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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우아 (GAUA, 2025)] 줄거리, 인물 소개, 총평

by Roonion 2026.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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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요약

영화는 17세기 바스크 산골 마을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당시 유럽 전역에서는 이단과 마법에 대한 두려움이 극에 달했으며, 특히 여성들이 마녀라는 혐의를 받으며 잔혹하게 처벌받곤 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영화의 주인공인 카탈린(Kattalin)은 가정 내에서 폭력적인 남편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한밤중에 집을 떠난다. 그녀는 가정을 벗어나 어둠이 짙게 드리워진 숲으로 발길을 옮기지만, 곧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산한 존재가 쫓아오는 공포를 느낀다.

 

깊은 숲속에서 카탈린은 우연히 세 명의 여성을 만난다. 이들은 강가에서 옷을 빨며 무서운 이야기들과 마을의 소문, 전설 같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다. 이 장면은 단순한 만남을 넘어, 이야기와 현실이 서로 얽히는 전환점이 된다.

 

이 세 여성이 나누는 담론 속에는 마을 공동체 안의 금기와 두려움, 전통적 믿음이 서려 있고, 카탈린은 점차 그 이야기 속 주인공으로 자신이 포함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여성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무서운 이야기나 민담에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마치 지역 사회가 갖는 억압적 구조와 인간 관계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기억과 신화의 전달자처럼 행동한다. 카탈린은 불안과 공포 속에서 이들이 전하는 이야기들을 하나씩 듣게 되고, 그 내용은 점차 현실과 연결되며 그녀가 마주하게 될 운명과 맞닿는다.

 

이 과정은 이야기 안에 또 다른 이야기, 즉 메타 구조적 서사의 결합을 보여 주며, 관객도 이야기를 들으며 카탈린의 감정적 상태에 몰입하게 만드는 장치로 작동한다.

 

더 나아가 영화는 단순히 마녀사냥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재현하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관객이 숲과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이 이야기들이 곧 사회적 폭력, 여성에 대한 억압, 공동체의 비밀스러운 규범으로 연결된다는 점이 드러난다.

 

즉 카탈린이 겪는 공포의 근원은 단순히 숲속의 괴물적 존재가 아니라, 남성 중심적이고 위계적인 사회 질서가 만들어낸 상징적 공포이기도 하다. 이는 시각적 공포 요소와 상징적 서사가 결합돼, 단순한 공포영화의 형식을 넘어 문화적·사회적 맥락을 담은 작품으로 확장된다.

 

영화의 내적 서사 구조는 여러 개의 작은 이야기들이 연속과 반복, 재해석의 형태로 얽히는 이야기 속 이야기를 지닌다. 처음에는 단순한 탈출과 생존의 이야기인 것처럼 보이던 카탈린의 여정은, 마을의 윤리적 판단, 공동체의 비밀, 그리고 전통적 믿음과 맞물리며 점차 복합적이고 신화적 질서로 확장된다.

 

특히 이 세 명의 여성들이 전하는 이야기들은 카탈린과 현재의 사건을 넘어서서 구조적 메타포로 기능하며, 이야기와 현실의 경계가 흐려지는 지점을 만들어낸다.

 

시각적으로도 영화는 어둠과 숲이라는 배경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밤이라는 설정 자체는 인간의 무의식과 두려움, 숨겨진 욕망과 억압을 드러내는 장치로 작동하며, 조명 대비가 강한 촬영 방식은 관객에게 시각적 긴장감을 제공한다.

 

감독은 바스크 민속 예술과 문화, 미신적 요소들을 다수 활용할 뿐만 아니라, 전통적 공포 미학과 서양 중세의 종교적 신념이 충돌하는 지점을 묘사함으로써 시대적 어둠과 개인적 공포를 동시에 시각화한다.

 

또한 작품은 바스크어로 촬영된 것이 특징이며, 이는 단순히 지역성의 디테일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화적 정체성과 민속적 감수성을 이야기의 중심 요소로 끌어올린다. 이러한 언어적 선택은 관객이 카탈린의 경험과 민속적 요소를 더 깊이 체감하게 만들며, 관객이 같은 공간적 맥락 속에서 이야기를 따라가도록 돕는다.

 

주요 인물 소개

카탈린 (Kattalin) – 유네 노게이라스 (Yune Nogueiras)

카탈린은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주인공으로, 17세기 바스크(Basque) 지역의 농가에서 살던 젊은 여성입니다. 카탈린은 남편에게 쫓기며 깊은 숲속을 헤매는 과정에서 공포와 불안을 몸소 체험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존재들과 조우하게 됩니다. 그녀의 이야기 구조는 단순한 생존 서사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마주하는 신화적이고 비현실적인 요소들을 통해 공포와 자유 사이의 감정적 갈등을 경험하게 됩니다.

 

벨트라 (Beltra) – 아네 가바레인 (Ane Gabarain)

벨트라는 카탈린이 숲속에서 만나는 세 여성 중 한 명으로, 이야기 속에서 중요한 상징성을 지닌 인물입니다. 벨트라는 강가에서 다른 여성들과 함께 옷을 빨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통해 지역 사회의 전승과 민담, 두려움의 구조를 드러냅니다. 그녀는 단순히 과거의 경험을 나누는 노파 이상의 존재로, 카탈린의 여정에 심리적 영향을 미치며 중대한 전환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락시아나 (Graxiana) – 엘레나 이루레타 (Elena Irureta)

그락시아나 또한 세 여성 중 한 명으로, 숲속에서 벨트라와 함께 등장합니다. 그녀는 대체로 침착하고 관조적인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카탈린의 감정적 반응을 반추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그락시아나의 태도는 단지 공포를 묘사하는 장치라기보다는, 공포의 근원과 인간적 대응 방식을 대비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레메 (Reme) – 이냐케 이라스토르자 (Iñake Irastorza)

레메는 숲속에서 세 여성과 함께 등장하는 또 하나의 인물로, 영화 속에서 신비로운 존재감을 풍기며 카탈린과의 상호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레메는 다른 여성들과 달리 조금 더 움직임과 행동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인물로, 때로는 묘한 불안감을 조성하며 숲의 정체불명의 분위기를 강화합니다.

 

펠로 (Pello) – 샤비 로페즈 (Xabi López)

펠로는 카탈린이 숲속 여정 중 마주치는 또 다른 인물입니다. 펠로는 단지 무서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이야기 속에서 밀접하게 얽혀 있는 전설과 현실의 연결고리를 제공하려는 인물로 기능합니다. 그의 존재는 카탈린이 맞닥뜨리는 세계가 단지 자연적 공포를 넘어서, 사회적 기억과 공동체의 은폐된 진실을 탐색하게 하는 촉매 역할을 합니다.

 

마리추 (Maritxu) – 에리카 올라이졸라 (Erika Olaizola)

마리추는 숲속 여정 중 등장하는 인물로, 이야기 안에서 과거의 일화나 두려운 전설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카탈린은 단지 개인적 공포를 넘어 집단적 공포의 구조를 인식하게 됩니다.

 

에스터치 (Estertxi) – 엘레나 우리즈 (Elena Uriz)

에스터치 또한 숲속 등장 인물 중 하나로, 다른 여성들과 함께 카탈린과 만나면서 이야기의 구조적 전환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녀의 존재는 주로 스토리텔링 장면을 확장하고, 숲속 전설과 공포적 요소를 관객에게 더욱 밀도 있게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총평

영화 《가우아》는 17세기 스페인 바스크 지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역사적 공포 판타지(포크 호러) 작품이다. 감독 겸 각본가인 폴 우르키호 알리호(Paul Urkijo Alijo)가 자신의 전작들처럼 지역 신화와 민속 전통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영화로, 이번에도 바스크 신화와 공포 요소를 결합해 독창적인 미학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작품은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Sitges Film Festival) 2025에서 공개된 이후 국내외 관객과 평론가 사이에서 여러 평가를 받으며 주목을 끌었다.

 

가장 먼저 주목할 점은 영화가 바스크어로 제작된 점과 이를 통해 지역 정체성과 문화적 맥락을 유지하려는 시도다. 바스크어로 촬영된 이 영화는 단순한 공포 영화를 넘어서 언어와 민속 전승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 준다. 이는 영화가 공포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있어 단지 시각적 장치뿐 아니라, 현지 문화 배경의 정서와 신화적 체험을 관객에게 전달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음을 의미한다.

 

줄거리와 서사가 전개되는 방식도 단순한 공포 체험을 넘어선다. 주인공 카탈린이 남편을 피해 어둠 속 숲으로 도망치는 장면은 단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아닌, 억압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자아 탐색의 은유로 읽힌다.

 

이 숲은 단순한 자연 공간이 아니라, 공포적 존재와 신화적 체험이 혼재하는 변혁의 공간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는 전통적인 공포 서사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주인공의 내적 여정과 연관된 상징적 장치를 많이 활용한다.

 

평가 면에서도 영화는 꽤 흥미로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일부 평론가들은 작품이 다소 직설적이고 은유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엘 파이스(El País)의 평론에서는 등장인물들이 너무 전형적인 판타지적 선과 악의 구도를 가진 점과, 초반부의 서사가 다소 담론적이고 해설적이라는 점이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이는 영화가 처음에는 전통적 이야기와 상징을 과하게 설명하려는 경향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반면에 많은 평론가들은 영화의 시각적 완성도와 미적 성취를 높이 평가한다. 몇몇 평론에서는 작품의 최종 장면과 그 촬영 방식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만하다고 언급되며, 이는 단지 공포 요소를 넘어서 영화적 비전과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영화는 시각적 분위기와 음향 설계를 통해 공포와 신비가 교차하는 공간을 구현한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는다. 이는 감독이 단순한 이야기 전달을 넘어 감각적 체험으로서의 공포를 중시했음을 보여 준다.

 

관객 반응 역시 다양하다. 일부는 영화가 초반부터 관객을 빨아들이는 어둡고 매혹적인 분위기와, 고전적 요소와 현대적 해석이 결합된 이야기 구조를 높이 평가하기도 한다. 특히 공포와 신화가 결합된 요소는 깊은 몰입감을 줘서 보는 이로 하여금 단순히 무서움만이 아니라 공포 속 신화적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평이 있다.

 

하지만 다른 관객들은 영화가 때때로 너무 대화 중심적이거나, 공포 요소가 충분히 발휘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IMDb 사용자 리뷰 중 일부는 “이 영화는 공포 영화로서의 긴장감이나 전통적 스릴 요소가 부족하다”거나 “서사가 느슨하고 일부 문맥에서 집중력을 잃는다”고 평가하며,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면이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공포 장르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려는 시도는 분명하다. 전형적인 마녀 사냥 이야기에서 벗어나, 여성의 권력, 억압과 자유, 그리고 공동체 내의 신화적 존재들을 재조명함으로써 영화는 단순한 공포물 이상의 주제를 담고 있다. 이 점은 평론가들이 영화의 사회적·문화적 맥락을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이 작품은 시체스 영화제와 국제영화제 로테르담 프로그램에 초청되는 등 국제적 무대에서도 긍정적 반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단지 한 지역의 민속 공포물이 아니라, 세계적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문화적 콘텐츠로서 기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 준다.

 

종합하면 《가우아》는 공포, 역사적 맥락, 신화적 상상력을 결합해 연출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장르의 정형성을 넘어서 문화적 정체성과 공포의 상징적 의미를 탐구하는 도전적인 영화이며, 시각적 완성도와 독특한 분위기가 특히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일부 서사의 완결성과 캐릭터 묘사에서는 아쉬움이 존재한다는 점도 분명히 지적될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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