 철저하게 계산되어 있다. 70년대 특유의 누런 필름톤, 조명이 과도하게 번지는 브라운관 화면, 아날로그 장비의 질감 등은 ‘과거의 뉴스’가 주는 현실감을 되살리면서 동시에 그것이 얼마나 쉽게 조작될 수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암시한다.

 

변성현 감독은 서사 중간중간 실제 뉴스 화면과 재연 장면을 교차시켜, 관객으로 하여금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연극인지 혼란스럽게 만든다. 이 메타적인 구조는 영화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로 꼽힌다.

 

결국 《굿뉴스》는 단순한 정치 스릴러가 아니라, 진실의 소비 구조를 고발하는 시대적 풍자극이다. 영화는 유머와 긴장, 냉소와 슬픔이 교차하는 리듬 속에서 관객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한태식이 카메라를 응시하며 미소 짓는 순간  관객은 그가 방송하는 ‘굿뉴스’가 실제로는 얼마나 잔혹한 거짓말인지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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